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투어', 여행 예능의 '맛있는 녀석들'을 기대하게 되는 이유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2024. 2. 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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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사진제공=채널S, SK브로드밴드

채널S '니돈내산 독박투어'(이하 '독박투어')가 최근 예능 중 돋보인다.

현재 시즌2를 방송 중인 '독박투어'는 개그맨 김대희 김준호 장동민 유세윤 홍인규가 해외로 함께 나가는 여행 예능이다. 여행의 모든 과정을 복불복 게임을 통해 출연자의 사비로 결제하는 방식이 색달라서 흥미롭다. 

복불복 게임 방식은 다른 예능들에서도 종종 차용되는데 자신이 걸리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과정이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독박투어'는 멤버들이 짓궂기로는 극강인 개그맨들인데 서로 오랜 절친 사이이기까지 하다. 게임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한 사투(?)가 일반적인 방송용 약속 대련을 넘어 독하기 이를 데 없는 바람에 재미면에서 다른 복불복 예능을 압도한다.

지난해 6월 파일럿이 방송된 후 시청률이 1%(이하 닐슨코리아)를 넘는 등 반응이 심상치 않자 정규로 편성돼 시즌1 12부작을 9월부터 12월까지 방송했다. 바로 이어 지난 1월부터 다시 시즌2가 방송에 한창이다.   

사진제공=채널S, SK브로드밴드

시작한 지 1년도 안 됐지만 벌써 베트남, 대만, 태국, 싱가포르, 라오스, 호주, 홍콩 말레이시아를 거칠 만큼 활발하게 제작돼 방송 중이다. 항공권만 제작진이 제공하고 멤버들이 자신의 돈으로 각종 여행 경비를 내는데 처음에는 숙소나 식사비. 교통비, 액티비티 이용료나 명소 입장료를 게임으로 결정했다.

이후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수영복이나 레저 용품, 나아가 여행 중 눈에 띈 정력제나 보약 구매까지 다양한 지출 거리들을 개발해 게임에 채택하고 있다. 게임에 져서 혼자 돈을 다 내는 멤버를 독박자라 칭하는데 각 여행마다 누가 최다 독박자가 되는지도 관심을 끈다.

케이블 채널의 예능들은 과거에 비해 많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나 종편, 그리고 케이블이기는 하지만 예외적으로 메이저인 tvN에 비하면 대중들에게 여전히 마이너하게 인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도 '독박투어'는 근래 시작된 그 어떤 메이저 방송사들의 예능보다도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사진제공=채널S, SK브로드밴드​

그래서 '독박투어'는 '맛있는 녀석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맛있는 녀석들'은 '나는 자연인이다'와 함께 케이블 채널이 배출한 국민 예능이다. 최고 정점이던 5년차 기준으로 10개가 넘는 채널에서 하루에 30회 이상 재방송이 될 만큼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TV 채널을 돌리면 언제라도 어떤 채널에선가는 '맛있는 녀석들'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독박투어'는 현재 메인인 채널 S를 비롯, 채널S 플러스, MBN, 라이프타임, OBS 등에서 방송됐거나 방송 중인데 케이블채널을 돌려 보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일이 점차 더 빈번해지고 있다. 방송 시작 반년 만에 이 정도면, 대중의 관심 확대가 좀 더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에 '맛있는 녀석들'처럼 대중에게 폭넓게 보편적인 케이블 예능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독박투어'에서 여행 예능의 '맛있는 녀석들'이 될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는 이유는 두 프로그램에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맛있는 녀석들'은 멤버들이 소개하는 음식을 '찐'으로 먹는 분위기가 대중적인 인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1기 유민상 김준현 문세윤 김민경 네 멤버는 항상 진심으로 음식을 즐기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진제공=채널S, SK브로드밴드

'독박투어'도 '찐'이 넘치는 예능이다. 사비로 여행 경비를 내야 한다는 포맷 자체가 출연자들의 간절함을 진심으로 느끼게 만드는 데다, 멤버들이 복불복 게임에서 보여주는 생생한 승부욕이 방송 내용을 설정 아닌 리얼로 느껴지게 만든다. 예능에서 진실스러움은 재미의 순도를 높여주고 프로그램이 폭넓은 관심을 받도록 기여한다.
그래서 많은 토크쇼에서 출연자의 작품 속 캐릭터도 진지하게 다루지만 흥미를 유발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실제 자연인으로서의 에피소드들을 주로 다루는 일이 많다. 버라이어티에서도 출연자들을 괴롭혀(?) 웃음을 유도할 때 '실제로 힘들어 보인다'라고 시청자가 느낄 경우 재미는 증폭된다. '1박2일'이 국민 예능으로 자리 잡게 된 과정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독박투어'와 '맛있는 녀석들'이 다른 부분들도 많다. 하지만 리얼을 표방하면서도 설정과 대본 느낌이 더 강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독박투어'처럼 멤버들이 '찐'으로 신나고 재미있어하는 예능을 만나는 일은 반갑고, 진실스러움을 앞서 경험한 '맛있는 녀석들'이 떠오르는 것도 크게 이상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래서 '독박투어'가 더 성장해 여행 예능의 '맛있는 녀석들'로까지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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