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반짝이는 아이스하키 공처럼 넘어져도 일어나는 선수처럼

이솔빈 2024. 2. 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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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네번의 계절이 지나가고 그 계절마다 새겨지는 기억과 같습니다.

우연이든, 우연이 아니었든 우리는 사계절 중 한 계절이 익어가는 사이에 만나 살포시 내리는 눈을 함께 맞고 내리쬐는 햇볕을 함께 한 몸에 받았습니다.

또 몇 번의 사계절이 돌아가고 세상이 하얗게 물드는 날이면 아팠던 기억보다는 이곳에서 나눴던 미소와 따뜻한 마음이 우리의 가슴을 채울 것이라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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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솔빈 강원2024 자원봉사자·강일여고 졸업·강릉원주대 입학 예정

삶이란 네번의 계절이 지나가고 그 계절마다 새겨지는 기억과 같습니다. 우연이든, 우연이 아니었든 우리는 사계절 중 한 계절이 익어가는 사이에 만나 살포시 내리는 눈을 함께 맞고 내리쬐는 햇볕을 함께 한 몸에 받았습니다.

숫자로 입력된 예상되는 날씨의 기온은 끝없이 마이너스가 되어가도 경기를 보러와 준 사람, 수월한 경기 진행을 위해 기꺼이 일하던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누군가를 응원하고 존경하고 따뜻한 눈으로 지켜봤습니다. 그 마음만큼은 누구도 마이너스가 될 수 없었던 2주였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봉사한 강릉 하키센터에서 경기를 기다리며 잠시 쉬어가시던 많은 사람을 뵙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활기차게 걸어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의 세상을 그려내던 아이들의 자그마한 손, 자신의 원동력인 자식들을 떠올리며 예쁜 선물을 두손 가득 걸고 흐뭇하게 웃으시던 부모님들의 나지막한 웃음소리, 옛 시절을 추억하며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하나의 감동을 만들어 내던 어르신들의 눈빛이 모여 빛났습니다. 수많은 별이 뜬 밤하늘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비록 과정에서 힘들고 지쳤던 순간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또 몇 번의 사계절이 돌아가고 세상이 하얗게 물드는 날이면 아팠던 기억보다는 이곳에서 나눴던 미소와 따뜻한 마음이 우리의 가슴을 채울 것이라는 사실을요.

하키 경기장 안에서 날아다니는 공은 빙판 위에서 끝없이 미끄러지며 움직였습니다. 공에 타격을 가하면 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지만, 사실 아주 세게 치지 않아도 공은 천천히 움직일 수 있고 때로는 이러한 속도도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새해가 시작되고 모든 일이 끝맺음 지어지기 바쁜 겨울 어느 날에 우리가 스스로 정체되어 있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은 작은 하루 속에서도 조금씩 나아가고, 움직이고 있고, 때로는 이 사실이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봉사를 하면서 나누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사람들의 작은 행동과 말들에 크나큰 감동을 받고는 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때가 생각보다 많을 수 있음을, 그래서 밝아오는 하루에 의미 없는 시간은 단 하나도 없음을 되새길 수 있었던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곧 낯선 바람에 맞서 나아가기 위해 출발의 신호탄을 기다리는 저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이번 봉사는 위태로운 빙판 위에서 넘어지는 일쯤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금방 일어서서 나아가는 선수들의 끈기와, 작은 마음을 모아 큰 뜻을 이뤄내는 뜻깊은 배움을 주었습니다. 그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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