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입맛 사로잡는 한식… 한식당 1만5000개로 늘린다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안용성 2024. 2. 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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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7년까지 글로벌 매출 300조 목표
불고기·비빔밥·김치 등 전통 한식에
라면·김밥·떡볶이 등 간편식도 인기
미슐랭 가이드 한식당도 31곳으로 ↑
2027년까지 전문인력 양성기관 확대
브랜드화 위해 상반기 중 로고 공개
K-미식벨트 조성 체험식 관광 추진
#. 2018년부터 미국 뉴욕에서 영업 중인 한식당 아토믹스는 퓨전 한식을 통해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경희대 조리학과 출신 박정은 대표가 운영하는 이곳은 한국적 분위기를 재현해 좋은 평가를 받은 데 힘입어 지난해 영국 윌리엄 리드 비즈니스 미디어 선정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8위에 올랐다. 미국 내에서는 1위였다. 한국 식재료와 식문화 의미를 메뉴 카드에 담아 음식과 함께 제공하고, 한국 디자이너들의 식기 및 유니폼을 사용한 덕분이었다.

프랑스 수도 파리에 위치한 순 그릴 마레는 10년째 한국의 맛을 프랑스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한국식 구이 메뉴를 구현해 호평을 받고 있다. 떡과 미역, 된장, 간장 등 국산 제품으로 한식의 맛을 살렸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방탄소년단(BTS) 등 연예인도 다수 방문해 더욱 유명해졌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식도 이처럼 ‘미식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미식가들의 지침서인 ‘미슐랭(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한식당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 셰프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한식당이 주목받는 등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는 한식이 세계 미식 트렌드를 주도하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027년까지 세계를 무대로 한식 시장을 300조원 규모까지 키우고, 미슐랭 스타급 100개를 포함한 해외에 한식당을 1만5000개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또 전국에 한식 문화와 농촌, 관광을 연계한 ‘K미식 벨트’를 조성하기로 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식은 최근 몇년간 급속도로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불고기와 비빔밥, 김치 등 전통적인 한식은 물론이고 라면이나 김밥, 떡볶이 등 간편식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는 한식당이 효자다. 실제로 전 세계 레스토랑의 맛과 품질, 서비스 등을 평가하는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한식당은 2010년 0곳에서 2022년 21곳, 2023년 31곳으로 대폭 늘어났다.

농식품부는 한식 문화를 전 세계에 확산하고, 한식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지난해 5월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식 산업 발전 협의체’를 꾸린 바 있다.

2021년 기준 한식 산업은 152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는데, 정부는 이 협의체를 발판 삼아 2027년까지 300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한식에 대한 해외 인지도와 호감도를 끌어올리고, 해외 한식당은 확대해 세계화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올해를 주도할 음식 트렌드로 한식을 꼽고,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국내 식품기업의 ‘K푸드 세계화’ 과정을 연구 교재로 채택하는 등 인기가 높다”며 “이 같은 열기가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먼저 한식 산업의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조리학과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던 교육 프로그램을 현직 종사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5곳인 한식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2027년까지 8곳으로, 교육 인원도 250여명에서 600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또 청년 셰프들에게 ‘미슐랭 스타’ 한식당에서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2027년까지 해외 유명 요리학교 5곳에 한식 조리 정규 과정도 개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식 레시피 100선을 디지털화해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외에 1만개 안팎인 한식당 수를 1만5000개로 늘리고, 이 가운데 상위 1%를 우수 한식당으로 지정해 대중화와 함께 품격 있는 기준도 정립한다는 게 농식품부의 구상이다.

한식의 가치 확산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무엇보다 한식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로고를 제작해 상반기 중 공개할 예정이다. 한식 용어를 우리말 표기 그대로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도록 쌈장과 김, 막걸리, 갈비, 구이 등 10대 용어를 선정해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적인 미식 행사도 연다. 국내 최초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을 내달 중 개최하고, 해마다 가을에는 세계적인 미식 거장을 초청해 ‘한식 글로벌 콘퍼런스’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한식과 농업, 관광, 문화예술 등을 연계한 K미식 벨트를 조성해 체험식 미식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청사진도 제시됐다. 서울 종로에 있는 한식 공간 ‘이음’, 광주에 있는 김치문화센터를 비롯한 전통주 양조장 등도 관광 상품화한다는 구상이다. 연내 K미식 벨트 1곳을 시범 조성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 2027년에는 15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문지인 농식품부 식품외식산업과장은 “한식 이미지를 빅데이터 분석한 결과 (세계인은) 맛이 아닌 즐거운 분위기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상 차림의 다양한 음식을 소비자가 주체적으로 골라 먹는 한식의 특징과 강점을 살리는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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