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과일도 1000만원어치 법카 결제 의혹…“자택에도 배달”

이가영 기자 2024. 2. 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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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카 최초 폭로자 “거의 매일 법카로 과일 심부름”
“공관 외 자택에도 격주 30만원어치씩 과일 배달”
2017년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 출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냉장고에 과일을 넣어놓고 실컷 꺼내 먹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고 있다. /JTBC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부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 알려진 소고기와 초밥, 샌드위치 외에 ‘과일’도 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폭로가 추가로 나왔다. 코로나 관련 예산 등이 담긴 법인카드로 최소 8개월간 1000만원어치의 과일을 구매해 냉장고에 재어놓고 먹었다는 주장이었다. 온라인에선 과거 이 대표가 방송에 출연해 ‘냉장고에 과일을 넣어놓고 실컷 꺼내 먹는 게 꿈’이라고 여러차례 발언한 내용이 재조명됐다.

2021년 8개월간 경기도청에서 7급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조명현씨가 공개한 당시 조씨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과 사진 등에 따르면, 조씨는 직속상관인 배소현씨의 지시로 이재명 당시 지사의 공관 냉장고에 제철 과일을 거의 매일 구매해 배달했다.

또 격주에 한번, 약 30만 원 이상의 과일을 보자기에 싸서 수내동 자택에 보냈다고도 했다. 이런 과일값 결제에는 경기도청 법인카드가 사용됐다고 했다. 조씨는 “많게는 천만 원 가까이 도청 업무추진비가 이 대표 부부 과일값으로 사용됐다”고 했다.

조명현씨와 배소현씨가 2021년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 배씨가 "과일가게에 가야 한다"고 지시하자, 조씨는 픽업한 과일 사진을 찍어 보고했다. /TV조선 제공

조씨는 개인 심부름을 하면 일일이 사진을 찍어 배씨에게 보고했다. 당시 두 사람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보면, 배씨는 “과일가게 가셔야 해요”라고 지시했다. “사과, 참외, 딸기, 바나나”라고 과일의 종류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준 그는 “일단 주문 해놓았다”고 했다.

조씨는 가게에서 구매한 과일 내역을 보고하는 듯 수박, 참외, 토마토 등 다양한 과일들이 담긴 박스 사진을 찍었다. 일부 과일은 한 개씩 개별 포장해 냉장고에 보관해 놓은 사진도 찍었다.

조명현씨가 "세 보자기"라며 사진 찍어 보고하자 배소현씨는 "사과는 따로"라고 지시했다. 조씨는 "격주에 한 번은 과일을 보자기에 싸서 이재명 대표 수내동 자택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TV조선 제공

조씨가 주장한 ‘이 대표 수내동 자택으로 보내진 보자기에 싼 과일’과 관련한 내용도 나온다.

조씨는 여러 과일이 담긴 박스와 사과만 담긴 박스 등의 사진을 찍은 후 “총 세 보자기입니다”라고 보고했다. 그러자 배씨는 “사과 있는 거는 따로 아시지요?”라고 했다. 공관 냉장고를 채울 과일과는 다른 박스라는 뜻으로 읽혔다.

조씨의 폭로를 바탕으로 이 대표와 아내 김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온 검찰은 지난해 12월 경기도청과 법인카드가 사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지목된 식당, 과일가게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과일 판매 업체 측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기도로부터 1000만원어치의 과일 주문을 받았고, 그에 해당하는 과일을 출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법률신문은 보도했다.

2016년 2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법카 1000만원 과일 구매’ 의혹이 제기되자, 온라인에서는 이 대표의 과거 발언들이 재조명됐다.

이 대표는 2016년 성남시장 시절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저의 어릴 때 꿈은 냉장고에서 과일을 마음대로 꺼내먹는 것이었다”며 “어린 시절 청소부로 일하시던 아버지는 버리거나 팔 수 없는 과일들을 줍거나 얻어오셨다”고 했다. 그는 “반쯤 썩은 과일들을 먹으며 꿈을 꾸었다”며 “TV 냉장고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냉장고에 싱싱한 과일을 넣어두고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먹고 싶은 만큼 꺼내 먹는 꿈을”이라고 했다.

방송에도 여러번 나와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그는 2017년 JTBC에 출연해 “우리 아버지가 환경미화원 출신”이라며 “그때 꿈이 냉장고에 과일을 넣어두고 실컷 먹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항상 우리 아버지가 썩기 직전, 또는 버려진 과일들을 가져와서 주시곤 했다”며 “그래서 우아하게 냉장고에 과일을 넣어두고 필요할 때, 먹고 싶을 때 꺼내 먹는 것이 꿈이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18년 tvN ‘어쩌다 어른’에서도 “어린 시절 내가 가진 로망 중 하나가 냉장고에 있는 과일을 꺼내먹는 거였다”고 했다. 대선 후보였던 2021년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했을 때도 “냉장고에 싱싱한 과일을 언제든 꺼내 먹는 것이 소원이었고 결국 그 꿈을 이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코로나 발생으로 자영업자는 매출 감소를 버티지 못하고 마지막 생존 수단으로 폐업을 결정할 때 누구는 과일을 구입하기 위해 국민 혈세를 1000만원 이상 유용하려 했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라며 “관련 의혹이 불거진 것만으로도 공직에서 사퇴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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