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망치는 불청객 감염병... 연휴 즐겨도 '이것'만은 조심해야

김창훈 2024. 2. 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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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는 기본
해외여행국 정보 살피고 사전에 대비
증상 생기면 콜센터(1339) 상담
설 연휴 이틀 전인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인파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 떨어져 지낸 친구들을 만나는 설 연휴에 몸이 아프면 그야말로 낭패다. 행복하기만 해도 모자란데 연휴에 문 연 의료기관과 약국을 찾아야 하고, 감염이 원인이라면 타인을 위해 집 안에만 머물러야 할 수도 있다.

3년여간 따라다닌 코로나19의 위협은 줄었어도 다양한 감염병은 호시탐탐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 이동과 만남,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연휴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불청객을 피해 즐거운 명절을 즐기기 위해서는 개인위생이 필수적이다.


유럽은 홍역, 동남아는 뎅기열 주의

열대·아열대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왼쪽)와 북미, 유럽, 아시아 산림지역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는 뎅기열을 옮긴다. 세계보건기구·질병관리청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연휴에 해외여행을 간다면 여행 국가에서 발생하는 감염병 정보 확인을 시작으로 전 과정에 걸쳐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가 증가한 데다 겨울철 여행지로 인기 있는 동남아시아에서는 모기 매개 감염병인 뎅기열이 유행하고 있다. 뎅기열은 치사율도 약 5%로 높아 더욱 감염을 조심해야 한다.

해외여행 중에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지 않고 식사 전 비누로 흐르는 물에 손 씻기는 기본이다. 낙타, 박쥐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며 모기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거나 긴소매 옷과 긴바지를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검역관리지역에서 귀국 시에는 증상 유무를 방역당국에 정확히 신고하고, 입국 뒤 3주 이내에 증상이 발생하면 감염병콜센터(1339) 상담 뒤 의료기관으로 가야 한다. 인천·김해·청주·무안·대구공항 국립검역소에서는 신속진단키트로 뎅기열 무료 검사도 가능하다.

특히 유럽 지역 여행자는 홍역에 대한 대비가 요구된다. 유럽의 경우 2022년 937명이었던 홍역 환자가 지난해에는 4만2,605명으로 1년 새 45.5배나 늘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전파되는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은 환자와 접촉 시 90% 이상 걸릴 수 있다. 1968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 중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하다면 출국 4~6주 전 2회 접종(최소 4주 간격)이 필요하다. 해외여행이 임박해 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감염 예방을 위해 현지에서 주기적인 손 씻기와 기침 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음식 가열과 손 씻기로 예방

굴 같은 어패류는 중심 온도 85℃로 1분 이상 익히면 노로바이러스가 사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설날에는 떡국 이외에도 많은 음식이 상에 오르고, 평소보다 음식을 더 먹기 마련이다. 따라서 익히지 않은 어패류로 인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경계 대상이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력이 강하고 저온에서도 생존해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식중독을 일으킨다. 감염 시 구토, 설사와 함께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 또는 지하수를 먹거나 환자의 분변, 구토물, 침, 오염된 손 등을 접촉하면 감염된다. 특히 올해는 생굴 등으로 인한 신고가 많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385건으로 지난 3년 동안 같은 기간 평균(155건)보다 2.5배 증가했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가열 조리하면 식중독 예방이 가능하다. 굴 포장에 ‘가열조리용’ 표시가 있다면 반드시 중심 온도 85℃에서 1분 이상 가열한 뒤 섭취해야 한다. 사람 간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비누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 씻기 △의심 증상 시 조리 참여 금지 △조리기구 세척·소독 등을 준수해야 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집단발생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설 연휴에도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아직도 안심할 수 없는 코로나19

코로나19 바이러스 3차원 그래픽. 게티이미지뱅크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선언으로 경각심은 약화됐어도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다. 올해 1월 마지막 주(21~27일) 신규 확진자는 5,421명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생활하수 분석에서는 바이러스 검출이 증가세다. 중증으로 입원한 확진자도 지난달 둘째 주 753명에서 셋째 주에는 822명으로 늘었다.

질병청은 여전히 65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중증화율과 사망률을 낮추는 백신의 효과는 우리는 물론 주요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또한 △1일 3회 이상 10분씩 충분한 환기 △발열, 기침 등 의심 증상 시 불필요한 모임과 다중이용시설 방문 자제 △마스크 착용 등은 연휴 기간에도 변함없는 코로나19 예방 수칙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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