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먹방” 유튜버 쯔양, 비판에 영상 삭제·사과

이유진 기자 2024. 2. 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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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929만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쯔양'이 필리핀 결혼이주여성을 흉내 내는 개그우먼과 함께 찍은 베트남 음식 먹방 영상을 올렸다가 "노골적인 인종차별 조장"이라는 국내외 비판을 받고 영상을 삭제 뒤 사과했다.

5일 쯔양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리고 "1월28일 업로드된 한국 코미디언과 함께한 영상으로 필리핀 시청자분들과 구독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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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먹방서 이주여성 흉내
비판 일자 사과하고 영상 삭제
1월28일 먹방 유튜버 ‘쯔양’이 올렸다가 ‘인종차별’ 비판에 현재는 삭제한 영상에서 개그우먼 김지영이 필리핀 결혼이주여성을 흉내 내는 캐릭터 ‘니퉁’을 연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구독자 929만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쯔양’이 필리핀 결혼이주여성을 흉내 내는 개그우먼과 함께 찍은 베트남 음식 먹방 영상을 올렸다가 “노골적인 인종차별 조장”이라는 국내외 비판을 받고 영상을 삭제 뒤 사과했다.

5일 쯔양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리고 “1월28일 업로드된 한국 코미디언과 함께한 영상으로 필리핀 시청자분들과 구독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됐다.

앞서 쯔양은 개그우먼 김지영이 출연한 ‘줄서서 먹는 베트남 음식점’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린 바 있다. 김지영은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한국방송2)의 코너 ‘니퉁의 인간극장’에서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캐릭터 ‘니퉁’을 연기하고 있다.

1월28일 먹방 유튜버 ‘쯔양’이 올렸다가 ‘인종차별’ 비판에 현재는 삭제한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해당 영상에서도 김지영은 이 캐릭터를 유지했다. 영상 초반 쯔양은 “오늘은 구독자 분과 함께 먹방을 하려고 한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필리핀 분이 함께하고 싶다고 해서 초대했다”며 김지영을 소개했다.

김지영은 어눌한 말투로 “개그콘서트 ‘니퉁의 인간극장’에 출연하고 있다. 원래는 농부의 마누라였으나 지금은 개그우먼”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혼하고 싶어서 왔고 남편 만나서 제가 꼬셨다. 마사지도 잘하고 운전도 잘하고 다재다능하다. 남편이 그 모습 보고 반했다”며 “케이(K) 드라마 좋아해서 한국 남자에 대한 로망이 생겼다. 현실은 많이 다르더라”고도 했다.

연기를 이어가던 김지영은 이후 옷을 갈아입고 캐릭터에서 벗어나 “한국 사람이고 서울 토박이”이라고 밝혔다.

1월28일 먹방 유튜버 ‘쯔양’이 올렸다가 ‘인종차별’ 비판에 현재는 삭제한 영상에서 개그우먼 김지영이 필리핀 결혼이주여성을 흉내 내는 캐릭터 ‘니퉁’을 연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영상이 공개되자 필리핀인들은 댓글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처음에는 필리핀 사람인 줄 알고 너무 뿌듯했는데 그게 아니라 필리핀 사람들의 어눌한 한국말을 흉내 내거나 조롱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아팠다”며 “우리의 억양은 농담이 아니며 비웃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필리핀인 역시 “필리핀에는 ‘니퉁’이라는 이름이 없다”며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을 조장하고 있다. 필리핀 구독자를 만나고 싶다면 진짜 필리핀 사람을 초대하고 필리핀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국인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한 누리꾼은 “다른 나라 언어를 어설프게 흉내 내면서 개그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인종차별”이라며 “대형 크리에이터로서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 필리핀 분들에게 (대신) 사과드린다”는 댓글도 잇따랐다. 베트남 음식을 먹는 것을 두고 “다른 나라 사람이 한식을 먹으면서 일본인이나 중국인을 흉내 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쯔양은 사과문에서 “저는 필리핀을 정말 존중하며 필리핀에서 제 영상을 봐주시는 많은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 제작된 콘텐츠가 의도와는 다르게 누군가에겐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다시 한번 필리핀 시청자분들과 영상을 시청하면서 불편함을 느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콘텐츠를 만들 때 더욱 고민하고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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