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생산 3분기째 증가…'반도체 빼니' 3분기 연속 감소

민경락 2024. 2. 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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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상반기 침체했던 제조업 생산이 빠르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업종은 오히려 생산이 3분기 연속 줄어들면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부진이 누적되고 있다.

전기차 재고 조정에 따른 이차전지 생산 감소, 자동차 부품사 파업 등도 지난해 2분기 이후 반도체와 나머지 제조업 업종 간 온도 차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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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화학제품·이차전지 등 부진 영향…"반도체와 나머지 업종 간 온도차 커"
작년 12월 72개 광공업 업종 중 51개 생산 감소…생산확산지수 연중 '최저'
제주반도체의 반도체 해외 공장 주문 생산 모습 [제주반도체 제공]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상반기 침체했던 제조업 생산이 빠르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업종은 오히려 생산이 3분기 연속 줄어들면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부진이 누적되고 있다.

지표상 경기 회복세는 뚜렷하지만 체감 경기가 여전히 냉랭한 것도 반도체 중심의 '나 홀로 성장'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전 분기보다 1.6% 상승했다.

제조업 생산은 2022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째 증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 하역 작업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은 엔데믹 이후에도 부진이 거듭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보다 0.9% 감소했다.

2022년 2∼4분기 3분기 연속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1분기 반짝 증가(1.2%)했지만 2분기부터 다시 3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작년 1분기까지 부진했다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2분기 이후 생산 증가세가 확연한 전체 제조업 생산과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다.

수출 감소로 인한 화장품 등 화학제품 생산 위축, 1월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에 따른 생산 지연 등이 지난해 12월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정부는 분석했다.

전기차 재고 조정에 따른 이차전지 생산 감소, 자동차 부품사 파업 등도 지난해 2분기 이후 반도체와 나머지 제조업 업종 간 온도 차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글로벌 고금리 긴축 기조, 중국·유럽 등의 더딘 경기 회복세 등이 반도체 외 일부 상품의 교역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제조업 생산을 제약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5월 소규모 제조업 공장 밀집 지역인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전신주에 인력수급업체 전단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업종의 부진은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확산지수에도 드러난다. 생산확산지수는 생산 증가·감소 업종 수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50 미만이면 감소 업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72개 광공업 업종 중 전달보다 생산이 증가하거나 비슷한 업종은 21개에 그쳤다.

반면 생산 증가·보합 업종 수의 2배가 넘는 51개 업종의 생산이 전달보다 감소하면서 생산확산지수는 27.8로 내려앉았다. 전달(43.8)에 이어 두 달째 생산 증가업종 수가 감소업종 수에 못 미쳤다. 반도체 불황으로 제조업 부진이 극심했던 2022년 12월(15.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 중심으로 제조업 회복세가 가시화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반도체에 편중된 제조업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라 한국 경제의 희비가 갈리며 휘청이는 점도 구조적 개선 노력이 시급한 이유로 들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전기차 산업 등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은 기술 격차를 벌릴 필요가 있다"라며 "기업이 신산업을 발굴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 자본 집약적 산업인 반도체 제조업은 높은 부가가치에도 고용 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실제로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증가세지만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째 줄고 있다.

최근 반도체가 경기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음에도 가계 소득 증가, 내수 회복 등 체감 경기 개선이 답보 중인 것도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생산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나머지 제조업은 부진이 누적되는 모습"이라며 "체감 경기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표] 제조업·'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지수 증감률

(전년비·%·계절조정지수)

※ 출처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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