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직관’ 보도 언중위 제소한 한동훈 “그 사안은 잘 모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는 자신의 발언을 ‘사직구장 야구 직관’으로 해석한 언론사들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것과 관련해 7일 “이미지를 깎아 먹으려는 식의 의도적인 보도들이 많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단호하게 문제 제기해 두라는 식의 지침을 준 상황”이라면서도 “그 사안 자체는 제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서초동에서 몇 년 근무하셨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검찰에는 20여 년 있었고 서초동에 얼마 있었는지는 계산을 안 해 봤다”고 답했다. 검사 출신인 한 위원장의 이력을 묻는 이 질문에서 ‘서초동’이란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의미한다. 진행자는 “(이 질문에서) 서초동은 중앙지검이나 대검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서초동 근무’처럼 ‘사직에서 야구를 봤다’는 건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봤다’는 얘기와 동의어가 된 것 같은데, 이 논란과 관련해 언론에 소송을 건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한 위원장 측은 언론중재위에 낸 신청서를 통해 “한 위원장의 실제 발언은 ‘사직에서 롯데야구를 봤다’는 것으로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봤다’고 발언한 바 없어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직에서 야구를 봤다’고 했지,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봤다’고 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관련 질문에 “제가 말하는 과정에서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걸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초장에 잘못된 게 있으면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거랑 달리 정확하게 문제 제기를 하고 문제에 대해 평가를 받아두고 가는 것이 더 적절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제목 장사를 하지 않느냐, (제목을) 자꾸 바꿔 가면서, 내용은 똑같은데, 그런 식으로 해서 이미지를 깎아 먹으려는 의도적인 보도들이 많이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단호하게 문제 제기해 두라는 식의 지침을 제가 준 상황인데 (사직구장 보도 언중위 제소) 사안 자체는 제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달 10일 국민의힘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에서 “지난 민주당 정권에서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이유로 네 번 좌천당하고 압수수색도 두 번 당했는데요, 그 처음이 바로 이곳 부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시절이 참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괜히 센 척 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곳이 바로 이곳 부산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때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했고, 서면 기타 학원에서 기타를 배웠고,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습니다”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지난 정부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근무한 시기는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로, 당시는 한국프로야구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기에 ‘사직 직관’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기자들에게 한 위원장이 2008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며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이후 국민의힘(대표자 한동훈)은 ‘무관중 시기 사직 직관 논란’을 보도한 일부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401121347001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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