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수익 반토막 났지만 액면분할 호재…주가 전망은 '맑음'?

윤정원 2024. 2. 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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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보수적 전망에도 그룹주 일제히 상승세

에코프로는 7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2590억원, 영업이익 29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에코프로

[더팩트|윤정원 기자] 에코프로가 반토막이 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액면분할과 코스피 이전 상장 등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안들이 잇달아 발표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 에코프로 그룹주에 대한 보수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 에코프로, 영업이익 51.9% '뚝'…재고자산 평가손실 막대

에코프로는 전날인 7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2590억원, 영업이익 2952억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8.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1.9% 감소했다. 순이익은 61.2% 줄어든 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매출액은 1조2736억원, 영업이익은 122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메탈가격의 급격한 하락에 따라 에코프로의 4분기 중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1813억원에 이르렀다.

계열사 성적을 살펴보면,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해 매출 6조9009억원, 영업이익 1532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7% 줄었다. 전구체를 양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 9525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실현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7.5% 감소했다. 친환경 솔루션 기업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지난해 매출 2289억원, 영업이익 418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는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리튬인산철(LFP)·미드니켈 양극재 등 생산 제품을 다각화하고 리튬 광산 확보에 나서기로 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 온 LF(M)P 양극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며 양산화 개발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김순주 에코프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검증된 하이니켈 단결정 양산 기술을 고전압 미드니켈에 확대 적용하고 연내 완성차(OEM) 및 셀 제조사를 대상으로 신규 거래선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극재 분야 의존도가 높아 메탈 가격에 따른 실적 부침이 심한 만큼 구조적 변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수합병(M&A) 조직을 신설해 가능성을 검토하고 새로운 기술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 내에 배터리 리사이클 JV(합작회사) 설립 역시 공식화했다. 호주 리튬 기업과의 협업, 아프리카 리튬 광산투자 검토, 인도네시아 대상 니켈 사업 확대 등도 도모한다.

◆ 실적 발표일 주가는 '깜짝' 상승…액면분할 통했다

다만, 이날 아쉬운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에코프로 그룹주의 주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50만9000원) 대비 13.75%(7만원) 오른 5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한때 62만 5000원을 찍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전 거래일(21만6000원)보다 6.71%(1만4500원) 뛴 23만500원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에코프로머티는 전 거래일(115만9200원) 대비 3.96%(6300원) 오른 16만5500원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실적만 두고 보면 주가 하락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낸 것은 에코프로의 액면분할 방침이 전해진 영향이 컸다.

이날 에코프로는 보통주 1주당 액면금액을 현재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계획 중이라고 공시했다. 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 안이 확정될 경우 발행주식수는 2662만7668주에서 1억3313만8340주로 늘어난다. 통상 유통주식수가 늘어나면 거래 활성화를 기대해봄직해, 액면분할은 투자자들에게 호재로 여겨진다.

에코프로비엠의 코스피 이전 상장 검토 소식도 주가를 부양하는 데 일조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개인투자자 비중이 77%에 달하는 만큼 코스피 이전 상장이 완료되면 국내외 기관 투자자 및 외국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에 따른 주주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부사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이라며 "이전 상장 시 코스피200 편입 등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에코프로

◆ 증권가,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 하향 조정…"실적 부진 불가피"

주가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현재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 그룹주에 대해 청사진보다는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증권사들은 일제히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몸값을 낮추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에코프로비엠의 목표가를 종전 27만원에서 20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30만원→26만원)RHK 키움증권(29만원→27만원), NH투자증권(35만원→29만원) 목표주가 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단기 성장률 둔화는 예견된 사실이며, 올해 실적에 대한 시장의 현재 컨센서스가 낮아질 필요가 있다"며 "니켈·코발트·망간(NCM) 중심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다. 올해 연간 매출액 8조1000억원, 영업이익 4213억원인 시장 컨센서스는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5000억원, 1778억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출하량과 판가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실적 부진도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글로벌 이차전지 셀, 소재 업종 평균 대비 이미 엄청난 프리미엄이 반영되어 있어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산화리튬 가격 하락세를 감안하면 2분기까지 판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전기차, 셀 업체의 보수적인 판매 전략을 감안하면 실적이 단기간에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액면분할과 코스피 이전 상장 등 호재와 증권가의 비관적인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에코프로 그룹주는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8일 오전 10시 16분 기준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2.94%(1만7000원) 오른 59만6000원, 에코프로비엠은 2.39%(5500원) 상승한 23만6000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2.00%(1200원) 상승한 6만1200원, 에코프로머티는 0.12%(200원) 상승한 16만5700원을 가리키고 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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