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뒤덮인 배전함… 火나면 속수무책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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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관련 화재 738건 달하는데 관리 無 지적
한국전력공사 “정기 점검 통해 미관 개선 중”
“불이라도 나면 어쩌려고…먼지와 쓰레기로 뒤덮힌 배전함 관리는 아무도 안 하나요?”
4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매산로 1가 일대. 버려진 쓰레기들 사이로 배전함 3개가 눈에 띄었다. 바로 옆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비웃듯 배전함 위엔 낡은 나무 빗자루와 커피가 남아있는 플라스틱 컵, 상자 등이 놓여 있었다. 또 자물쇠로 잠긴 배전함 문은 누군가 강제로 여닫기를 반복한 듯 너덜너덜해진 지 오래였다. 이로 인해 벌어진 배전함 틈 사이로 언제든 비나 먼지가 들어갈 수 있어 합선 등으로 인한 화재 위험 가능성도 농후해 보였다.
같은 날 안산시 상록구 이동의 상황도 비슷했다. 배전함 주변엔 담배꽁초가 수북하게 쌓여 있고 생활 쓰레기를 담은 종량제 봉투까지 나뒹굴고 있었다. 쓰레기가 쌓인 탓에 지나가는 시민들은 이곳이 쓰레기장인 양 플라스틱 컵부터 종이까지 아무렇지 않게 버리고 지나갔다. 이곳 주민 박희재(가명·32)씨는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쓰레기를 몰래 버리기도 하고 옆에서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버리고 가기도 한다”며 “전기 시설이 다 들어가 있는 배전함이 저렇게 관리가 안되는데 불이라도 날까 봐 조마조마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경기지역 전기를 공급하는 설비를 모아둔 배전함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전선 등 전기 시설이 모인 배전함은 방치될 경우 화재 발생 위험이 높고, 주변 쓰레기 등은 불쏘시개 역할을 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날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배전함은 전선 등 각종 전기 공급 설비를 보관하는 상자다. 이 같은 배전함은 경기도에 총 2만6천987개가 설치돼 있다.
배전함은 내부로 먼지나 이물질이 유입될 경우 화재 위험이 높아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실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 도내 배전함 화재 건수는 총 738건으로, 매년 100건 이상의 화재가 배전함에서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배전함이 방치돼 있는 건 관리 주체가 이원화돼 있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배전함 주변에 방치된 쓰레기 수거는 지자체가 맡고 있지만, 배전함 자체에 대한 관리는 한국전력공사가 담당한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배전함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지자체에서 수거하긴 하지만 배전함 관리는 한국전력공사에서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현장 점검을 통해 미관을 저해하거나 관리가 안 된 지상기기를 찾아내고 있다”며 “배전함 외부에 광고물 부착 방지 작업 등을 통해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황아현 기자 1cor1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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