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특집> 설 연휴 추천 산행 4선

이창우 산행대장 2024. 2. 8. 03: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창녕 용선대, 밀양 용두목…청룡의 기 받아 가세요

# 밀양 용두산 ~ 산성산 ~호두산

- ‘일자봉’으로 알려진 능선 장관
- 조선 시대 별장 ‘금시당’도 볼만

# 창녕 구룡산 ~ 관룡산

- 병풍바위 암릉 ‘작은 금강산’인 듯
- 9마리 용 승천 전설 관룡사 이채

# 함안 청룡산

- 트레킹길 연결해 회귀산행 가능
- 옥녀봉·주남저수지 등 조망 황홀

# 양산 오룡산

- 다섯 개의 봉우리 헌걸찬 산세
- 영남알프스 9봉 필적하는 명산

올 설은 대체공휴일을 포함해 4일이다. 연휴가 길지 않아 차례를 모시고 오랜만에 모인 가족과 친지를 만나다 보면 장거리 산행은 부담이 된다. 그래도 산을 좋아하는 산꾼이라면 산행을 안 갈 수도 없고 해서 하루 쯤 시간을 내어 갈 만한 부산과 가까운 산행지 네 곳을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엄선해 소개한다.

경남 창녕군 창녕읍 관룡산과 구룡산 산행 막바지에 관룡사 최고 걸작인 용선대의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제295호)를 만난다. 석불 오른쪽 울퉁불퉁한 암릉은 병풍바위이며, 가운데에 구룡산이 붕긋하다.


해마다 여름휴가와 명절 연휴를 앞두고는 가족과 함께 걷는 부산과 가까운 둘레길를 소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설 연휴는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를 맞아 조금 독특한 산행을 추천해 본다. 국제신문 근교산 지면에 소개되었던 용(龍)과 관련이 있는 산인데, 승천하는 청룡의 기운을 받는 산을 골라 보았다.

▮밀양 용두산~산성산~호두산

호두산에서 본 동천의 호분탄과 보두산 낙화산 중산.


밀양 시내로 들어서면 서쪽은 밀양의 안산인 종남산(662.6m)이 웅장한 산세를 자랑한다면, 마주 보는 동쪽에는 밀양 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산성산(山城山·391m)이 있다. 산성산은 밀양에서는 일자봉으로 더 알려져 있다. 좌우로 용두산(龍頭山·73.6m)과 호두산(虎頭山·109m)을 거느리고 있어 ‘좌청룡우백호(左靑龍右白虎)’의 산이다. 청룡의 해에 맞는 설날 연휴에 온 가족이 ‘용호상박(龍虎相搏)’의 기 받는 산행으로 근교산 취재팀이 추천한다.

산성산 정상 직전의 산불초소에서 보면 왼쪽과 오른쪽 끝 봉우리가 각각 용두산 호두산이며, 그 가운데 밀양강의 언덕에 범과 용의 꼬리가 서로 엉킨 명당에 금시당이 자리했다. 조선 명종 때 좌부승지를 지낸 이광진이 낙향해 지은 별업(別業)이다. 별업은 별저 별채 별장과 비슷한 말이다. 이광진이 직접 심었다는 은행나무와 올곧은 선비의 절의를 상징한다는 백송 금시매를 보려는 관광객이 사계절 찾는 명소다.

산행 후반부에 만나는 금시당에서 용두목에 이르는 강변길은 단장면 미촌리와 활성동 주민의 통행로이자 학생들 등굣길로 이용하던 운치 있는 옛길이다. 들레길인 밀양 아리랑길 3코스로, 막바지에 걷는다,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용두교 아래 가곡동강변주차장을 출발해 밀양철교~천경사~용두목(팔각정매점)사거리~방송국중계탑(지형도상 용두산)~정자 전망대~금시당·산성산 갈림길~옹달샘·산성산 갈림길~산성산(활성동 가는 길)·산성산 갈림길~산불초소 전망대~산성산 정상~산불초소 전망대~활성동·용두산산림욕장 갈림길~여주 이씨 쌍묘~호두산 정상~활성1동(살내)노인당~보호수~금시교 직전 갈림길~금시당~신대구고속도로밑~구단방구~용두목 취입보~용두목(팔각정매점)~가곡동강변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산행거리는 약 11㎞이며, 4시간30분 안팎 걸린다.(근교산&그 너머<1221>회 참조)

▮창녕 구룡산~관룡산

경남 창녕군에는 산꾼들 사이에서 공룡능선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화왕산(758m)을 주봉으로 하는 관룡산(觀龍山·754m)과 연결된 구룡산(九龍山·741m) 능선의 병풍바위 암릉인데, 대이산으로 불리는 귀바위와 명상바위로 불리는 좌선대가 있어 산깨나 탄다는 등산객이 사계절 찾는 산이다.

화왕산은 진달래가 피는 봄과 억새가 출렁이는 가을에 등산객이 몰린다면 관룡산과 연결하는 구룡산 암릉은 화왕산의 명성에 가려 찾는 사람은 별로 없으나, 수려한 산세는 작은 금강산에 비유할 만큼 옹골차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청룡의 해에 걸 맞은 산행으로 구룡·관룡산 이름을 올린 이유이다. 바윗길이 험해 어린이와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 산행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관룡산과 구룡산의 품 안에 천년 고찰 관룡사가 있다. 절을 세울 때 화왕산 정상의 삼지연못에서 아홉 마리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본 뒤 관룡사라 하면서 산은 구룡산이라 했다 한다. 그 뒤 ‘신라 8대 사찰’로 관룡사가 알려지면서, 관룡사 뒤에 있어 구룡산을 관룡산으로도 불렀다. 현재 엇비슷한 높이인 두 개 봉우리를 관룡산과 구룡산이라 따로 부르고 있다. 구룡산과 관룡산을 거치면 바위 꼭대기에서 발아래 사바세계를 내려다보는 용선대가 나온다. 어떻게 이런 곳에다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제295호)을 조성했는지 궁금할 만큼 신비롭다.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관룡사주차장~관룡사 입구 갈림길~부도 2기~송이움막~노단이마을·관룡사 갈림길~귀바위~좌선대(명상바위)~구룡상 정상~굴덤~구룡삼거리~용선대·화왕산 정상 갈림길~관룡산 정상~용선대 전망대~용선대·관룡사 갈림길용선대~관룡사를 거쳐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원점회귀다. 산행거리는 5㎞이며, 3시간30분 안팎이 걸린다. (근교산&그 너머<1243>편 참조)

▮함안 청룡산(작대산)

청룡산 끝봉에서 보는 창원의 산과 주남저수지 무릉·감계아파트 단지.


경남 함안군 칠원읍의 진산인 청룡산(靑龍山·647m)은 일명 작대산(爵大山)으로도 불린다. 천지가 개벽할 때 온 세상이 물에 잠기면서 이 산이 작대기만큼 남았다 한다. 그런데 한자는 정작 ‘부자 작(爵)’ 자를 써 큰 부자, 즉 큰 인물이 난다는 뜻도 있다. 청룡산은 이때까지 원점회귀 코스가 쉽지 않아 천주산과 종주 산행을 주로 했다. 두 산을 연결하다 보니 봉우리의 오르내림이 심하고 거리도 멀어 부산에서 대중교통으로 가는 산행은 쉽지 않았다.

‘근교산&그 넘어’ 취재팀이 ‘산정마을~양미재~무기임도’를 잇는 6㎞ 거리의 청룡산 트레킹 길과 연결해 청룡산을 원점회귀로 소개하면서 이제 승용차로 쉽고 편하게 찾아갈 수 있게 됐다.

청룡의 해에 칠원읍 무기리 산정동의 용지골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청룡산은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산이다. 조망은 정상보다 창원시와 경계하는 끝봉에서 더 넓게 열리는데, 옥녀봉 마금산 천마산 낙동강 백월산 주남저수지 등과 발아래 창원 북면의 조롱산과 무릉·감계리 아파트 단지가 펼쳐진다. 산길은 약 14㎞에 이를 만큼 길어 가족 산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여지도 등에는 청룡산으로 모두 나오며, 일제강점기 이후로 작대산으로 바뀌었다. 현재 함안군에서는 청룡산이 공식 명칭이다.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함안군 칠원읍 구성리 구성1교 굴다리 위 5번 국도변 위험물 탱크 저장소~임도(체육공원)~장수방폭포~임도(간이화장실)~청룡산·무기 갈림길~서봉·청룡산 갈림길~서봉 정상~청룡산 정상~끝봉(추모비 삼거리)~천주산·청룡산 트레킹 길 갈림길(양목이 고개)~전망대~무거·청룡산 갈림길~임도 갈림길~등산로 입구(2코스)~무기동회관~무기연당~구성 1교 굴다리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산행거리는 약 14㎞이며, 5시간 안팎 걸린다. (근교산&그 너머<1264>편 참조)

▮양산 오룡산

오룡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하산하다 만나는 통도사와 하북면 전경.


오룡산(五龍山·949m)은 영남알프스 산군의 남쪽 끝에 솟은 봉우리인데, 1000m 넘는 가지산(1241m) 운문산(1195m) 신불산(1159m) 천황산(1189m) 재약산(1119) 영축산(1081m) 간월산(1037m) 고헌산(1034m) 문복산(1014m)의 아홉 봉을 일컬어 ‘영남알프스 9봉’이라 한다. 오룡산은 1000m에 미치지 못해 9봉에는 빠져 있다.

그러나 다섯 봉우리로 솟은 헌걸찬 오룡산 산세는 영남알프스 9봉에 필적할 만큼 웅장해 영남알프스 대 태극 종주 산행에서 빠지지 않고 거쳐 가는 산이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통도사 창건 설화와 관계가 깊은 오룡산은 영축산과 함께 천년 고찰 통도사를 품은 명산으로 청룡의 해에 ‘안성맞춤’ 산행으로 이름을 올렸다.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창건할 때 아홉 마리 용을 연못에서 쫓아내고 그 자리를 메워 절을 세웠다고 한다. 이 중 다섯 마리가 남서쪽으로 달아나면서 오룡골로 숨어들어 다섯 개 봉우리를 하나씩 차지하면서 오룡산이 됐다는 이야기. 그러다 보니 오룡산 정상은 영축산 방향의 966m봉 보다 낮은 949m봉이며, 염수봉 봉화봉 영축산 세 방향으로 능선이 갈라진다. 오룡산을 원점회귀 산행으로 소개하다 보니 산행 코스가 많이 길어 가족 산행은 무리가 따른다.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양산시 상북면 내석리 내석노인정에서 출발해 내석고개 갈림길~오전교 앞 갈림길~구불사 주차장(장터길 갈림길)~강우 위험구역 안내판 갈림길~소나무 쉼터~시살등고개(내석재)~임도~765m봉~임도~828m봉 갈림길~도라지고개~오룡산 정상~안부 임도 삼거리~임도~아미사~오전교~내석 노인정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산행거리는 약 17㎞이며, 6시간 30분 안팎 걸린다. (근교산&그 너머<1293>편 참조)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