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태영·신세계건설… 다시 등판한 '노장들'
[편집자주]롯데건설과 태영건설에 이어 신세계건설 유동성 위기가 쉽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저금리 유동성 시대에 무리하게 빚을 내 외형 성장을 노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가 독이 되어 돌아온 형국이다. 건설 리스크가 그룹을 흔들고 있다는 공통점 외에 신세계와 태영그룹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노장의 회장들이 다시 움직였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부동산 경기 회복의 시점을 알 수 없는 현재로선 그룹의 유동성 지원만이 부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으로 보인다.
(1) 무리한 주택사업으로 위기 자초한 신세계건설… "부실 우려 여전"
(2) 미분양 덫에 빠진 신세계건설… "판 잘못 읽었다"
(3) 위기의 태영·신세계건설… 다시 등판한 '노장들'
재계 11위 신세계그룹의 노장 이명희 회장이 지난해 9월 정기인사에 직접 나서 계열 사장 40%를 교체했다. 2018년 이 회장 자신이 보유한 계열 지분을 2세들에게 매각해 경영권 승계에 힘을 실어준지 5년 만의 일이다. 온라인 마켓 경쟁과 대내·외 경제 위기를 의식한 대응으로 보인다. 유동성 위기를 몰고 온 신세계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도 그룹에는 적잖은 부담이다.
신세계건설은 이마트가 70.46%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고 이마트는 이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지분율 18.56%)과 이 회장(10.00%)이 최대주주다. 2018년 이 회장은 신세계조선호텔 지분 전량을 이마트에 매각했고 앞서 이마트는 이 회장 등이 보유한 신세계건설 지분을 사들여 지금의 구도가 완성됐다. 주식 매각과 인수를 통해 이마트의 계열사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한 것이다.
신세계에 이어 시공능력 16위 태영건설도 노장 투혼을 보였다. 태영건설의 창업자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은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아흔의 나이에 다시 복귀를 결정했다. 윤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회사인 티와이(TY)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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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은 2023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국내 도급순위 3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골프장과 스타필드 아쿠아필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스파랜드 등 레저사업을 통해 매출을 창출하고 있지만 건설사업 비중이 95%에 달한다. 이 회장이 지분 승계를 시작한 2018년 주거 브랜드 '빌리브'(VILLIV)를 론칭하며 PF 규모를 늘려갔다.
지난해 3분기 신세계건설의 수주 잔고는 2조1852억원이다. 해당 분기에 신세계건설 건설부문의 매출은 1조960억원, 영업손실은 960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레저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39억원, 57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 리스크는 이마트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5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8.7% 하향조정했다. 증권가는 신세계건설의 적자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과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아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다만 이마트 본업의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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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한 직후 금융당국은 곧바로 관계부처 합동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윤세영 회장은 직접 채권단 설명회에 참석해 "사력을 다해 태영건설을 살리겠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의 담보 제공이 자구안에서 제외된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윤 회장도 결국 꼬리를 내렸다. 태영건설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의 일부인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입금했고 지주회사인 티와이(TY)홀딩스와 SBS 지분의 조건부 담보 제공을 약속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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