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조심하세요’ 설 연휴 기도막힘으로 하루 1명꼴 이송
지난해 설 연휴를 앞둔 1월20일 오후 9시40분. 119 상황실에 ‘떡이 목에 걸려 숨을 못 쉰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집에서 인절미를 먹던 70대 남성 A씨는 기도가 막혀 쓰러졌다. 119신고 접수 요원은 영상통화로 보호자인 아내와 딸에게 기도폐쇄 응급처치법(하임리히법)을 알려줬다.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는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다.
설 연휴 기간 음식을 먹다 이 같이 기도가 막혀 병원에 이송된 인원이 지난 5년간 하루 1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소방청에 따르면 2019~2023년 설 연휴 기간 기도막힘으로 이송된 인원은 25명이다. 설 연휴 기간 중 하루 1명꼴로 음식물을 먹다 병원으로 이송된 셈이다. 이 중 60대 이상이 21명으로 가장 많았다.
소방대원이 최근 5년간 떡·음식 등을 먹다 기도가 막힌 시민을 구조하려 출동한 건수는 1290건이다. 이 가운데 병원으로 이송된 인원은 1104명으로 연평균 220명 수준이다. 기도막힘으로 심정지가 온 인원만 415명이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921명으로 전체 83.4%를 차지했다. 40~50대가 24명, 0~7세가 9명으로 뒤를 이었다.
소방청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기도폐쇄 응급처치법인 ‘하임리히법’을 익혀두고, 기도막힘 증상으로 호흡곤란 등이 발생했을 때는 신속한 응급처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임리히법은 기도막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뒤에서 감싸 안고, 명치끝과 배꼽 사이를 주먹을 쥔 채 힘껏 밀어 기도에 걸린 이물을 배출하는 응급처치법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영유아는 비닐이나 건전지 등으로 인한 기도이물 사고가 많지만, 떡이나 음식물로 인한 기도 막힘은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설 연휴 기간 급하게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과식으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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