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다채로운 모습을 체험하는 공간, 정원

조재희 2024. 2.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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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의 연장선, 가족의 삶을 담은 정원
"정원, 담"
<현명한 건축주를 위한 주택 아이템 활용 백서> ⑨ 정원, 담
작년부터 불어온 경기침체의 불안한 냉기가 주택 시장을 맴돈다. 하지만,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든든하고 믿을 만한 솔루션은 있다. 인테리어부터 건축, 조경, 설비, 가구, 자재까지 11개 회사가 제안하는 이 시대 건축 시장의 확실한 11개 솔루션을 만나본다.


정원은 단순하게 식물을 심는 것을 넘어,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작은 공간이어도 자연의 진면모를
만끽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일상에서도 소소하게 변화하는 자연과의 조우를 가능하게 해주는 공간, 정원. 정원을 설계하고 완성하는 과정은 집을 짓는 일만큼이나 주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세심하게 녹아들어야 하는 부분이다. 가족이 가진 삶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어야 집의 또 다른 영역으로서 정원의 진가가 발휘된다.

2014년부터 주택 조경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정원, 담’의 김하나 대표는 한 평 마당이라도 사람에게는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 정원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중간계다. 편안하고 안락한 중간계를 만들기 위해서 그는 건축주 가족 구성원의 특성과 의견이 반영되도록 설계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정원 곳곳에 자연을 한층 다양한 방식으로 접할 수 있는 요소들을 구성하여 선물 같은 순간들을 선사하는 중간계를 완성한다.



1. 나만의 작은 숲에서의 휴식

주택의 배치로 인해 대상지가 두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건축주는 반려견과 함께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길 원했기에 반려견이 놀 수 있는 안전한 정원을 조성했다. 전체적인 구성은 가벼운 숲 공간과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안마당으로 구분했다. 숲 공간은 교목과 아교목, 관목을 적절히 섞어 배치했고, 안쪽은 비워두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안마당은 전망을 가리지 않도록 키가 1m 정도 자라는 왜성 억새인 참억새 ‘리틀키튼’을 식재하여 낮은 담장의 역할도 하도록 연출했다.

Plant List :서부해당화, 청단풍, 라일락, 홍황철쭉, 백당나무, 무늬병꽃나무, 헝가리방패꽃, 뱀무, 옥시, 실잔대, 버지니아냉초, 꿀풀, 솔체, 솔정향, 아스틸베 등





2. 공간마다 다른 모습으로 담은 풍경



강릉 현장은 두 채의 건물이 다른 레벨로 자리 잡고 있어 마당에 단차가 있었다. 레벨이 다른 마당은 낮은 돌담으로 공간을 구분해 주었다. 주차 공간과 낮은 돌담 사이의 공간은 대문을 열고 들어올 때 첫인상을 만드는 곳이어서 환한 분위기의 초화류를 식재했다. 위 마당은 건축주의 요청에 따라 비워두었고, 툇마루에서 나무를 바라볼 수 있도록 창문 앞에 서부 해당화를 한 그루 심었다. 다양한 감각으로 자연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붕 아래 작은 수로를 만들어 여름철 비가 많이 내리는 기간에는 작은 개울이 흐르는 풍경이 생겨난다.


Plant List :서부해당화, 오죽, 이팝나무, 매실나무, 미스킴라일락, 수국, 꽃댕강나무, 목단, 백리향, 무궁화고광나무, 물싸리, 아스틸베, 용머리 등







3. 차분하고 정갈한 산책로 정원


BEFORE

레벨 차이가 나는 주택단지의 아랫단에 위치해 도로에서 마당이 내려다보이는 구조였다. 또한 보강토 블록의 크기가 다른 현장보다 커서 마당의 분위기를 해쳤다. 보강토 블록을 가리고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 위해 건물과 비슷한 톤의 합성 목재로 담장과 가림막을 만들었다. ‘다견다묘’ 가정으로 반려견과 산책 후 편안하게 목욕시킬 수 있는 높이의 야외 수돗가를 조성했다. 바로 옆에는 허리를 펴고 농사 지을 수 있도록 입식 텃밭을 만들었다. 매일 반려견들과 산책을 가는 길목에는 개화나무와 참억새 ‘리틀키튼’을 식재하여 기분 좋은 오솔길을 만들었다.

Plant List :마가목, 자작나무, 개회나무, 사과나무’홍옥’설유화, 백당나무, 낙상홍, 용머리, 원평소국 등






INTERVIEW : 정원을 계획하기 전, 어떤 것들을 미리 고민해야 할까



김하나 대표 : 정원, 담

경기도 양평에 2014년 개소 후 주택 현장을 중심으로 정원 설계와 시공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일상 생활에 스며드는 공간을 만든다. 사람이 영향을 받은 다양한 환경 요소들에 관심을 두고 공간에 적절히 담을 수 있는 정원을 디자인한다.
010-4738-2690 | https://gardendam.co.kr


2014년부터 긴 시간 정원 디자인을 해오셨다. 건축주들의 성향이나 요구 사항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

처음 시작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가족 구성원에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을 고려하는 디자인을 요청하는 경우가 확실히 많이 늘었다. 반려동물에게 조금 더 좋은 삶을 누리게 해 주고 싶어 하는 건축주분들이 많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특별히 고수하는 부분이 있다면

건축주에게 사소하게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들어 드리려고 한다. 정원은 사람에게 생활 공간의 연장이기에 단순히 식물을 심는 공간이라는 개념에서 확장해 보이지 않는 무형의 에너지를 담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예를 들면, 빈둥거리며 누워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낮은 평상을 제작하고, 그 옆에 헐거운 숲을 조성하여 건축주가 나무를 혹은 식물을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편이다.
예비 건축주들이 조경 공사의 예산을 짤 때 신경 써야 할 점은 무엇이 있나

상담 때 건축주분들이 가장 이야기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이 공사비인 것 같다. 현장의 경우가 다 다르기 때문에 평균화된 비용을 말씀드리기 어렵다. 처음 공사를 시작할 때 정원 공사 비용을 분배해 놓는 것을 추천한다. 공사비는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문의를 하면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예상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건축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정원 공사를 결심했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현재의 예산에 맞추어서 계획을 할지, 아니면 현재 예산을 초과하더라도 이상적인 디자인으로 계획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후자를 택한다면 우선 운용할 수 있는 예산으로 중요한 공사를 먼저 진행한다. 그리고 몇 개월 혹은 몇 년 후에 자금이 생길 때 추가로 공사를 할 수 있다.
먼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기반 시설 작업과 큰 장비가 들어와야 하는 작업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 작업과 배관 작업이 중요하다. 배관 작업은 여름에 비가 최대로 오는 시기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물이 고일 것 같은 부분에 맨홀 혹은 트렌치를 적절하게 사용한다. 그리고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건 좋은 흙을 사용하는 것이다. 보통 성토를 할 때 가까운 곳에서 매립용 흙을 저렴하게 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비용을 더 주더라도 배수도 잘되고 영양분이 어느 정도 있는 마사토를 사용하시기를 바란다.
업체와 미팅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은 것은

디자인부터 실제 시공까지 빠르면 두세 달, 늦으면 더 걸리는 경우도 있다. 미리미리 준비하자. 나무를 굴취하는 작업이 있는 정원 공사는 봄과 가을에 진행할 수 있는데, 그중에 봄에 공사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겨울에 설계를 진행하고 이른 봄에 공사를 시작하면 좋겠다. 또 이왕이면 자신과 결이 맞는 사무실과 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취향이 맞고 공통점이 있는 사무실을 만나면 시너지가 일어나더라. 공사를 진행하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소소한 사항들을 현장에서 결정해야 할 때도 있는데, 어느 정도 결이 맞는 사무실과 작업하게 되면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타나는 일이 거의 없다.




구성_ 조재희 | 사진_ 변종석, 브랜드 제공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2월호 / Vol.300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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