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재건축 왕좌의 전쟁… 최고 부촌 '화룡점정' 단지 잡아라
재건축 사업장 21곳 모여있어
새 아파트 2만가구 공급 예정
메이플자이 분양 첫 테이프
'로또 청약' 수억원 차익 기대
'대장주' 디에이치클래스트
사업비 10조…단지 내 레고랜드
신반포2차 전 가구 한강조망
추가 분담금 1억~2억원 예상
'별들의 전쟁.'
서울 서초구 반포권역(반포동·잠원동)은 2000년대 중반 서울 최고급 주거지로 발돋움했다. 2009년 반포자이(옛 주공3단지)와 래미안퍼스티지(옛 주공2단지), 2016년 아크로리버파크(옛 신반포1차), 2023년 래미안원베일리(옛 신반포3차·경남) 등이 줄줄이 들어서며 최고가 아파트 단지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반포 지역 폭발력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판단한다. 이미 존재하는 고급 아파트촌에 차세대 대표 주자인 반포주공1단지뿐만 아니라 소규모 재건축 단지까지 새 아파트로 줄줄이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포권역의 2세대 전환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메이플자이를 필두로 올해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반포권 내 단지는 꽤 많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권역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 사업장은 모두 21곳으로 이를 통해 들어설 새 아파트는 1만9397가구에 달한다. 잠원 동아아파트 등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도 있어 이들을 합치면 2만가구 이상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압구정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까지 반포 위상을 넘볼 수 있는 지역은 별로 없다. 이 지역 '왕좌'를 노리는 단지들도 내세우는 장점이 제각각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특징을 꼼꼼하게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스카이브리지 내세운 메이플자이
신반포4지구 재건축 사업으로 지어지는 '메이플자이'는 예전부터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 래미안원베일리와 함께 '반포 대장주'로 거론되던 단지다. 지상 최고 35층, 29개동, 3307가구로 지어진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단지 남측 반포자이와 함께 거대한 '자이타운'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2월 6일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꽤 높다. 주변 아파트 전용면적 59㎡가 23억~29억원대에 거래되는데 분양가상한제 영향으로 17억원대에 공급돼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청약에서는 소형 평형인 전용 43㎡, 49㎡, 59㎡ 세 가지 유형으로 162가구가 공급된다.
메이플자이의 가장 큰 특징은 단지 내 2개동 옥상을 연결하는 스카이브리지다. 210동과 211동을 잇는 이 공간에는 90평의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선다. 경부고속도로 입체화 등 미래 개발 호재도 꽤 있다.
래미안원펜타스, 작지만 '숨은 진주'
메이플자이 다음으로 사업 속도가 빠른 재건축 단지다. 올해 6월이 입주 목표인 만큼 3~4월엔 후분양 방식을 통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재건축 이후 규모(641가구)는 작다. 하지만 입지로 보면 반포대교 서쪽의 내로라하는 단지들 사이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아크로리버파크에 둘러싸인 이 아파트는 외국인 학교인 덜위치칼리지, 서울 강남권의 유일한 사립초등학교(계성초등학교) 등을 끼고 있다. 반포중과도 가깝고, 길 하나를 건너면 세화여고·여중이 있다.
래미안원펜타스는 공정률이 80% 이상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대상에서 제외돼 분양가격이 메이플자이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업계에서는 3.3㎡당 7000만~8000만원 선을 예상한다. 잔금 일정이 짧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반포권역 대표 노리는 디에이치클래스트
디에이치클래스트는 반포뿐만 아니라 압구정 현대·대치 은마 등과 함께 서울 전역에서도 재건축 사업의 상징 같은 존재다. 현대건설이 시공사인데 사업비만 10조원이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2120가구를 재건축해 5002가구로 탈바꿈한다. 호텔에나 있는 컨시어지센터, 국내 최초 아파트 단지 내 오페라하우스, 인도어(In Door) 테니스코트, 키즈 레고랜드, 프라이빗 볼링장 등 고급 커뮤니티시설을 모두 포함할 예정이다.
디에이치클래스트는 9호선 구반포역이 붙어 있는 초역세권 단지다. 4호선 동작역도 걸어서 10분 거리다. 교통·학군·편의시설 등이 모두 뛰어난 데다 한강뷰가 가능한 '5000가구 대단지'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수요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사업 속도로 보면 약 2400가구가 이르면 내년 일반분양 시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세화여고·여중에 근접…래미안트리니원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한 단지로 디에이치클래스트와 생활 인프라스트럭처를 공유한다. 이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반포권역에서도 명문 학교로 꼽히는 세화고와 세화여고, 세화여중에 붙어 있다는 점이다. 근처 공인중개업소들 사이에선 '기숙사 단지'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가장 큰 약점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다. 2020년 9월 예상 부담금으로 1인당 4억200만원을 통지받아 정비사업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최근에는 정부가 재건축 부담금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 사업성이 좋은 만큼 재건축 부담금이 나오면 무시할 수준은 아닐 거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래미안트리니원은 이르면 올해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재건축 이후 2091가구로 탈바꿈하는데 500여 가구가 일반분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25~2026년 입주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 분양을 미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강 조망 '끝판왕' 신반포2차
서울 한강변 재건축 단지 가운데서도 '알짜 입지'다. 땅 모양이 가로로 길기 때문에 재건축 이후 모든 가구가 한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 역세권까지 갖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과 견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반포2차 재건축 사업은 조합 설립까지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추진위원회 설립인가는 2003년에 받았고, 2020년 10월 극적으로 조합이 설립되면서 기대감이 고조된다. 조합은 기존 아파트 13개 동 1572가구를 철거한 뒤 최고 49층 아파트 2057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12층 중층 아파트라 공급 면적 기준으로 비슷한 평형을 배정받으려면 1억~2억원의 추가 분담금은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터미널 '슬세권' 신반포4차
한강 조망은 안 나오지만 생활 편의성만큼은 반포권역에서 최상급으로 평가받는다. 고속터미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뉴코아아울렛 강남점 등이 모두 걸어서 접근 가능하며 서울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 초역세권이다. 이른바 '슬(리퍼)세권'이다.
이 아파트는 소유주 90% 이상이 재건축에 동의했지만 인근에 위치한 뉴코아 상가 소유주들과 의견이 정리되지 않아 재건축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조합이 상가 소유주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2019년 12월 함께 조합을 결성했다. 정비사업 추진의 또 다른 암초였던 단지 안 수영장 용지 문제도 상호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동일 평형 대비 대지 지분은 신반포2차보다는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동우 부동산·도시계획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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