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질주 비결은 사상 최고 ‘이익·현금흐름’…“‘日 벤치마킹’ 韓 투자 전략? ‘이익’에 집중” [투자360]

2024. 2. 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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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작년 일본 증시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버블(거품) 경제’ 이후 34년 만에 최고 기록을 연이어 경신했다. 그 밑바탕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과 현금흐름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쿄(東京)증권거래소의 주가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그만큼 일본 증시 상장 기업들의 ‘기초 체력’이 탄탄했던 덕분인 셈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금융 당국 차원에서 마련 중인 주가 부양책이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일본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전략도 기업별 이익 수준에 중점을 두고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본 증시 주가 부양책의 성공 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기업 이익’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재만·박지원 하나증권 연구원은 월별 ‘토픽스(TOPIX, 東證株價指數)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과 ‘토픽스 12개월 예상 잉여현금흐름(FCF)’의 수치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제시했다.

토픽스 지수는 닛케이(日經)225 지수와 함께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주가 지수다. 토픽스 지수가 도쿄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주식을 대상으로 도출되는 수치라면, 닛케이225 지수는 대형 수출주의 주가 흐름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토픽스 12개월 예상 EPS는 165.88엔(円)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시점 토픽스 12개월 예상 FCF도 118.06엔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두 수치 모두 1년 전에 비해선 8.75%, 3.14% 상승했다.

이재만 연구원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과 이를 통해 쌓아 올린 잉여현금흐름은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데 활용된다. 투자 자금으로도 쓰인다”면서 “이들 수치가 높다는 것은 종목별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한 밑천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높은 기업 이익과 풍부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일본 주가 지수도 작년 말부터 연이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닛케이225지수는 지난해 12월 27일 종가 기준 3만3681.24포인트를 기록, ‘버블 경제’ 이후 최고 기록을 쓰며 한 해를 마무리 한 바 있다. 2023년 한 해만 일본 증시는 28.24%가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 닛케이225지수는 3만6546.95포인트로 최고치 기록을 또 다시 새로 썼다. 1989년 12월 29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3만8915포인트까지 6% 조금 넘게 남겨둔 상황인 것이다.

작년 일본 증시 급등세에서 주목할 사항은 일본 도쿄거래소 차원의 주가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가운데서도 주식 시장의 종목별 밸런스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일본 가치주’와 ‘MSCI 일본 성장주’의 연간 수익률은 각각 28%, 24%로 거의 동일했다. 종목 간의 밸런스를 깨면서 지수를 리레이팅하는 것이 아니라 모멘텀의 변화에 따른 포트폴리오 변화만 나타났다는 것이 이재만 연구원의 분석이다. 종목별 고른 성장이 작년 일본 증시 성장세의 가장 큰 특징이란 해석이다.

일본 도쿄거래소의 증시 부양책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의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 일환으로 추진됐다. 작년 3월 도쿄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 상장사를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구체적 이행 목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지난해 7월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자기자본비용보다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인 시총 상위 종목들만 편입해 구성한 ‘JPX 프라임 150’ 지수를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엔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됐다.

이달 말 한국 금융 당국이 구체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도 일본의 지난해 정책을 ‘벤치마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국내 증권가에선 상장 종목들의 펀더멘털이 얼마나 견고한 지 여부를 살펴 투자 전략을 새롭게 짜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원 연구원은 “국내 기업 중 2024~2025년 영업이익 예상치 절대 금액이 큰 종목과 시총 대비 이익잉여금 비율이 높은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퀀트와이즈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 상위 10개 종목은 삼성전자(32조1441억원), 현대차(14조3291억원), 기아(11조2314억원), SK하이닉스(10조7829억원), SK(7조7631억원). KB금융(5조1088억원), 한국전력(4조9346억원), 신한지주(4조6953억원), 포스코홀딩스(4조1574억원), LG전자(4조122억원)다.

또, 예상 영업이익 상위 41개사(社) 중 시총 대비 이익잉여금 비율이 가장 높은 10개 종목은 한화(356.5%), GS(350.0%), 한국가스공사(325.0%), 우리금융지주(266.4%), 기업은행(242.1%), SK텔레콤(224.3%), 현대차(216.1%), 현대모비스(202.8%), 하나금융지주(185.9%), 신한지주(182.9%)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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