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작' '재벌X형사' '닥터슬럼프' 반응은…박터지는 금토일 안방극장 [N초점]

윤효정 기자 2024. 2. 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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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세작 포스터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금토드라마, 토일드라마 신작들이 동시기에 공개되면서 주말 밤 안방극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KBS 2TV '고려거란전쟁'이 부동의 시청층을 꽉 잡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시작한 세 드라마는 각각의 뚜렷한 장점을 드러내고 있다. '세작'은 사극만의 극적인 서사와 감정선을, '재벌X형사'는 SBS 금토극 특유의 흥행 공식에 따른 재미를, '닥터슬럼프'는 공감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이름값 하는 조정석 신세경 그리고 최대훈 손현주 연기차력쇼 '세작'

지난 1월21일 시작한 tvN 토일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극본 김선덕/연출 조남국)은 높은 자리에 있지만 마음은 비천한 임금 이인과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세작(첩자)이 된 여인의 잔혹한 운명을 그린 이야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남장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사례가 적지 않았기에 기대감과 기시감을 동시에 자아냈던 '세작'은 보다 더 묵직하면서도 깊은 감정선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여성임에도 신분에 제한없는 자유로운 삶을 꿈 꾼 희수(신세경 분)는 끊임없이 역모의 주모자로 의심을 받는 비운의 대군 이인(조정석 분)과의 특별한 만남을 직감했으나, 이들의 운명의 소용돌이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충심이 역심으로 비치는 수모 속에서 결국 불명예스러운 왕좌에 오른 이인, 그리고 역모에 휘말려 가족과 친우를 잃고 마는 희수.

'세작'은 벼랑 끝에 내몰린 두 사람의 이야기를 서사를 탄탄하게 쌓아올리며 전반부를 시작했다. 특히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 것은 배우들의 열연. 조정석과 신세경은 극한의 상황을 겪는 인물의 감정을 그리며 제 몫을 해냈다. 동생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느끼는 불신 그리고 위협받는 왕권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왕을 연기한 최대훈, 이들과 함께 조정에 부는 피바람의 희생양이 되기로 결심한 손현주의 연기는 보는 이들의 감정을 극한으로 끌어 올리며 '세작' 초반부에 힘을 실었다.

'세작'은 1회 4.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해 2회와 3회 3%대로 주춤하더니 극중 인물들의 감정이 최고조에 이른 4회에서 6.0%로 껑충 뛰어올랐다. TV 시청률뿐만 아니라 다시보기를 할 수 있는 플랫폼 넷플릭스에서는 비영어부문 글로벌 차트 톱10에 오르며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호성적을 이끌어내고 있다.

JTBC 닥터슬럼프 포스터

◇ 공감, 설렘 안기는 박신혜x박형식 로코 '닥터 슬럼프'

배우 박신혜가 결혼, 출산 이후 복귀작으로 선택하며 주목받은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슬럼프'(극본 백선우/연출 오현종)는 '세작'보다 한 주 늦은 지난 1월27일부터 시청자와 만났다. '닥터 슬럼프'는 백억 대 소송과 번아웃, 각자의 이유로 인생 최대 슬럼프에 빠진 의사들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박신혜 박형식이 '상속자들' 이후로 오랜만에 만나 '로코' 호흡을 맞추고 있다.

공감과 설렘이 적절한 조합으로 교차한 '닥터 슬럼프'였다. '망한 인생'의 두 청춘남녀의 사연으로 시작했다. 격무와 상사의 괴롭힘 속에서 건강,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의사 남하늘(박신혜 분), '스타 의사'였지만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의료사고로 빚더미에 오른 여정우(박형식 분)가 맞닥뜨린 인생의 바닥이 1, 2회에서 그려졌다.

극적인 설정의 특별한 사례임에도 번아웃과 슬럼프라는 소재는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게 그려졌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의 풋풋하고 치열했던 학창시절 서사와 '첫사랑' 복선이 더해졌다. 무기력한 삶 속에서 다시 만난 '사랑'은 이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할까. 서로가 의지해 함께 헤쳐나갈 앞날이 예고된 바, 둘의 케미스트리와 '로코' 호흡이 중요한 포인트다.

'닥터 슬럼프'는 4.1%로 출발해 2회는 소폭 상승한 5.1%를 기록했다. 다시보기가 제공되는 넷플릭스 최신 주간차트((1월22~28일)에서 국내 톱 시리즈 1위에 올랐고, 비영어 부문에서도 9위를 차지했다.

SBS 재벌x형사 포스터

◇ 쉽고 통쾌한 '아는 맛' 안보현 박지현의 공조 '재벌X형사'

지난 1월26일 베일을 벗은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극본 김바다/연출 김재홍)도 순항 중이다. '열혈사제' '천원짜리 변호사' '원더우먼' '모범택시' 등을 선보이며 흥행 보장 시간대로 불렸던 SBS 금토극이지만, 전작 '마이데몬'에서 3%대 시청률로 주춤했다. '재벌X형사'는 1회 5.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2회 6.9%로 상승하면서 첫주만에 전작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제벌X형사'는 '아는 맛'이다. 철부지 재벌3세가 강력팀 형사가 되어 보여주는 '돈에는 돈, 빽에는 빽' FLEX 수사기. 사이다 캐릭터가 선사하는 통쾌한 대리만족 재미. SBS 금토드라마에서 주로 선보여 흥행에 성공했던 공식이 이번에도 통하고 있다.

그동안 경찰을 주요 캐릭터로한 수사극은 많았지만 '재벌X형사'는 '경찰 아닌 경찰'이 등장하며 새로운 재미를 안기고 있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수색영장이 없어서, 1% VIP 고객이 아니어서 수사가 어려웠던 '접근금지' 공간과 그들만의 카르텔. '철부지 형사'가 프리패스로 뚫고 수사하는 시원시원한 과정이 대리만족 재미를 안기고 있다.

안보현은 '똘기' 가득하고 능글맞은 재벌의 옷을 입고 새로운 캐릭터와 연기를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다. 박지현도 기존의 '예쁜' 캐릭터가 아닌 거친 캐릭터와 액션 연기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달라도 너무 다른 '혐관'(혐오 관계)의 재벌과 형사가 공조를 하면서 성장극의 재미도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 신작 드라마 모두 완전히 다른 장르와 관전 포인트가 있는 작품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저마다의 매력을 무기로 매회 시청률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성적과 평가가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방송가의 관심이 모인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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