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빌트인' 좋긴 한데…

서찬동 선임기자(bozzang@mk.co.kr) 2024. 2. 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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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의 식기세척기는 이제 출시가 안 돼요."

언제부터인가 이사 때마다 빌트인 제품이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심지어 집을 매도하고 이사 가면서 집주인이 빌트인 가전을 떼어 가는 경우도 있다.

새집에 부속물처럼 딸린 빌트인 제품은 원래 문짝이나 창문처럼 떼어 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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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의 식기세척기는 이제 출시가 안 돼요."

이사를 앞둔 전셋집에 오래된 식기세척기가 있다. 싱크대에 딱 맞는 크기의 수입 제품인데, 고장 나서 작동이 되지 않는다. 이전 세입자는 그냥 두고 지냈다고 한다. 전자 매장을 둘러봐도 같은 크기 제품을 찾기 어렵다. 몇 ㎝가량 큰 제품은 있는데, 싱크대 틀을 뜯어서 설치해야 한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이사 때마다 빌트인 제품이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가전뿐만이 아니라 붙박이 옷장·수납장과 같은 가구도 마찬가지다. 이전에 살던 집에는 천장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다. 그 전에 사용하던 에어컨은 둘 곳이 없어 결국 처분했다. 그런데 2년만 살고 이사하면서 또 에어컨을 사야 했다.

최근 아파트를 분양하며 '무상 빌트인 제공'을 내건 곳이 확산되고 있다. 예전에는 오피스텔에 주로 많았지만, 지금은 일반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견본주택에 설치된 세탁기·건조기를 보면 마치 '무상'으로 새 제품을 얻는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사실 '무상'도 분양가에 다 포함됐을 텐데 말이다. 빌트인도 시간이 지나고 구식 모델이 되면 성능이 떨어진다. 손때 묻은 가스레인지는 점화 손잡이를 한참 붙들고 있어야 겨우 불이 붙기도 한다.

심지어 집을 매도하고 이사 가면서 집주인이 빌트인 가전을 떼어 가는 경우도 있다. 자기가 구매했으니 자기 것이라고 우겨댄다. 새집에 부속물처럼 딸린 빌트인 제품은 원래 문짝이나 창문처럼 떼어 가면 안 된다. 최근 모 전자회사는 빌트인 제품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빌트인 제품은 새집의 실내 장식과 어울리고, 최신 제품이라 사용도 편리하다. 다만 기존에 사용해온 제품이 없거나 교체 시기가 됐을 때 금상첨화다. 그렇지 않으면 처리가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이제 빌트인 제품은 주택업계나 전자업계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졌다. 소비자를 위해 보다 친절하게 교체·이전 방안까지 고려하면 더 편리하지 않을까.

[서찬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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