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징계·승진 제도 '허점투성이'…"규정 개정 추진 중"
날인 없는 승진심사 점수 수정 적발…"공정·투명성 높일 것"
(서울=뉴스1) 김민석 장도민 기자 = 한국마사회가 징계처분 받은 직원들에 대한 승진·승급제한 규정을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과 별도 체계로 운영하면서 특정직에 대한 '견책' 징계시 징계자가 이득을 볼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마사회는 특정직(청원경찰 등)이 견책 징계 받을시 승진 제한 기간을 경영지침 규정(6개월·기획재정부 등) 대비 절반 수준인 3개월로 운영하다가 주무부처(농림축산식품부) 종합감사에서 개선 통보를 받았다.
마사회는 인사 관련 규정을 제정할 경우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경영지침-제9조·제22조)을 따라야 하지만 이를 사실상 어겼다. 이 지침의 인사관련 기본원칙에서는 징계처분 완료 직원에 대해 승진을 제한하는 등 인사 운영을 공정하게 관리하도록 돼 있다.
아울러 마사회는 경영지침(승진 최소연수 없음)과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특정직(청원경찰 등)에 대한 승진 최소연수는 3년, 일반직 4급 이하에 대한 승진 최소연수는 2년 등으로 정하기도 했다. 감사실은 '업무 등을 고려하더라도 규정을 다르게 적용할 만한 사유를 찾기 어렵다'며 이에 대해서도 개선을 통보했다.
마사회는 경영지침에 따라 국가공무원법(제79조)가 정한 대로 인사 관련 규정에 징계 종류를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 등으로 구분·운영해야하는데 이도 지키지 않았다.
마사회는 자체적인 직렬별 인사규정을 운영하면서 '강등' 징계는 하지 않고 '근신' 제도를 운영하면서 국가공무원법 징계 종류보다 가벼운 체계로 운영했다. 강등은 1직급 감하는 제도로 정직보다 무거운 징계지만, 근신은 10일 이내 반성문을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로 감봉보다 가벼운 징계다.
감사실은 직렬별(일반직·특정직·전임직)로 운영 중인 승진임용 제한 규정을 경영지침에 맞추도록 하고 징계 종류 구분도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 징계령' 등 규정에 맞게 개선하도록 처분했다.
마사회 승진 인사 제도·규정 등에 대한 지적 사항은 이뿐이 아니다.
경영지침(제9조·21조)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은 임직원의 △임명 △승진 △전보 등 인사사항은 △법령 △정관 △자체 규정 등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하고 근무성적평정·서열명부 등 업무 성과지표와 징계 관련 참고자료 등을 활용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를 하도록 돼 있다.
아울러 전임직관리지침(제35조4항·승진의 원칙)에 따라 인사위원회가 승진대상자를 심사하는 경우 근무성적평정과 포상·징계·교육 등 기초자료와 해당 직급 내 업무실적보고서·대내외 감사처분기록 등을 참고해 규정에 따라 평가·추천점수를 부여하고 승진임용 예정 인원의 2배수 범위에서 승진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
그러나 마사회는 2021년 전임직 승진심사를 위한 인사위원회에서 평가시 일부 심사위원 평가표에 승진후보 대상자의 평가점수를 수정사유 및 심사위원 날인 없이 수정했고 해당 점수를 반영해서 추천후보로 심의·추천한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마사회는 지적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승진 임용 제한 관련 규정에 대한 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인사위원회 심사 과정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마사회 관계자는 "징계 운영 규정 개정사항을 경영지침 등에 반영해 직렬별 승진 임용 제한 규정을 개선하고 징계 종류 역시 근신은 폐지하고 강등을 신설하는 등 징계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라며 "향후 승진 임용심사 등 위한 인사위원회에서 심사 수정사항 발생시 평가표 상 수정사유 기재 후 날인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윤병현 마사회 상임감사위원도 '청마패'(청렴 마사회 패트롤) 제도로 부패취약분야를 점검하고 '청렴혁신 TF 신설로 5대 부패 취약 분야 선정(29개 과제)를 집중 추진하는 등 공직기강 확립을 추진하고 있다.
윤 상임감사위원은 올해 들어선 임직원들의 마사회법 위반행위 근절을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권고했다. 그는 "고의성과 중대성이 인정되면 단 한 번이라도 면직 처분하도록 권고하는 등 일벌백계를 통해 비위행위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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