100만 돌파 '시민덕희', 영화에 없는 실제 사건의 진실은?

CBS 오뜨밀 2024. 2. 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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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돌파 '역주행' 시작된 <시민덕희>
보이스피싱 피해자 회복 응원하는 영화
실제 사건 주인공 김성자 씨 사연도 주목
보이스피싱 내부고발 전화 받아 수사까지
협조 없던 경찰, 김성자 씨 혼자 고군분투
범인 잡은 뒤 성자 씨에게 알리지도 않아
경제적 고충에도 '엄벌' 위해 합의금 거절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서정암 아나운서

◇ 채선아> 세 자녀를 키우며 세탁소를 운영하던 평범한 40대 여성 김성자 씨는 어느 날 의문의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후 그녀의 인생은 180도 뒤바뀌게 됐는데요. 오늘은 2016년 1월 경기도 화성에서 있었던 사건, 파헤쳐보겠습니다. 서정암 아나운서 나와계세요.

◆ 서정암>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 가져온 사건은 지난 5일 기준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시민 덕희>의 소재가 된 실제 사건이라고요?  


◆ 서정암> 맞습니다. 요즘에 보이스 피싱이 많은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해서 굉장히 입소문이 난 영화인데요. 그래서 저는 봤어요. 실제 사건과는 많이 다른 영화더라고요. 아무래도 좀 영화적 각색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실제 사건을 가져왔는데요. 실제 사건은 더 영화 같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 '시민 덕희'가 아닌 '시민 김성자'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면서 영화에 없는 실제 사건의 진실 세 가지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채선아> 지금부터 8년 전 성자 씨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오늘의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 서정암> 영화에 없는 첫 번째 진실은요. '보이스 피싱에 솔깃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정했는데요. 지금부터 사건 당시 김성자 씨의 상황을 자세히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1월 17일 여느 날처럼 세탁소를 운영하던 세 아이의 엄마 김성자 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A 은행인데요. 지금 대출 진행하시면 서민 대출로 이자 1%에서 2%대로 가능하세요"

◇ 채선아> 1%대 이자면 정말 솔깃하겠네요.


◆ 서정암> 그렇죠. 김성자 씨도 대출이 굉장히 절실한 때라서 더 귀 기울여 들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왜냐하면 성자 씨한테는 4년째 끌어온 소송이 있었습니다. 변호사 선임 비에 이것저것 돈이 들어갈 일이 많았거든요. 그리고 몇 년째 진행된 소송에 심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고 합니다.

◇ 채선아> 어떤 소송이었길래요?

◆ 서정암> 김성자 씨한테는 막내 아들이 있었는데요. 네 살 때 주차장 건물에서 떨어지는 중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대요. 김성자 씨는 주차장 건물에 안전망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고 해당 건물주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A 은행에서 딱 이 부분을 건드리면서 설득을 하는 거죠.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이자도 특별히 싸게 해드릴게요. 소송에 쓸 수 있게 바로 대출도 가능합니다." 사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몸도 마음도 지쳐 있는 사람이면 바로 솔깃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소송 절차 비용을 마련하고자 했고 은행 직원이 알려준 계좌에 1,600만 원을 보내게 됩니다.

◇ 채선아> 이때까지만 해도 안 그래도 돈이 필요했는데 고맙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은행은 돈을 보내라고 하지 않잖아요. 전형적인 보이스 피싱입니다.

◆ 서정암> 그렇죠. 이게 멀리서 제3자 입장에서 보니까 보였죠. 전화를 받은 사람은 의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에요. 역시나 성자 씨가 돈을 보냈지만 A 은행은 시간이 지나도 대출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전산이 지금 잘 안 돼가지고요." "죄송해요. 시간이 좀 걸려요."라던가 "입금을 그냥 본인 이름으로 안 하셨네요. 아들 이름으로 하셨네요. 그렇게 하시면 안 돼요. 그러고 다른 계좌를 보내줄 테니까 여기로 입금하세요" 라고 하는 거예요.


◇ 채선아> 무슨 소리하는 거예요?

◆ 서정암> 이게 원래 보이스피싱 수법입니다. 계속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거죠. 그래서 이성자 씨가 계속 입금합니다. 그래서 1월 18일부터 1월 21일까지 총 4일 동안 12개 계좌에 3,200만 원을 입금합니다.

◇ 채선아> 이 정도면 이상하다는 낌새를 눈치 챘을 것 같은데요.

◆ 서정암> 그렇죠. 김성자 씨도 이상함을 느낀 거예요. 그래서 직접 전화했던 직원 이름을 딱 외워서 A 은행의 강남 지점에 간 겁니다. 그래서 은행에 가서 "그분 어디 있어요?" 그랬더니 "그런 사람은 없다. 일하는 사람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성자 씨는 그제야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돈은 다 빼갔다고 하더라고요.

◇ 채선아> 얼마를 당했나요?

◆ 서정암> 3,200만 원을 당했는데요. 어떻게 보면 큰 돈이고 어떻게 보면 작은 돈이라 할 수 있겠는데 김성자 씨한테는 전재산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세탁소 일을 하고 부업도 하면서 밤낮없이 모았던 돈이었습니다.


◇ 채선아> 그 돈을 전부 사기 당했으니까 자책을 많이 했겠어요.

◆ 서정암> 아무래도 보이스 피싱을 당하면요. 보통 남한테 얘기도 못해요. 사람들이 바보라고 그럴까 봐. 김성자 씨는 아무 일도 못하고 한 일주일 동안 계속 누워 계셨대요. 경찰에 가서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해도 소용 없었고요. 술도 많이 드시고 수면제를 잔뜩 먹고 힘든 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딱 깨보니까 아들이 "엄마 죽지마"라면서 울고 있던 슬픈 상황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힘든 날들을 보내던 김성자 씨한테 2월 1일 날 밤에 굉장히 신기한 일이 벌어지는데요. 전화 한 통이 걸려오는데 예전에 보이스 피싱 당했던 번호로 걸려온 겁니다. 그동안 김성자 씨도 답답하니까 전화를 걸어보고 했대요. 그런데 안 받고 피했는데 이제는 그 번호로 전화가 걸려온 거죠.

◇ 채선아> 욕해야죠.

◆ 서정암> 그렇죠. 안 그래도 김성자 씨도 전화를 받자마자 너무 화가 나서 욕을 한바가지 했대요. "야 너 뭐 또 사기치려고 이 나쁜 놈들아", "니네한테 줄 돈 이제 없어" 하고 끊어버렸어요. 그런데 그 뒤로도 같은 번호로 계속 전화가 오더래요. 딱 전화를 받아보니까 수화기 너머로 사기범이 뜻밖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아줌마 지금 우리한테 일 시키는 사장이 잠깐 술 먹으러 나갔거든요. 저 근데 진짜 김성자 씨 믿고 전화한 거예요. 이거 다른 사람한테는 못 하고 비밀 보장 꼭 해줘야 됩니다" 하면서 얘기하는 거예요.


◆ 서정암> 김성자 씨한테 사기를 쳤던 보이스 피싱 조직원이 도와달라고 전화를 건 겁니다. 여기서 이제 영화에 없는 두 번째 진실이 나와요. 바로 '보이스 피싱범 추적기에서 성자 씨는 혼자였다'는 건데요.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범인 추적을 혼자 하지 않고요. 여러 명의 동료들과 함께합니다. 굉장히 왁자지껄 우당탕탕 하는 팀이 있어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김성자 씨 혼자서 한 일이었습니다. 전화가 걸려온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면 조직원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 정보가 꽤나 구체적이었습니다.

◇ 채선아> 어떤 정보였는데요?

◆ 서정암> 보이스 피싱 조직 총책에 대한 정보를 다 알려줬는데요. 중국에서 쓰는 가명 그리고 실명, 나이 그리고 며칠 뒤에 한국으로 갈 거라는 귀국 정보까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 채선아> 총책을 잡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하던데 솔깃한 정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사람 사기범이잖아요. 또 다른 사기 수법이 아닐까요?

◆ 서정암> 그렇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김성자 씨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직원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니까 신뢰가 가기도 했고요. 그래서 급하게 메모지를 찾아서 받아 적기 시작합니다. 메모지에 열심히 적은 내용을 가지고 경찰서로 찾아가게 되는데요. 어쩌면 보이스 피싱 전체를 검거할 수 있는 꽤 중요한 정보잖아요. 총책도 잡고 이제 일망타진할 수 있는 좋은 정보인데 성자 씨의 얘기에 따르면, "아줌마 또 속으셨어요? 또 돈 보내라고 할걸요? 그리고 누군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뭘 믿고 무슨 정보를 믿고 이 수사를 시작합니까?" 이렇게 경찰이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충격적이죠.


◇ 채선아> 아무래도 성자 씨가 피해자이기도 하고 평범한 주부이다 보니까 설마 저런 정보까지 캐냈겠냐 싶은 마음에 한 것 같기도 하고 약간 비웃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경찰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정보 좀 있다고 다 수사에 나설 수는 없을 거 아니에요.

◆ 서정암> 그렇죠. 만약에 선아 아나운서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 채선아> 저 같으면 기분 나빠서 "그래 너네 한번 잡아봐라 나 안 잡는다" 이렇게 할 것 같아요.  

◆ 서정암> '누구 좋다고 어차피 내 돈도 못 돌려받을 텐데' 할 것 같은데 김성자 씨는 또 달랐습니다. 내가 정보가 부족해서 그렇구나. 더 알아봐야겠다. 경찰을 움직이게 하려면 내가 더 잘해야지 라는 생각에 보이스 피싱범한테 전화를 해서 정보를 더 캐내기 시작합니다. 어르고 달랬대요. 그러면서 어느 정도로 통화를 했냐면요. 전화비가 70만 원이 나왔대요. 왜냐하면 본거지가 중국이었대요. 그래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게 되는데요. 총책의 최근 사진, 은신처 정보, 중국 산둥성에 있는 보이스 피싱 사무실의 주소 그리고 피해자들의 정보까지 입수를 해서 경찰에 싹 다 넘겨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경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채선아> 성자 씨가 정보를 수저로 딱 떠가지고 먹여준 거나 다름없는데 경찰이 총책을 잡으면 끝나는 거잖아요.

◆ 서정암> 그렇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또 문제가 생깁니다. 총책이 한국에 들어오는 비행기 시간까지 알아내서 딱 기다리면 되는데 하필 외항사였던 거예요. 우리나라 항공사 같았으면 경찰 협조가 바로 되는데 외항사다 보니까 이 사람이 탔는지 안 탔는지 정보를 줄 수가 없었다는 거죠. 총책이 잡히면 어쩌면 내가 뺏긴 돈을 다 찾을 수 있을 거다. 김성자 씨는 이대로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기가 공항을 가서 노숙을 하더라도 잡겠다는 각오로 조직원이 알려주는 보이스피싱의 총책의 인상착의를 하나하나 받아 적고 외우기 시작을 했습니다.

◇ 채선아> 거의 수사를 했네요.

◆ 서정암> 맞아요. 웬만한 형사 못지않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메일 주소도 알려줘서 사진 자료 같은 거 다 보내라고 시키기도 했고요. 이렇게 전화와 이메일로 수집한 각종 단서를 다 모아서 김성자 씨는 경찰에 또 제출하게 됩니다. 보이스 피싱의 표적이 된 800명의 피해자의 명부, 조직원의 범행 진술서도 있었습니다. 보통 범행 진술서는 잡혀서 경찰이 범인한테 쓰게 만드는 건데 이거를 성자 씨가 조직원을 설득해서 받아낸 범행 진술서였어요. 그러니까 경찰의 역할을 다 한 거죠. 이런 성자 씨의 활약 끝에 보이스 피싱 총책은 닷새 만에 붙잡히게 됩니다.


◇ 채선아> 박수를 쳐야 하는, 정말 대단한 일이네요. 어쨌든 범인을 잡았으니까 뿌듯하지 않았을까요?

◆ 서정암> 원래 그래야 하는데 실제로 범인이 잡혔을 때 성자 씨는 뿌듯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범인이 잡혔는지는 전달받지 못했대요. 그러니까 경찰이 성자 씨한테 안 알려준 거죠. 나중에 이웃 주민이 뉴스를 보다가 "저거 김성자 이야기 아니야?" 하면서 뒤늦게 알려줬대요. 그래서 김성자 씨가 알았답니다.

◇ 채선아> 총책을 잡았는 데는 성자 씨의 역할이 정말 컸는데 경찰이 그걸 전달도 안 했다고요?

◆ 서정암> 바로 그 부분이 영화에 없는 세 번째 진실인데요. 영화에서는 경찰 팀장님이 위에 높은 사람한테 "이거 잡아야 됩니다." 하면서 공조를 해서 잡거든요. 경찰이 좀 멋있는 역할을 해요.

◇ 채선아> 할 일을 하는군요.

◆ 서정암>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김성자 씨의 사연을 아는 분들은 영화에서 너무 경찰을 미화한 거 아니냐는 지적을 할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경찰은 보이스 피싱 총책을 검거한 뒤에 보도 자료를 냅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대대적으로 경찰이 잡았습니다. 경찰이 다 첩보를 들어서 잡은 겁니다라고 써있던 거예요. 김성자 씨 얘기는 하나도 없었던 겁니다.

◇ 채선아> 그 보도 자료에 김성자 씨 이름이 한 글자도 없었어요?

◆ 서정암>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 채선아> 너무하네요. 어쨌든 총책이 잡혔으니까 사기당한 금액 정도는 돌려받거나 포상금이라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 서정암> 그렇죠. 그래서 김성자 씨가 예전에 지나다니다 본 포스터에 보면요. "보이스 피싱 신고 금액 최대 포상금 1억 원"이라고 이렇게 써 있었는데 경찰 쪽에서는 100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경찰 입장에 따르면, 이게 기준에 따른 금액이라고는 하는데 너무 적잖아요. 그러니까 성자 씨가 좀 기분이 나쁘겠죠. 그래서 안 받겠다고 한 거예요.

◇ 채선아> 안 받겠다고 했다고요? 아니 국제전화비가 70만 원 나왔잖아요.


◆ 서정암> 그렇죠. 그런데 100만 원밖에 안 주니까 안 받겠다고 해버린 거예요. 포상금도 경찰이 먼저 드린다고 한 게 아니라 성자 씨가 먼저 연락하고 어떻게 된 거냐고 하니까 마지못해 한 거고요. 성자 씨는 감옥에 있는 총책도 찾아가고 했답니다. "총책 나쁜 놈아 내 돈 어디 있어?" 이렇게 하니까 총책은 또 이렇게 얘기했대요. "당신이 멍청해서 당한 거지 나는 어차피 경제 사범이라서 몇 년 살지도 않아 나 괜찮아" 이렇게 기분 나쁘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 채선아> 남의 돈 가져간 사기범이 뭐 그렇게 당당한지 모르겠네요. 그럼 성자 씨는 끝까지 돈 한 푼도 보상받지 못한 거예요?

◆ 서정암> 결론적으로 얘기를 하면 총책의 재판이 열리잖아요. 그럼 성자 씨가 다 쫓아다니면서 판사한테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썼대요. 그제서야 보이스 피싱 총책이 겁이 나니까 합의를 하자고 합의금 1천만 원을 제안하게 됩니다.

◇ 채선아> 경찰이 주겠다는 포상금보다 10배네요.

◆ 서정암> 그렇죠. 그래서 이걸 받으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김성자 씨가 생각해보니까 피해자들 중에 1,200만 원 사기 당하고 목숨을 끊으신 분도 계시는데 이걸 내가 합의해주면 이 사람이 합당한 형량을 받지 않고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자 씨는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고요. 이 총책은 징역 3년을 받게 됩니다.

◇ 채선아> 피해자 명부에 800명이 있었다고 했거든요. 그중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는데 3년형을 받았다니 참 씁쓸합니다. 그래도 용기 있게 적극적으로 나선 성자 씨 덕분에 총책을 검거할 수 있었던 거잖아요. 이 영화 같은 얘기가 영화로 만들어진 건데 성자 씨는 어떻게 봤을까요?


◆ 서정암> 김성자 씨도 이 영화를 보셨대요 보셨고 최근에 TV조선의 뉴스 퍼레이드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인터뷰를 하셨는데요. "저도 영화 봤습니다. 처음에 영화를 봤을 때는 아무 느낌이 없고 자꾸 눈물만 나더라고요. 그런데 보이스 피싱을 당할 때 가장 힘들었던 건 너 멍청해서 당했다 이런 얘기를 듣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또 주변 사람들이 "넌 멍청하니까 경찰한테도 당했잖아" 이런 얘기를 하니까 정말 힘들었다고 하는데요. 다행히 영화가 상영되고 나서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야 너 이렇게 힘들었냐 정말 고생 많았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해주고 응원도 많이 해준다고 합니다.

◇ 채선아> 이 영화를 만든 박영주 감독도 보이스 피싱 피해자들을 인터뷰했을 거 아니에요? 가장 안타까웠던 게 피해자들이 느끼는 자책감이었다고 하더라고요.

◆ 서정암> 자책하시면 안 됩니다.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


◇ 채선아> 영화에서는 피해자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잘 돌아가는 과정을 그려보자 라는 생각으로 주인공 덕희를 그렸다고 합니다. 피해자 잘못이 아니라는 점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서정암 아나운서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정암>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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