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대급 인구 대이동에 긴장…“호흡기 질환 확산 우려”

이종섭 기자 2024. 2. 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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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역이 지난 4일 기차를 타려는 귀성객과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우한역에서는 이날 날씨의 영향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AFP연합뉴스

중국에서 올해 춘제(春節·설) 연휴(10~17일)를 전후해 연인원 90억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인구 대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겨울철 호흡기 질환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중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할 수 있다며 다중밀집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춘제 연휴 다른 지역으로 이동 계획이 있는 경우 전염병 상황과 관련 부문의 예방·통제 정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에 가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 질환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이동 계획을 미룰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고 CCTV가 5일 보도했다.

보건당국의 권고는 춘제 연휴 인구 대이동에 따른 호흡기 질환 확산 우려에 따른 것이다. 올해 중국 춘제 연휴는 8일이지만 이 시기를 전후해 40일 동안 운영되는 춘제 특별 수송 기간인 춘윈(春運·1월26일~3월5일)에 역대 최대 규모인 연인원 90억명이 고향이나 친지 방문, 여행 등을 위해 지역 간 이동을 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교통당국은 지난달 26일 춘윈이 시작된 이후 지난 3일까지 9일 동안에만 국내 여행·이동객이 17억5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미펑(米鋒) 위건위 대변인은 “현재 춘제 귀성 행렬이 최고조에 달했고 국내 여행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인구의 대규모 이동과 모임은 호흡기 질환의 전파를 가속화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춘제 전후 호흡기 질환은 여전히 일정한 유행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최근 중·동부 지역의 낮은 기온과 눈·비는 대중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내 호흡기 질환은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소폭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연휴를 기점으로 더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천차오(陳操)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연구원은 “현재 코로나19는 낮은 유행 수준과 경미한 증상을 보이지만 최근 사례 보고와 검사 양성률 등이 소폭 증가하고 있다”면서 “춘제 전후 지역 간 인구 이동과 인구 밀집도 증가로 감염자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천 연구원은 다만 전체적인 호흡기 질환은 최근 3주간 감소했으며, 감염자가 가장 많은 유행성 독감은 춘제를 전후해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건위는 춘절 연휴를 전후한 호흡기 질환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특별 예방·통제 작업을 시작했으며, 모든 지역에서 의료·보건 자원과 전문 인력 배치를 조정하고 발열 클리닉 등의 의료인력을 확보해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 만성 기저 질환자 등 취약 계층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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