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경의 정수, ‘자포니즘’ 7년 만의 귀환

양재필 매경비즈 온라인기자(sohnsb@naver.com) 2024. 2. 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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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중태 지아이비(GIB) 대표
7년만에 한국시장 재도전…한국형 제품 개발 홍보 박차

일본산 안경의 96%를 생산하는 후쿠이현 사바에 마을은 일본 안경의 역사를 상징한다. 100년이 넘도록 대대로 이어져 온 사바에의 안경 제조 기술력 때문에 지금도 이곳은 세계가 인정하는 안경 메카로 불린다. 이곳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안경 브랜드는 자포니즘(JAPONISM)이다.

안경 마니아들 사이에서 콤팩트한 내구성과 최고의 착용감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 브랜드가 지난 7년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한국에 제품을 선보인다.

안경업계 40년 관록의 장중태 지아이비 대표가 한국 총판 사령탑을 새롭게 맡았다. 프리미엄 안경 시장에서 기대감이 상당한 자포니즘 브랜드의 변화와 경쟁력을 들어봤다.

장중태 지아이비(GIB) 대표
Q1. 자포니즘 브랜드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자포니즘 브랜드는 지난 1996년 일본 후쿠이현 사바에 마을에서 탄생했다. 당시는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이 큰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이었는데, 대부분 사바에서 제조되고 있었다.

자포니즘 브랜드 창시자인 카즈미 고마츠바라(Kasumi Komatsubara)는 사바에의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사바에와 일본을 대표하는 아이웨어 브랜드 하나 정도가 왜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한 고민 끝에 ‘메이드 인 재팬’ 안경을 독자적인 연구 개발해 일본 역사와 전통을 담은 자포니즘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자포니즘의 원래 의미는 일본 예술, 패션 및 미학 등이 서양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한다. 일본 안경 기술과 미학이 전 세계에 통용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지어진 브랜드명이다.

자포니즘은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메이드 인 재팬 안경의 대표 브랜드로 손꼽힌다. 한국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 7년간 국내 총판 문제로 정식 유통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당사가 자포니즘과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고, 한국 시장에서 제2의 중흥기를 준비하고 있다.

Q2. 지아이비가 자포니즘 브랜드 최종 독점 총판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아이비는 세계적인 안경 브랜드인 아이씨베를린(ic! berlin) 총판을 18년째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본사의 요구 사항을 잘 반영하고 브랜드 관리 부분에 있어서 충분한 신뢰를 얻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홍보 판매 전략이 유효했다고 판단한다.

대부분의 총판 업체들이 이 브랜드 저 브랜드 들여와 단기 수익만 보고 브랜드 경쟁력을 얼마 못 가 상실하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다. 국가별 브랜드의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는 총판이 자꾸 바뀌게 되면 업계에서 신뢰도를 얻기가 어렵다. 브랜드 자체의 성장세에도 문제가 생긴다.

지아이비는 소수의 하우스 브랜드만을 독점 취급하며 브랜드 본사 및 안경 업계와의 신뢰를 돈독히 쌓아왔다. 특히 세계적인 안경 브랜드인 아이씨베를린을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총판 업체들이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브랜드 안경 본사가 최대한 많이 팔아주기만을 바란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본사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브랜드 안경의 가치는 브랜드 콘셉트와 가치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장기간 유지하느냐 하는 데 있다고 본다.

20여년간 총판사를 운영하면서 여러 브랜드를 운영해보았지만, 일본 브랜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많은 브랜드에서 지아이비의 경쟁력을 알고 접촉 해왔지만 단계적으로 신중한 고민을 한 끝에 자포니즘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사진 제공 = 자포니즘 사이트
Q3. 한국서 7년 만에 다시 자포니즘 브랜드를 선보인다. 그동안의 어떤 변화가 있었나

자포니즘 입장에서 한국시장은 정말 중요한 시장 중 하나지만 그동안 원하는 파트너사를 만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7년 만에 총판 계약을 체결한 것은 양사에게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자포니즘 브랜드가 한국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대부분 사각(스퀘어) 형태의 안경이 많다 보니 과거부터 원형(서클) 형태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구미와는 잘 맞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최근에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다. 안경이 단순히 기능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미적 스타일을 완성하는 패션 용품으로도 사용되면서, 안경테에 대한 구매 다양성도 늘고 있다. 그러면서 사각 형태의 안경테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자포니즘의 시그니처 안경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요인이 생긴 것이다. 최근 트랜드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한국의 경우 어느 나라보다 유행이 빨리 바뀌고 민감하다. 현재 젊은 세대에서는 안경테가 크고 사각인 스타일리쉬한 형태를 선호하고, 노령층에서는 상하길이가 좁고 사이즈가 작은 것을 선호한다. 자포니즘 제품이 이러한 특성을 두루 반영하고 있고, 디자인도 과거의 정형화된 형태에서 탈피해 다양해졌고 기능성도 겸비했다.

하지만 자포니즘의 매력은 변하지 않는 내구성과 심플한 디자인에 있다고 생각한다. 안경테의 금속 컬러도 최대한 본연의 색을 유지하며 자연스러운 코팅 염색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가장 취약할 수 있는 힌지(Hinge; 결합 부분)는 종류도 많고 내구성도 높다. 힌지 스프링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안경 착용감을 좌지우지한다. 일단 썼을 때 착용감이 좋다는 것은 인체공학적으로 잘 설계되고 규격이 정확하다는 의미이다. 자포니즘 안경은 착용 시 완벽한 착용감과 편안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Q4. 한국 시장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홍보해 나갈 예정인가

나라마다 안경에 대한 관점이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점도 있을 것이다. 국내의 안경사나 소비자들은 트랜드에 민감하고 안경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여서 그에 걸맞은 전략을 세워 브랜딩을 해 나갈 계획이다.

자포니즘 브랜드에서 가장 자랑할만한 요소는 역시 탁월한 제품 퀄리티다. 자포니즘 제품은 일본 안경 기술의 정수이자 정밀 기술의 한계를 보여준다. 냉간단조 기법, 유압프레스 기법 등 최고의 안경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자포니즘만의 기술력은 가히 세계 최고라고 할 만하다.

자포니즘 시그니처 제품인 JP시리즈에 사용되는 트로가마이드(TROGAMID) 소재는 자포니즘 기술력과 만나 최상의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트로가마이드는 프론트 두께 볼륨 조절이 용이하고, 아세테이트 대비 강도는 2배, 무게는 반으로 줄여 착용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브랜딩에 있어서 또 중요한 부분은 시장 관리라고 생각한다. 시장 관리는 안경원에게 적절한 수익을 안겨주면서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야 하는 다소 어려운 작업이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총판사가 욕심을 내려놔야 한다. 무조건 안경을 많이 팔기 위해 시장 및 상권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당장에는 매출이 올라도 장기적으로 실패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 관리 영역이다. 보통 수입 안경테는 주문을 받고 물건이 생산돼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데 3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리기도 한다. 안경원에서 주문하면 해당 제품을 받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안경원 자금 흐름에서도 좋지 않고 안경원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분명하다. 하여 지아이비는 대부분의 브랜드 제품을 재고(Stock)로 쌓아놓고 주문이 들어오는 데로 즉각적으로 공급해 하루 이틀안에도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도록 처리하고 있다. 소매 안경원 입장에서는 주문 안경테에 돈이 묶여있지 않고 바로 처리할 수 있고, 손님도 빠르게 안경을 받게 되어 만족도가 올라간다. 이 부분도 브랜드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Q5. 지아이비의 경쟁력과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안경 업계는 워낙 시장이 좁아서 아무리 마케팅을 잘해도 1~2년 안에 실력이 바로 드러나는 곳이다. 그러므로 너무 뒤처져도 안 되지만, 너무 앞서 나가도 안되는 업계의 보수성을 이해해야 한다.

20여년간 하우스 브랜드 안경을 전문적으로 다뤄왔지만, 투자 대비 크게 실패를 하지 않고 운영해왔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브랜드를 마구잡이 식으로 운영하기보다 제대로 된 브랜드 하나를 잘 운영하자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자포니즘이라는 일본 브랜드를 처음 다루게 되었지만, 그만큼 자신이 있는 이유이다.

지아이비는 당장의 매출보다 브랜드 본사와의 장기적인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포니즘이라는 브랜드가 제법 고집이 있는 브랜드임에도 지아이비를 선택한 것은 그동안 어떻게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를 유지하고 키워왔는지를 살펴보면서 확신을 두게 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

한국 시장만의 특수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한국 시장에 맞는 사이즈와 모양을 이해시키면서 본사와 동반자적인 장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실례로 독일 아이씨베를린과는 협업을 통해 한국 왕조(다이너스티) 버전 안경테를 출시했으며 여전히 인기 제품으로 시판 중이다. 안경테 이름도 백제, 가야, 고려, 발해 등으로 지었는데, 독일 브랜드 안경테에 한반도 지도를 새겨 넣어 판매 유통이 되면서 상당한 이슈가 된 바 있다.

안경테가 가볍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안경테 모델명으로 순우리말인 ‘바람’, ‘하늬바람’, ‘산들바람’ 등으로 작명하여 전 세계에 판매도 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자포니즘과도 협업해 한국 버전 시리즈를 디자인하고 출시해 보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지아이비는 현재 20여개의 실용신안특허를 가지고 있고, 지금도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자포니즘과도 단순히 제품 유통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한국을 충분히 이해하고 한국 안경 시장의 저변을 넓혀나가는 구상을 공동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Q6. 자포니즘을 기대하고 있는 안경 업계에 하고 싶은 말

이번에 자포니즘 총판 선정으로 안경 업계에 다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 보고자 한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브랜드에 대한 안경사분들의 관심과 호감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자포니즘 브랜드가 갑자기 많은 사랑을 받기는 어렵겠지만, 조금씩 성과를 만들어 가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브랜드를 알려 나갈 예정이다.

자포니즘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브랜드로 만들어 가는 동시에 경쟁력 있는 새로운 제품을 기획, 디자인해 시장에서 더 높은 브랜드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질리지 않고 편안한 일본 안경 특유의 멋을 홍보해 나갈 예정이며, 제대로 된 제품과 서비스로 안경사분들이 만족할 만한 운영을 해 나고자 하니 많은 응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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