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육구종주] 흰 사슴뿔 같은 상고대 터널을 걷다

조경훈 2024. 2. 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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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령~남덕유산~삿갓재~향적봉~백련사~구천동 2박3일
밤새 내린 신설을 밟으며 남덕유를 향해 걸었다. 발밑으로 흰 구름이 둥둥 떠다녔다.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산행을 앞두고 달리기를 하다 무릎을 다쳤다. 진단명은 '거위발건염'이었다. 의사는 내게 처방전을 건네주며 푹 쉬라고 했다. 한숨이 나왔다. 산행을 미룰까 고민도 됐다. '이 상태로 갈 수 있을까?', '갔다가 괜히 조난당하는 건 아닐까?'. 그렇다고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진 않았다. 일단 며칠 약을 먹었다. 통증이 조금 사라졌다. '이 정도면 산에 가도 되지 않을까?' 마음 한켠에 의문을 묻어두고, 일단 계획대로 취재를 준비했다.

이른 새벽, 망원역에서 양수열 기자를 만났다. 차 트렁크에 배낭을 넣은 그는 내게 말했다.

"어? 뭐야. 왜 배낭이 하나야? 설마 우리만 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결국 게스트를 못 구했어요. 그나저나 더 안 좋은 소식이 있어요. 지금 덕유산 탐방로가 통제됐어요. 대설 특보가 내렸거든요. 사무소에 전화해 보니 예상보다 눈이 적게 내렸대요. 이대로면 오전에 풀릴 거 같다는데… 그래서 일단 가보려고요. 괜찮으시죠?"

양수열 기자는 어이없다는 듯 멍하니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차에 올라탔다. 그는 조용히 "일단 가자"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동을 걸었다. 육십령까지 4시간 걸렸다. 차에서 통제가 풀리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났다. 인터넷에 '대설특보 해제에 따른 탐방로 개방 안내'라는 글이 올라왔다. '휴우' 우리는 안도했다. 곧장 배낭을 메고 출발했다.

조금 늦게 육십령을 출발했다. 신설이 우리를 반겼다.
나뭇가지에는 어젯밤 내린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남덕유산으로 가는 지독한 오르막

할미봉 가는 길은 눈꽃터널이었다. 눈길 닿는 곳마다 눈꽃 잔치가 벌어졌다. 갓 내린 눈은 투명하고 새하얗다. 보기만 해도 엉덩이가 들썩였다. 신설을 헤치며 할미봉을 올랐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걸을 때의 느낌이란! 무척 설렜다. 악명 높은 오르막도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모든 것이 기대 이상으로 착착 진행됐다. 저 멀리 남덕유산 능선이 보였다.

"삿갓재대피소가 봉우리 너머에 있는 거지?"

양수열 기자가 말했다. 선배도 나와 같은 곳을 보고 있었다. 길고 가파른 능선을 따라 쌍둥이 같은 봉우리 2개가 나란히 서있었다. 그 모습은 얼핏 봤을 때 날갯짓하는 새 같기도 했다. 양수열 기자가 말했다.

"남덕유산의 옛날 이름은 봉황산이었대."

수긍이 가는 이름이었다.

아래서 본 할미봉 삼형제 바위. 하얀 눈옷을 입고 있었다.
할미봉에 서자 삼형제바위가 보였다. 온 세상이 눈으로 덮여 있었다.

우리는 남덕유까지 오르고, 오르고, 올랐다. 요령 피우지 않고 성실하게, 묵묵히 걸었다. 그럼에도 거리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되레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서봉이 가까워질수록 경사는 가팔라졌다. 우리는 더 자주 쉬었고, 시간은 점점 지체됐다. '이러다 오후 8시 넘어서 도착하겠는데.' 이 생각이 들었다. 결국 점심을 거르고 걷기로 했다.

아침햇살에 반짝이던 눈꽃은 오후가 되자 눈폭탄으로 변했다. 지나는 곳마다 머리 위로 눈이 후두두둑 떨어졌다. 눈 녹은 물은 몸으로 마구 들어갔다. 간신히 서봉에 올랐다. 먹구름이 점차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주변 20m를 제외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남덕유산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미련 없이 월성재로 내려섰다. 나는 양수열 기자에게 물었다.

서봉 가는 오르막은 길고 힘들었다. 계속 다리에 쥐가 났다.
남덕유산은 생각보다 거칠었다. 곳곳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었다.

"선배 몸 상태 괜찮으세요? 저는 다리에 쥐가 나요."

"나도 마찬가지야.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았는데…."

"계속 걸을 수 있으시겠어요?"

"응. 더 걸을 수 있어."

둘 다 아직은 걸을 만했다. 양수열 기자는 가방에서 '에너지젤'을 꺼내 내게 건네줬다. 나는 봉지를 뜯어 곧바로 먹어 치웠다. 젤리 같은 식감이었고, 맛이 꽤 괜찮았다. 놀랍게도 잠시 후 쥐가 풀렸다. 쥐가 풀린 것이 이것 덕분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찌됐건 몸 상태가 훨씬 좋아졌다.

우리는 구름 속을 누비고 있었다. 가끔 구름이 걷히고 조망이 트였다. 그때마다 가슴이 뻥 뚫렸다. 주변은 온통 구름바다였다. 그 망망대해에 우리는 '툭' 던져져 있었다.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은 이런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 지는 덕유산은 고요했다. 삿갓봉을 지날 때는 헤드랜턴을 꺼내야 했다. 삿갓재까지 가파른 경사를 빠르게 내려갔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스틱 쥔 손에 힘을 꽉 줬다. 잠시 후 아스라한 대피소 불빛이 보였다. '마침내!'라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땅거미 내려앉은 대피소는 포근한 온기로 가득했다.

희뿌연 구름을 뚫고 나오자 그림 같은 덕유산 능선이 나타났다.
해 질 무렵에는 주변이 구름으로 가득 찼다. 망망대해에 툭 던져진 기분이었다.

옛 이름 되찾은 덕유산 봉우리

이른 아침부터 대피소는 북적였다. 눈을 비비고 일어났을 때는 이미 방이 텅 비어 있었다. 거울 속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다. 바람도 쐴 겸 신발장으로 다가섰다. 삿갓재대피소에서 근무하는 정근태 주임이 인사를 건넸다.

"늦잠 자셨네요. 다른 분들은 이미 출발하셨어요."

시계를 봤다. 오전 7시 30분이었다. 평소였다면 '정말 늦잠 잤다!'고 생각했겠지만, 이날은 일정이 여유로웠다. '오늘은 향적봉대피소까지만 가면 되니까…'라는 계산이 있었다.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대피소를 나섰다. 새벽공기가 귓불을 차갑게 스치고 지나갔다. 스트레칭을 하고 능선으로 들어섰다. 다리가 어제보다 훨씬 가벼워졌다.

한 시간쯤 걷자 무룡산 나무데크가 나왔다. 저 멀리 어젯밤 대피소에서 함께 묵었던 분이 있었다. 그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제 오는군요. 잠은 잘 잤나요? 아쉽게도 오늘은 상고대가 없었어요. 그래도 일출은 깨끗했어요."

그에겐 미안했지만, 나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만약 늦잠을 자서 멋진 상고대를 못 봤더라면 배가 아팠을지도 모른다. 그 분은 "7월 중순이면 무룡산 일대에서 원추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황색 물결을 이룬 원추리를 상상했다.

덕유산에서 보낸 3일 동안 매일 운해를 봤다. 운해는 산 능선을 자유롭게 넘어 다녔다.
무룡산에 서자 시원한 풍경이 펼쳐졌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걷다 이정표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이정표에는 '칠이남쪽대기봉'이라 적혀 있었다. 이름이 특이했다. 그 이름 뒤에 적힌 '가림봉'이라는 문구도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어쩌다 이름이 2개나 된 걸까?' 그 답은 10년 전 똑같은 코스를 취재한 양수열 기자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1993년 산악시인 정태준이 쓴 '거창의 명산'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어. 기록에 따르면 인근 주민들은 이 봉우리를 '칠이남쪽때기봉'이라 불렀대. '칠연폭포 남쪽의 봉우리'라는 뜻이지. 이후 2008년에 '덕유산국립공원 옛 지명 되찾기 운동'이 진행됐는데, 이 자료를 토대로 '칠이남쪽대기봉'이란 정식명칭이 생겼다고 하더라고. 지금도 '가림봉, 돌탑봉'으로 부르는 사람이 많아."

동엽령에 서자 백암봉-중봉-향적봉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덕유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좌우로 완만하게 늘어선 능선. 거인을 마주한 것 같은 위압감과 어머니 같은 포근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이 부근부터 등산객이 많아졌다.

어떤 구간은 사람들과 줄을 지어 올라야 했다. 중봉을 향해 길게 늘어선 행렬은 마치 순례길을 연상케 했다. 모두 묵묵하게 거친 숨소리만 내쉬며 우직하게 한 걸음, 한걸음 내딛었다. 나도 그들과 섞여 한 무리의 순례객이 됐다. 정상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삿갓재 이후로 너그럽고 포근한 능선이 이어졌다.
덕유평전과 산그리메.

향적봉 일출과 붉은 눈꽃

'아이고. 이거 꽤 곤란한 걸? 무릎을 굽힐 때마다 상당히 아프네….'

백암봉부터 왼쪽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었다. 그러려면 일단 대피소까지 가야 했다. 속도를 늦췄다. 나는 앞서가던 선배에게 "중봉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계속 물었다. 그때마다 선배는 조금만 가면 된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굳게 믿었다. 다행히 빈말은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봉이 나왔다. 덕유평전이 선물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지평선 근처로 산그리메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눈 많은 풍경은 아니었지만, 그것 나름대로 근사했다.

향적봉 가는 길은 완전한 '자연미술관'이었다. 등산로 옆으로 독특한 나무가 줄지어 나타났다. 주목, 구상나무, 고사목 등 모양도, 상태도 가지각색이었다. 등산객들은 발걸음을 멈춰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 특이한 나무가 가득했다. 여기에 상고대 피면 굉장히 멋질 것 같았다.
평일이었음에도 일출을 보기 위해 덕유산을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대부분 중봉이나, 향적봉에서 일출을  기다렸다.

오후 3시, 향적봉대피소에 도착했다. 마침내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시가 되자 일반 등산객은 대부분 사라졌다. 숙박객들이 하나둘 대피소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해가 질 때쯤 취사장은 하얀 연기로 가득 찼다. 연기는 밖으로 새어나와 구름과 합쳐졌다. 구름은 어느새 대피소 주변을 가득 메웠다. 바람이 얼굴에 와 닿았다. 약간 촉촉했다. 잠시 후 나는 따뜻한 대피소 안으로 몸을 숨겼다. 온기에 손발이 찌릿찌릿했다.

양수열 기자는 침대에 누워 카메라를 정비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내일 상고대가 있을까요?"

"글세, 아까는 바람에 수분감이 좀 있던데. 새벽 내내 이러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왕 온 거 멋진 상고대랑 일출까지 보면 좋을 텐데."

선배는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천장을 바라보며 긴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해가 뜨기 전 옷을 챙겨 입고 대피소 밖으로 나섰다.

눈 덮인 향적봉대피소의 아침 풍경. 산속의 외딴 나무집이 꽤 운치 있어 보였다.
구름 사이로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 상고대다!"

아직 어두운 밤이었지만, 대피소 주변으로 사슴뿔 같은 상고대가 반짝였다. 향적봉까지 오르는 길 역시 온통 상고대로 가득했다. 앙상한 나뭇가지엔 하얀 잎이 돋아났다. 이제 남은 건 일출이었다. 구름 장막이 걷히기만 한다면, 굉장한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30분 기다렸다. 열을 내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추위에 발가락 감각이 사라질 때쯤 옆에서 "어어"하는 소리가 들렸다. 꽁꽁 잠겨 있던 구름이 마침내 걷히기 시작했다.

열린 구름 사이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물밀 듯 몰려왔다. 하얗게 반짝이던 상고대는 붉은빛으로 서서히 색깔을 바꾸기 시작했다. 꿈꾸던 덕유산 일출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좋아 향적봉 주변을 한참 동안 한참을 서성였다.

능선에 구름이 덮였다 걷히기를 반복했다. 바람결을 따라 능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한없이 밀려오는 구름은 마치 거센 폭포수 같았다. 나는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랐다. 하지만 육구종주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눈꽃행성으로 떠나는 미지의 모험'은 구천동계곡으로 떨어지는 눈과 함께 서서히 막을 내렸다.

뿌연 구름 속에 가려져 있던 덕유산 풍경
눈꽃 터널을 지나 구천동으로 하산했다.

잠깐 인터뷰!

덕유산콜택시 택시기사 김현섭(54)씨

등산객 전문 택시, 겨울철은 예약 필수

무주구천동에서 육십령휴게소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운전을 하던 김현섭 기사에게서 덕유산과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덕유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SNS가 덕유산 눈꽃을 훨씬 더 유명하게 만들었죠. 겨울에는 평일에도 바빠요. 특히 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3~5시가 피크예요. 이때는 택시가 부족할 지경이에요. 택시를 이용하려면 예약하시는 게 좋아요. 겨울 한 철 바쁘게 보내면 휴가시즌이에요. 3~4월은 산불방지기간이거든요. 이때는 밀린 일을 하며 쉴 수 있어요. 덕유산을 누비며 일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지금의 삶이 꽤 만족스럽습니다."

눈꽃 만나볼까요?

사슴뿔을 닮은 덕유산 상고대

CCTV로 날씨를 확인하자!

산 날씨는 변덕이 심하다. 덕유산에 간다고 100% 눈꽃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날씨만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그럴 때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덕유산 CCTV는 큰 도움이 된다. 낮은 화질이지만, 날씨를 파악하기엔 충분하다. 무료로 볼 수 있다. 이것만 있으면 눈꽃 볼 확률이 2배는 증가할 것이다.

덕유산 국립공원

- www.knps.or.kr/common/cctv/cctv10.html

덕유산리조트

- www.mdysresort.com/guide/webcam.asp

덕유산 쉽게 올라볼까?

겨울철 주말은 곤돌라 예약 필수!

성수기(12월~익년 2월) 주말에 곤돌라를 이용하려면 미리 예약해야 한다. 10~11월(주말)은 사전 예약과 현장 발권이 가능하며, 나머지 시기는 현장발권만 가능하다. 사전 예약은 왕복 및 상행선만 가능하다. 하행 편도를 이용하려면 설천봉에서 발권해야한다. (왕복권은 당일에만 사용할 수 있다.) 곤돌라를 타면 하부승강장에서 설천봉까지 약 15분 소요된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도보로 20분이면 충분하다.

문의

- 063-322-9000

요금

- 왕복 2만2,000원, 편도 1만7,000원(성인 기준)

이용 시간

- 09:00~16:00, 하행편 16시 30분 마감(동계 시즌)

홈페이지

- www.mdysresort.com

산행길잡이

겨울 육구종주는 확실히 힘든 산행이다. 거리가 31km에 달할 뿐 아니라, 적설량이 많아 다른 계절에 비해 난이도와 시간이 배로 늘어난다. 삿갓재대피소를 기점으로 1박 2일 산행을 계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체력이 좋다면 무박산행도 가능하다. 2박 3일 산행일정은 드물다.

육구종주의 시작점은 육십령휴게소다. 이곳에 넓은 주차장이 있다. 육십령에서 서봉까지는 사실상 외길이다. 능선을 따라 쭉 걷는다. 서봉에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심해진다. 최대 난코스다. 일단 서봉에 올라서면 능선산행이 시작된다.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면 1일차 숙소인 삿갓재대피소가 나온다.

2일차는 비교적 쉽다. 향적봉으로 향하는 능선은 남덕유보다 훨씬 유순하다. 거리도 쭉쭉 줄어들 뿐더러 체력소모가 비교적 덜하다. 보는 맛이 있는 코스다. 대부분의 구간이 조망이 트여 있다. 동엽령을 기점으로 등산객이 많아지는데, 동엽령~향적봉 구간은 평일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겨울철에는 스키장 운영으로 인해 칠봉 코스가 폐쇄된다. 따라서 백련사 방향으로 하산해야 한다. 일단 백련사까지만 오면 이후는 걷기 편한 임도길이 나온다. 임도 옆의 '어사길'이라는 산행코스를 따라 걸을 수도 있다. 구천동 상가단지에서 육구종주는 끝이 난다.

교통 (지역번호 063)

육구종주는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이 편하다. 육십령까지 가는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전날 장수군 장계면이나 함양군 서상면 근처에서 자고, 택시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요금은 1만~1만5,000원 정도.

자가용 이용 시, 차량 회수가 관건이다. 덕유산에는 등산객들을 위주로 영업하는 택시가 많다. 대부분이 정액제로 운영되며, 구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구천동-육십령 구간은 6만 원이다. 문의 무주덕유산콜택시(323-7373)

맛집 (지역번호 063)

육십령에 위치한 육십령휴게소(063-351-0600)는 돈까스 맛집이다. 경양식 돈까스, 죽, 꽃차로 이루어진 세트메뉴가 유명하다. 장수군 장계면으로 간다면 진숙이네집밥(353-2526)을 추천한다. 여러 한식메뉴를 맛볼 수 있다. 밑반찬이 깔끔하고, 부대찌개 맛이 좋다.

지도

- 특별부록지도참조

월간산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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