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싸고 참 좋았는데... 적자에 멈춘 ‘공공자전거’

김기현 기자 2024. 2. 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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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공유자전거 등장 이용률 ‘뚝’... 사용자 감소·잦은 고장 적자 허덕
도내 TAZO·페달로 등 운영 종료... 지자체 “관련 사업 진행 계획 없어”
수원특례시 팔달구 중동의 한 자전거 거치대에 지난해 12월27일 운영을 종료한 무인대여 공유자전거 ‘TAZO(타조)’가 방치돼 있다. 윤원규기자

 

수원, 안산 등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되던 ‘시민의 발’ 공공자전거가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해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다. 수년간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 편의를 크게 향상시키며 시민 의존도를 높여온 만큼 섣부른 결정이라는 아쉬움도 나온다.

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수원특례시는 2020년 9월부터 운영해 오던 무인대여 공유자전거 ‘TAZO(타조)’ 운영을 지난해 12월27일 종료했다.기본요금 자체가 20분 기준 500원으로, 저렴한 데다 GPS(위성항법장치)를 통해 간편하게 대여·반납할 수 있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서비스 개시 6개월 만에 기존 1천대에서 2천대를 추가로 배치해 총 3천대를 운영할 정도였다.

그러나 카카오와 지쿠터 등 민간 공유자전거가 늘어나면서 타조 이용률이 급속도로 감소했고, 결국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2022년 9월엔 기본요금을 당초보다 300원 인상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으나 큰 효과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 연도별 타조 이용 횟수는 ▲2021년 154만6천979회 ▲2022년 127만2천384회 ▲지난해 63만290회 등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보다 앞선 2021년 12월, 안산시도 1천500여대 규모로 시작했던 공유자전거 ‘페달로’ 운영을 포기했다. 2013년 6월 첫 개시된 후 약 8년 만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 기간 동안 페달로에 투입된 구축사업비, 유지·관리비 등의 예산만 176억500만원에 달한다. 페달로는 한때 2시간 기준 1천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었다. 이용률이 가장 높았던 2015년 한 해 페달로 이용횟수만 181만6천107건이었다.

하지만 잦은 자전거 고장으로 적자에 허덕이기 시작했고, 덩달아 이용률도 감소했다. 페달로 정비 건수는 운영 기간 평균 2만여건 이상으로, 꾸준히 늘어난 바 있다. 매년 100만건을 넘겼던 이용 횟수는 2021년 들어 72만9천764건으로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이 밖에도 시흥시 역시 비슷한 이유로 공유자전거 무인대여소 7곳(90대)을 폐쇄하는가 하면 고양시도 2021년 6월 공유자전거 피프틴(Fifteen) 운영을 중단했다.

이와 관련, 이범현 성결대 도시디자인정보공학과 교수는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좋은 사업이었던 만큼 아쉬움도 큰 걸로 알고 있다”며 “유지·관리와 기능면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만 있다면 시민 요구에 따라 사업을 재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분석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앞으로 공유자전거 사업을 따로 진행하지 않을 것 같다”며 “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민간 공유자전거와의 경쟁에 나설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황아현 기자 1cor1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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