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모네' 정이랑 "'SNL'부터 영화까지,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죠" (종합) [인터뷰]

연휘선 2024. 2. 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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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다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그 놈의 100세 시대, 길게 보면 저같은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웃으면서 뼈 있는 말을 남긴다. 첫 주연 영화 '아네모네'로 패기를 되찾은 배우 정이랑이다.

정이랑은 5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OSEN을 비롯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영화 '아네모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네모네'는 행방불명된 1등 당첨 로또를 쟁취하기 위한 로또 임자 용자(정이랑 분)의 필사의 추적을 재기 넘치게 담은 작품. 신파와 코미디를 넘나드는 예측불능의 연출과 반전이 난무하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페이소스 짙은 웃픈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하이 텐션으로 끌고 가는 보기 드문 블랙코미디 영화다.

특히 '아네모네'는 코미디쇼 'SNL 코리아' 시리즈의 히로인 정이랑이 거침없이 흑화해 폭주하는 용자 역을 맡은 작품이다. 이로써 정이랑은 2008년 MBC 공채 희극인으로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단독 주연에 임했다. 햇수로 무려 16년 만의 첫 단독 주연 작품이다. 감격할 만 하건만 정작 정이랑은 "이거 하면서 단독 주연, 배우, 첫 주연이라는 말이 어색하고 부담이 돼더라. 연기자가 맡는 것 같다. 어색하고 과분하다"라며 멋쩍어 했다. 이어 "첫 단독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제가 처음과 끝에 나오긴 하지만 나오는 모든 사람이 다 주인공 같다. 각자의 인생과 세계관이 배역들에 명확하게 있다. 그래서 단독주연이라기 보다는 '아네모네'의 용자가 편할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간단하진 않지만 저예산 독립영화 주연으로 찍었는데 대작을 하는 주인공들은 정말 힘들 것 같더라.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저는 맨날 카메오, 단역으로 나오다가 길게 나온 게 처음이었어서 새로웠다. 맨날 주연하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짧게 나온 작품은 '내 것만 하고 가면 된다'라고 생각했다. 내 부분만 잘 녹여들게 하고 내가 나왔을 때 튀지 않게 내 몫은 따먹고 나오자, 전체에서 나만 생각했다. 그런데 '아네모네'에서는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안 쓸 게 하나도 없었다. 소품에서 헤어에서 숨쉬고 눈빛 하나까지. 또 찍고 나서도 홍보도 열심히 해야했다. 어떻게 하면 날 써준 감독님과 제작진께 누가 되지 않게 더 이상을 보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정이랑 잘 썼다'라는 말 들을 수 있게. 이왕 이렇게 된 거 더 알리고 싶었다. 전에는 100중에 1이었다면 이번엔 100중에 300을 해야하는 것 같더라. 그런 마음의 짐과 부담이 많이 있더라"라고 털어놨다.

정하용 감독과 전작 '귀신'에서 호흡했던 정이랑은 "우연히 용자 역을 맡게 됐다"라며 웃었다. 이어 "원래 영화 팀들은 한번 하면 계속 같이 간다고 하더라. 그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 처음에 귀신 용자 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고, 다음 작품이 있다는 말을 듣고 더 신경을 쓴 부분도 있었다. 시나리오를 한번 읽어보라고 하셨을 때 '내가 용자인가?', '왜 읽으라고 했지?'라는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 작품을 읽었을 때 웃긴데 슬프고, 슬픈데 웃고 있고 처음 겪는 느낌을 받았다. 제가 어렸을 때 영화 '색즉시공'을 봤는데 마냥 웃기다가 뒷부분에서 되게 슬픈데 웃긴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여기서도 독립영화, 블랙코미디라고 무겁지도 않고 웃긴지 슬픈지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는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때 누가 연기하든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 어렵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하면 너무 좋겠다 생각했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는데 기왕 내가 하고 싶다고 어필을 해서 따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인생 뭐 있나"라며 웃었다. 

정이랑은 "저는 사실 엄청 현실적으로 하고 싶었다. 남편이 당첨될 복권을 안 샀다고 했을 때 초연해질 것 같더라. 씹어먹을 것처럼 그렇게 안 다닐 것 같더라. 그럴 힘도 안 생기고 영혼이 나갈 것 같고. 적당히 줬다 폈다를 좀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그러면 다른 배우가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하시더라.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연기와 장면, 정이랑 만의 장면을 만들어보자고 해주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제 세계관을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저는 평상시에 '샤이'한 면이 많다. 물론 불같기도 한데, 이걸 불같이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그 세계관을 맞추는 게 어렵고 힘도 들었다. 그래서 장면을 봤을 때 감독님이 그렇게 에너지를 쏟게, 씹어먹을 듯이 해주시는 이유를 알겠더라. 그래서 못보던 표정들, 안 본 동작들이 나와서 더 매력있게 다가갈 것 같다. 한편으로는 호불호도 있을 것 같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극 중 남편 성진 역의 배우 박성진과 호흡은 어땠을까. 정이랑은 "워낙 야무진 친구다. 제 이야기도 마음의 문을 열고 잘 받아들여줬다. 무조건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호흡을 맞추려고 한강을 많이 걸었다. 각자 연습해서 만나는 게 아니라 촬영 몇 달 전부터 대본을 달달 외워야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면서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툭하고 탁하면 나올 수 있게 많이 대사를 맞춰봤다. 서서 연습하면 몸이 굳어서 계속 걷고 뛰면서 용산에서 이태원까지 한강 근처로 종로 한바퀴를 몇번을 돌면서 맞춰봤다. 서로 의지도 되고"라며 웃었다. 

그는 "감독님 디렉팅이 워낙에 디테일했다. 눈 깜빡이는 것, 호흡까지 디렉팅이 있었다. 저한테 만큼은 조금 더 특히 그랬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하고는 의논을 하면서 하셨는데 저한테는 유독 '이렇게 해'라는 게 있으셨다. '왜 이러실까?' 궁금했는데 나웆에 모니터를 하고 보니까 이유가 있었다 싶었다. 저도 호흡을 맞추기 위해 한 게 부족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생지옥이었다"라며 웃은 정이랑은 "앞, 뒤에서 감독님 욕을 많이 했다. 오죽하면 '번개를 맞으면 좀 나으려나? 내가 번개 맞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이게 뭐라고 더 큰 작품도 하는데라는 생각에 훈련도 많이 됐다. 그동안 안일하게 살았는데 감독님이 조금 더 패기있게 하라고 하더라. 흐리멍텅하게 연기하지 말고. 앞으로 내가 연기할 때도 나를 다잡게 됐다"라고 말했다. 

정이랑은 "다 힘들었다"라고 혀를 내두르며 "남편이 복권을 안 샀다고 해서 눈이 돌아서 팔팔 뛰는 그림이 있는데 오랑우탄처럼 이상하게 엇박자로 뛰어보라고 하시더라. 그걸 방바닥에서 하는데 계속 미끄럽더라. 양말 발바닥에 구멍을 내서 맨발이 닿게 만들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했다. 다행히 안 미끄럽게 스텝이 맞춰졌는데 그렇게까지 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며 웃었다. 

또한 "트럭에서 남편을 쫓다가 남편을 놓친다. 트럭에 내 몸을 싣고 초연하게 있는 장면이 있는데 '아무 생각 하지 마'라고 하시더라. 그냥 가만히, 영혼을 '무'에 있어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정말 아무 생각도 안 했더니 화면에서 볼 때는 관객들이 각자의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더라. 그래서 그렇게 얘기하셨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아련해보이기도 하고, 측은감이 생기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기억에 남고 좋은 장면이었다"라고 평했다. 

정이랑은 "어렸을 때 어마어마한 꿈들 많이 꿨다. 호랑이가 나를 덮치고, 알을 낳고. 해몽 책을 보면 '돈'에 관한 거라고 해서 복권을 사면 5천원, '한 번 더' 정도였다. 그 뒤로는 그냥 좋은 꿈의 기운을 하루에 쏟으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목돈이 생겨서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아파서 계속 누워 있었다. 좋은 데를 가서 좋은 걸 먹어도 아프니까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자연재해 당한 것처럼 우주에서 나는 티끌만한 존재라는 걸 느꼈다. 돈도 좋고 행운도 좋지만 일단 건강해야지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 공짜로 들어온 돈이라 물건에 확 쓰기보다는 남겨둬서 좋은 일을 해서 감사패를 하나 받아두고, 땅을 사서 건물 하나 지어서 양로원 만들고 좋게 남는 일을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 찍으면서는 1등 당첨을 상상하지 않고 싶었다. 희망적인 생각을 안 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실제 제가 그런 상황이면 처음엔 초연할 것 같았다"라면서도 "제가 저라면 안 내놓으니까 믿어볼 수도 있고, 차근차근 행보를 잘 살펴서 잡아냈을 것 같다. 대놓고 용자는 씹고씹고 추구에 추궁인데 저는 초연하게 두고 차분하게 파악을 해서 차분하게 인정을 하거나 차분하게 잡거나 실제 저라면 그랬을 것 같다. 화의 화를 다 모아서 쏴붙여주자라는 모든 사람을 대변해서 대신 화내주자는 게 있었다. 욕 대신 해주듯이"라고 했다. 

남편에게 영화를 보여줬다는 그는 "남편이 냉정하게 말하는 편이다. 훈수를 두는데 처음부터 이번 작품은 끝까지 칭찬에 칭찬을 해주더라. '여보가 최고야'라고 해줘서 자존감이 올라갔다. 내가 자화상을 잃는 것 같더라.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어지더라. 그러고 현실에 맞닥뜨리긴 했지만 연기하는 사람들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니까"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정이랑에게 '아네모네'는 어떤 지점에 있는 작품일까. 그는 "이제 100세 시대이지 않나. 연기를 얼마나 더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저는 이제 한 계단 밟은 거다. 또 단역도 하고 카메오도 하고 다시 돌아갈 거다. 주연했다고 제가 정상에 선 것도, 다섯계단 밟은 것도 아니고. 죽을 때까지 연기한다고 했을 때 100걸음 중 한 두 개를 밟은 거다. 이렇게 하다가 카메오가 흐지부지 지나갈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닌 거다"라며 겸손을 표했다. 

그는 "살면서 이런 칭찬 들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칭찬을 많이 들었는데 아는 사람이라 그런 것 같다. 냉정한 판단도 개봉을 하면 듣고 싶기도 하다. 분명히 있을 거다. 그것 때문에 주변에서 칭찬한다고 으쓱할 필요도 없고 평점을 기대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마음의 준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게 과정 중에 하나라고 초연하게 준비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그런 정이랑은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각인되고 싶을까. 그는 "어느 때는 뛰기도 해야 하지 않겠나. 20대 초반에 연기를 가늘고 길게 하고 싶다고 했는데 가늘어도 너무 가늘고 이렇다 할 게 없으니까 물리기도 한다. 작게나마 재미있는 역할 하면서 힘든 일도 겪어보고 신경도 확 써보고 줬다폈다가 돼야지, 가늘고 길게 안 하려고 한다. 열심히 재미있게 사는데 터트리고 안 되면 머물다가도 또 터트리고 뛰었다 걸었다 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나아가 그는 "솔직한 말로는 욕쟁이 아줌마, 이런 까불거리는 캐리터도 있어서 다행인데 뭐든지 없어서 못하기 때문에 다 하고 싶다. 그 중에서도 진짜 하고 싶은 건 '네 멋대로 해라'에서 양동근 오빠가 같은 캐릭터 해보고 싶다. 숨쉬듯이 말하고 숨쉬듯이 살아가는 그런 거, 아무것도 없이. '아네모네'에서 트럭 위에 있는 용자 같은 거다. 그런 걸 안 해봐서 그렇다. 물론 까불거리는 것도 너무 자신 있고 없어서 못하지만 초연하게 생활하듯이 하는 연기는 안 해봤기 때문에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도전해보고 싶다.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이랑은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저는 다 손잡는다"라면서도 "홍상수 감독님 영화 해보고 싶다. 정말 말하는 대로 대본을 쓰신다고 들었다. 그리고 '해피 버스 데이' 감독님 작품도 너무 좋았다. '세 자매'도 너무 재미있게 봤다. 장윤주 씨한테 말했다.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그 역할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감독님이며 배우들 연기며 너무 반했다"라며 엄지를 들었다. 

또한 "지금 내려놨다. 쓴소리도 있을 텐데 내려놓지 않은며 멘탈이 못 견디지 않을까 싶더라. 잘되면 감사한 거고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작업에 최선을 다했고 끝나고 나서도 새벽기도 다니면서 기도도 했고 알리려고 열심히 노력도 했다. 해야 할 건 다 했다. 내려놨다"라며 웃었다. 

평소 강한 역을 많이 해온 정이랑, 쉴 때는 어떻게 보낼까. 그는 "남편한테 허락을 받고 혼자 솔로처럼 여행을 간다. 둘째 전까진 혼자 많이 갔다. 둘째 낳고 나서는 친구들하고 간다. 세상 편한 친구들. 막 욕하고 널브러져도 이해되는 친구들이다. 애들이 커서 애들하고도 여행을 가는데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놀다 온다. 그러고 오면 리프레시가 돼서 육아와 가정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차기작도 전과 다른 결을 보여주려고 준비 중인 정이랑. 'SNL 시즌5'에 합류한 정이랑은 "전 시즌에 조금 힘들었던 게 배역에 있어서 정우성님 나왔을 때 이런 역할 했으면 좋았을 텐데 옆에서 숨만 쉬는 역할 했을 때도 많고 역할과 분량 떄문에 소용돌이 칠 때가 많다. 웃기려고 했을 때 안 됐을 때 여파가 많이 남는다. 제가 인생에 살아가는데 다 필요 없더라. 짤이 제 씬이 남아서 짤만 보는 사람들은 정이랑 호평이 있으니까 여기서 시즌에서 한 게 하나도 없는데  또 다른 행운이 어떻게 올지 모른다. 반드시 어딘 가에는 좋은 행운이 있고, 저를 빛나게 할 뭔가가 반드시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컸다. 막연하게 '내가 세계로 뻗어나가야지'라고 꿈을 크게 가졌다"는 그는 "대학로에서 전단지 돌릴 때에도 방송에서 MC를 해야지. 영화를 하면 주인공을 해야지. 상도 타야지. 꿈을 크게 가졌더니 중간을 못 가도 그 언저리까지는 가더라. 그래도 내 안에 목표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건 있다. 그런데 영화, 에능, 드라마, 개그랑 하나도 맞는 게 없지만 '그 놈의 100세 시대' 살 때에 저같은 캐릭터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더불어 "항상 하나만 하고 일관되는 패턴이 있는 분들이 있는 반면 나는 장벽이 있겠지만 '예능하니까 예능도 하고, 영화도 자연스럽게 잘 하네, 같은 사람이라고?'라는 말이 듣고 싶다. 아직 제 능력에 한계치가 있지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제작부장님이 좋은 캐릭터가 있는 게 복이라고 하시더라. 치고 가서 틈새를 공략해야 한다고. 다 도전하고 싶다. 주어진 역할을 무던하게 하고 싶다. 매치가 안 되는 데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사람이 제가 됐으면 좋겠다. 여태까진 없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용자를 'SNL'에서도 하고 싶었다. '위켄드 업데이트'에 용자 캐릭터가 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먹히진 않았다. 감독님께 누가 되진 않을까 싶더라"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이랑은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초저예산에 열심히 만든 영화인데 '독립영화'라는 선입견과 제가 영화 쪽으로 인지도가 없다 보니 흥미가 안 갈 수도 있다. 저같아도 대형 영화가 있으면 일단 시선은 큰 영화로 갈 것 같다. 그렇기엔 저희가 아주 똘똘하게 만들었다. 선택은 관객 분들이 하시겠지만 부끄럽지 않다. 장벽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보고 싶어도 상영관이 없거나 시간대가 안 좋기도 하더라. 그래서 억울한 면도 있지만 조금 더 많이 노출되고, 노출된 만큼 사람들이 마음껏 볼 수 있게 창구도 열리면 좋겠다. 독립영화 안에서 저희끼리만 알고 끝내기엔 너무 아쉽고 다들 많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웃긴데 슬프고 이상해,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걸 '웃프다'고 하더라. 이상한 감정 뭐지? 내가 재미있게 본 건가 재미없게 본 건가. 잠자면서 생각나는. 한번 더 봐도 돈 아깝지 않은 그런 영화인데.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인디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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