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글로벌 관광 인바운드 6위…‘메가 이벤트’가 원동력”

[Interview] 옴리 모겐스턴 아고다 CEO

옴리 모겐스턴 아고다 최고경영자(CEO)이스라엘 히브리대 물리학·컴퓨터공학·수학, 텔아비브대 물리학 석사, Qlika 공동 창업자 겸 전 CEO 사진 아고다

“K컬처의 인기에 힘입어 인바운드 여행 성장을 도모하려면 한국 자연경관의 아름다움, 유적지, 최첨단 기술 혁신 등 다양한 부문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아고다의 옴리 모겐스턴(Omri Morgenshtern)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K관광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아고다는 부킹닷컴·오픈테이블 등을 보유한 부킹홀딩스의 계열사다. 현재 200여 개국에서 39개 언어로 300만 개 이상의 숙박 시설 예약을 지원한다.

모겐스턴 CEO는 “방문이 저조한 지역의 관광 인프라를 발전시키면 방문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의 파트너십이 이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엔데믹(endemic·감염병 주기적 유행) 이후 글로벌 여행 업계 상황은. "아고다의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아시아의 여행 시장은 훌륭한 한 해를 기록했다. 아시아는 전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여행이 재개된 지역으로, 부킹홀딩스(아고다 모기업)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객실 투숙이 35% 증가했다. 이런 성장에는 아시아의 더딘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회복세에 따른 여행 심리 축적,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제재 완화, 아시아 지역의 항공편 증대, 말레이시아 및 태국 등에서의 무비자 여행 같은 최근의 정부 정책 등 여러 요인이 기여했다. 또한 2023년 3분기 자료를 감안할 때 (아시아 지역에서) 국내 여행 대비 해외여행 비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부킹홀딩스의 경우 현재 해외여행이 전 지역 예약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주목되는 글로벌 여행 트렌드를 꼽으면. "우선 숙박, 항공편 또는 액티비티에 관계없이 가성비와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하는 여행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온라인 여행 예약으로 전환이 돋보인다. 온라인 여행 시장은 더욱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팬데믹 이전 예약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 소위 '연결된 여행(connected trip)' 역시 트렌드다. 모든 여행 서비스(호텔, 항공편 또는 교통, 액티비티 등)를 하나의 여행 플랫폼에서 예약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밖에 무비자 여행지 증가, 크로스보더 결제와 핀테크 확대 등도 주목된다.

특히 국경이 다시 열리며 돌아온 초대형 이벤트 산업 역시 주요 여행 트렌드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콘서트, 축제, 스포츠 등 큰 행사와 같은 경험을 위해 여행한다. 최근 싱가포르와 일본 미에현에서 열린 F1 및 인도 크리켓 월드컵 검색량 증가를 예로 들 수 있다. 또 테일러 스위프트, 콜드플레이, 블랙핑크 같은 글로벌 스타의 음악 행사도 있다. 베트남에서는 2023년 8월 하노이에서 열린 두 번의 블랙핑크 공연으로 아고다에서 10배 이상의 검색 건수 증가와 함께 중국 및 캄보디아, 미국발(發) 여행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4년 1월 콜드플레이 콘서트를 앞두고 싱가포르 숙소 검색이 8.7배 높아졌다.”

'체험형 여행' 트렌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증가하는 체험 여행 트렌드는 여행 산업에 있어 눈에 띄는 변화다. 여행객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관광보다 경험을 찾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아고다 데이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사람들은 단순히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쿠킹클래스 같은 활동을 추가한다거나 투어를 신청하고, 웰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그 지역을 경험하고자 한다. 실제로 2023년 체험형 상품인 아고다 액티비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배가량 증가했다."

글로벌 여행객에게 한국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아고다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인바운드 여행 부문에서 6위를 차지했으며 2023년 검색량은 팬데믹 이전 대비 157% 증가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방한 일본 여행객 수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25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더욱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이 매우 흥미로운 시장이자 인근 국가 여행객에게 주요 여행지임을 보여준다."

최근 인기 있는 한국 여행지는. "최근 4분기(2023년 10~12월) 아고다의 방한 해외 여행객 데이터를 보면, 한국의 최고 인기 여행지 1위는 서울이 차지했으며 이어 부산, 제주, 인천, 대구순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부분은 아고다의 전년 동월 대비 검색 데이터(2022년 11월 대비 2023년 11월 증가율)를 보면, 급부상하는 신흥 여행지에 대한 국내외 여행객의 관심이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대전과 정선 모두 검색량이 34% 증가했으며, 대구 30%, 인천 29%, 수원시 27% 증가로 그 뒤를 이었다."

외국인 여행객이 한국을 찾는 주요인은 뭘까. K컬처가 한국 관광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데. "2023년 초 아고다가 진행한 '여행을 떠나는 이유'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여행객은 2023년 여행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세 가지로 미식, 예술 및 문화, 웰니스 여행을 꼽았다. 따라서 K팝, K무비, K드라마 등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당연히 여행지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메가 이벤트(공연, 스포츠 경기 등 같은 행사)'는 아시아 여행의 원동력이다. 특히 K팝 콘서트는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전 세계 K팝 팬을 서울로 끌어들이고 있다. 일례로, 2023년 8월 말 열린 'NCT NATION: 투 더 월드' 콘서트는 중국(138%) 및 인도네시아(103.7%)로부터 여행객 증가에 기여했으며, '슈가: 더 파이널 콘서트'로 인도네시아와 태국으로부터 여행객이 각각 117%, 114%나 늘었다."

K컬처의 인기에 따른 한국 방문은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관광의 지속적인 성장 방안을 조언하면. "K컬처의 인기에 힘입어 인바운드 여행의 성장을 도모하려면 한국 자연경관의 아름다움, 유적지, 최첨단 기술 혁신 같은 한국의 다양한 점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교적 방문이 저조한 지역의 관광 인프라를 발전시키면 방문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기업의 파트너십은 이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관광에 대한 투자는 환경을 중요시하는 여행객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고다 2023 지속 가능성 영향력 설문 조사'를 살펴보면, 한국은 지속 가능성과 환경보호 노력을 기울이는 아·태 지역 12개 국가 중 3위에 올랐다."

Plus Point

챗GPT가 추천하는 한국 여행지는

모겐스턴 CEO는 기존 한국의 인기 여행지 이외에 외래 여행객에게 추천할 만한 여행지를 묻자 “아고다는 혁신과 최첨단 기술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이는 진정성 있는 여행 경험을 추구하는 전 세계 여행객을 위해 챗GPT를 통해 매력적인 여행지를 파악하려는 시도로 이어졌다”며 “챗GPT가 추천하는 기존의 유명 여행지 이상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 한국 여행지가 세 곳 있다”라고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 통영 통영은 아름다운 해변 전망과 역사적인 장소로 알려진 해안 도시다. 남해안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미식의 즐거움을 누리고자 하는 여행객에게 훌륭한 여행지가 될 것이다.

2. 합천(영상 테마파크) 옛 마을을 재현한 이 촬영장은 한국의 수많은 근현대 시대극의 배경지가 된 곳이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국의 다양한 역사적 시대를 재현한 부지를 돌아보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에서 한국의 역사적인 사찰의 화려함에 빠져들 수도 있다.

3. 목포 많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등장한 목포는 아름다운 해안과 역사적인 장소로 알려진 해안 도시다. 이곳은 다소 한적한 곳에서 문화의 풍부함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에게 훌륭한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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