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이면 이재명 공천 못받아”···정말 그럴까?

조문희 기자 2024. 2. 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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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신 4대 악·4대 부적격 비리 기준 보면
이재명 대표, 공천 배제 대상에 해당 안 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2.01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기준을 적용하면 공천을 받을 수 없을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이 대표 혐의로 “공금 법인카드 횡령, 만취 음주운전, 혐오욕설,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 토착비리, 성남FC뇌물, 거짓말로 인한 선거법 위반 등”을 열거하며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같은 분이 공천을 신청했다면 절대로 공천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천 기준이 민주당 대비 촘촘하고 엄정하다는 의미다.

정말 그럴까.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신 4대 악’과 ‘4대 부적격 비리’ (해당자)에 대해, 사면·복권된 경우에도 공천을 원천 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4대 악은 성폭력 및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 폭력, 마약 범죄이며, 4대 부적격 비리는 배우자·자녀 입시비리, 배우자·자녀 채용비리, 본인·자녀 병역비리, 본인·자녀 국적비리를 뜻한다.

장 사무총장에 따르면 “국민적 지탄을 받는 범죄”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성범죄 및 몰카·스토킹 등 여성 대상 범죄, 아동 학대, 아동 대상 폭력 등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거나 살인·강도 등 강력 범죄, 뇌물, 불법 정치자금 수수, 경선 금품 살포 등 부정행위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다. 확정판결로 기준을 삼는 게 원칙이나, 뇌물 등 일부 범죄는 공천 신청 당시 하급심에서 벌금 이상 판결만 나와도 공천에서 배제된다. 음주운전의 경우 선거일 기준 20년 이내 3회 이상, 10년 이내 2회 이상, 윤창호법 시행(2018년 12월18일) 이후는 1회만 저질렀어도 공천 배제 대상이다.

그런데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제시한 이 기준에 걸리지 않는다. 먼저 전과를 보면 이 대표는 공무원 사칭·무고 혐의로 지난 2003년 벌금형을 받았다. 2004년엔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형이 선고됐고, 2010년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음주운전을 빼면 국민의힘 공천 배제 기준에 해당하는 것이 없다. 음주운전 경력도 20년 전 단 한 번이어서 ‘20년 이내 3회 이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장동 등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뇌물, 이해충돌방지법과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 기소로 이어졌으나 1심 재판조차 마무리되지 않아 국민의힘 기준에서도 문제삼기 어렵다.

물론 국민의힘이 열거하지 않은 부적격 기준을 추가 적용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발표에서 “부적격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나중에 문제가 되는 객관적 자료가 있으면 도덕적 평가 등에서 (심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이 대표에게 최저점을 줘서 공천 탈락을 유도할 수도 있다.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평가 때 당 기여도 항목 평가자로 윤재옥 원내대표와 함께 참여한다. 다만 당 기여도 항목은 심사 전체 100점 만점 중 15점 비중이어서 이 점수가 탈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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