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육구종주] 2박3일 덕유산 육구종주 함께한 장비

조경훈 2024. 2.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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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구종주는 산길 31km를 걸어야 한다. 성공적인 종주를 위해 무엇을 챙겨 갔을까?

양수열 사진기자의 산행 복장

2박 3일 동안 덕유산에서 그는 이렇게 무장했다.

모자

- 비니와 이어밴드를 활용해 머리를 보온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비니만 착용했고, 날이 추울 때는 이어밴드를 함께 썼다.

상의

- 겹겹이 레이어링했다. 브린제 망사 내의를 베이스레이어로 입고, 그 위로 블랙다이아몬드 후드티와 티톤브로스 폴라텍을 겹쳐 입고 산행했다. 쉴 때는 바람막이를 꺼내 입었고, 일출을 볼 때는 두꺼운 패딩으로 완전무장했다.

하의

- 브린제 망사 내의와 벤틸레이션이 있는 동계용 등산바지를 입었다. 왼쪽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무릎 보호대를 착용했다.

스틱

- 레키Leki 마카루 알루미늄 스틱을 사용했다. 종주산행할 때 그는 알루미늄 스틱이 유용하다고 했다. 내구성이 좋기 때문이다.

배낭

- 50L 크기로 챙겼다. 2박3일 산행을 위한 짐이 많았다. 잠은 모두 대피소에서 해결했기에 텐트는 챙기지 않았다.

등산화

- 테크니카 포지 제품을 신었다. 그는 이 신발이 바위에서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눈길을 지날 땐, 아이젠과 게이터를 착용했다.

2박 3일 식량

종주를 성공하기 위해 최대한 '잘' 먹었다. 아래 표시한 음식 이외에도 틈틈이 행동식을 섭취했다.

1일차

아침 : 장수군 장계면 식당에서 백반

점심 : 단팥빵 2개, 단백질바 2개

(시간 부족으로 비화식 대용으로 섭취)

저녁 : 훈제오리 400g, 라면 2봉지, 햇반, 볶음김치, 김자반

2일차

아침 : 들깨닭죽 2인분, 단팥빵 2개, 믹스커피

점심 : 핫앤쿡 비화식, 미니 호떡 4개

저녁 : 목살 600g, 스팸 340g, 햇반, 밀키트 부대찌개, 볶음김치

3일차

아침 : 컵라면, 미니 호떡 4개, 믹스커피

점심 : 장수군 장계면 식당에서 부대찌개

유용했던 기어

육구종주 성공의 일등공신들을 소개한다.

사이즈 290 기준, 무게 872g
신발끈을 묶고 있는 모습.
눈에서도 발은 튼튼히 보호한다.

스카르파 SL 액티브

SCARPA SL ACTIVE

단단하고 부드러운 가죽 중등산화

스카르파 SL 액티브는 전통적인 중등산화다. 생긴 대로 튼튼하고 견고하다. (290 사이즈 기준, 872g) 요즘 유행하는 신발과 달리 밑창이 딱딱하다. 쿠션감이 거의 없다.(그래서 쿠션 있는 양말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장거리산행에서 이건 되레 강점이 된다. 밑창이 충격을 흡수해 줘 육구종주를 하면서도 발이 편했다. 방수가죽이 외피를 둘러싸고 있다. 방수력은 믿음직스러웠다. 양말이 단 한 번도 젖지 않았다. 그럼 발목을 잘 잡아줄까? 정답은 'YES'다. 발목 부분의 푹신한 메모리얼폼이 발목의 부하를 줄여주고, 단단하게 발목을 지탱한다. 단단한 속 은근한 부드러움이 숨어 있다. 한여름 산행용으로는 어떨까? 이건 조금 더 신어봐야 알 것 같다.

발가락 양말과 함께 레이어링 했다.

단터프 하이커 부츠

DARN TOUGHT HIKER BOOT

발을 감싸주는 포근한 쿠션감

'단터프Darn Tough 하이커 부츠 양말'과 '다사마Dasama 라이너 발가락 양말'을 골랐다. 양말 레이어링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발휘했다. 발에는 물집과 통증이 전혀 없었다. 지독한 발냄새도 사라졌다. 매일 밤 뽀송뽀송한 발이 나를 반겼다. 나는 이 놀라운 경험을 선배에게 말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단터프 좋지. 메리노울 소재는 추울 땐 따뜻하게, 더울 때는 덜 덥게 해주거든. 덕분에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어. 발에 땀 많은 사람에게 제격이야. 보풀이 좀 일긴 해도, 관리만 잘해 주면 오래 쓸 수 있어."

단터프 하이커 부츠의 쿠션은 밑창이 딱딱한 중등산화를 만났을 때 빛을 발한다. 쿠션이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피로감을 줄여 준다. 발목도 포근하게 감싸준다.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더해주는 느낌! 단점은 양말이 가끔 겉돌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것은 처음에 제대로 신어주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발 모양에 딱 맞게 신어줘야 한다)

블랙다이아몬드 헤비웨이트 스크린탭 글러브

BLACK DIAMOND HEAVYWEIGHT SCREENTAP GLOVES

전천후로 사용가능한 만능 아웃도어 장갑

장갑은 분명 '쓸모 있는' 장비지만, 여러 불편함도 공존한다. 우선 장갑을 끼면 손가락이 둔해지고, 답답한 느낌이 든다. 이 답답함은 휴대폰을 조작할 때 배가 된다. 장갑을 끼면 휴대폰 터치가 안 되고, 장갑을 벗으면 손가락이 무척 시리다. 그렇다고 휴대폰을 배낭에 넣어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진도 찍고, 지도도 봐야 하니깐. 스크린탭 글러브는 이럴 때 좋다. 스크린탭 글러브는 두께에 따라 라이트웨이트, 미드웨이트, 헤비웨이트 등으로 나뉜다. 나는 겨울용으로 헤비웨이트 장갑을 선택했다. 이 장갑은 신축성 좋은 플리스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손 크기에 따라 장갑이 일정부분 늘어난다. 덕분에 손가락의 둔함이 현저히 줄어든다. 손바닥 부분에는 염소가죽이 덧대어져 있다. 이 디테일은 내구성과 그립력을 높인다. 밧줄 많은 구간을 통과할 때 꽤 유용하다. 장갑의 적정 사용온도는 영하 4°C~영상 4°C 사이로, 보통의 겨울날씨에는 단독으로 쓸 수 있다. 두께가 두껍지 않아 미트장갑 안에 이너로도 활용할 수 있다.

블랙다이아몬드 프론트 포인트 게이터

BLACK DIAMOND FRONT POINT GAITER

눈·낙엽, 이물질 철통방어

산행 전날 눈이 많이 내려 탐방로가 통제됐다. 눈 지옥으로부터 다리를 보호하기 위해 게이터를 챙겼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긴 제품이었다. 오버트라우저와 번갈아가며 착용했다. 첫날에만 10번 넘게 넘어졌고, 허벅지 높이의 눈밭에 다리가 몇 번씩 빠졌다. 그럼 내 다리는 무사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 멀쩡했다. 방수력이 뛰어난 게이터는 눈과 이물질을 잘 막아줬다. 그렇다고 답답하지도 않았다. (통기성도 준수했다) '고어텍스 원단, 내마모성 나일론 원단' 등 게이터에 쓰인 고급 소재는 "튼튼하네!" 한마디로 설명된다. 3일간 꽤 험하게 사용했는데, 새것처럼 깨끗했다. 눈에 띄는 흠집은 없었다. 나는 이물질로부터 완전히 보호받았다.

그 외 도움된 장비

블랙다이아몬드 더블 와플 비니 & 몽벨 트레일 라이트 발라클라바

겨울산행에서 비니는 꽤 유용하다. 머리를 따뜻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독특한 디자인과 패턴이 '멋'도 더해준다. 나는 날씨가 꽤 추울 거라 예상해 두 겹으로 짜 더블 와플 비니를 챙겨갔다. 푹신한 질감의 두툼함이 마음에 들었다. 비니는 머리의 체온을 잘 유지했다. 흘러내리는 땀도 잘 흡수했다.

발라클라바도 챙겼다. 일출을 볼 때 유용하게 썼다. (날씨가 춥지 않아, 운행할 때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른 아침 향적봉에는 칼바람이 몰아쳤다. 기온은 약 영하 7°C로 꽤 추웠다. 나는 비니와 함께 발라클라바를 착용했다. 이후 얼굴 주변의 한기가 싹 사라졌다. 코 부분에 모양을 조절할 수 있는 수지심이 있었다. 이것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선글라스에 김 서림이 적었다.

아미노바이탈
대피소에서 구매한 분말 이온음료

양수열 기자가 건네준 아미노바이탈 & 대피소에서 구매한 이온음료 링티

산행을 하다가 다리에 쥐가 났다. 스트레칭하고 쉬었다 걷기를 반복했다. 통증에 얼굴을 찡그리자 양수열 기자가 무언가를 건넸다. 아미노바이탈이었다. 나는 이것을 단숨에 먹어 치웠다. 젤리 같은 식감이었고, 맛이 괜찮았다. 놀랍게도 얼마 후 쥐가 풀렸다. 삿갓재대피소에서는 분말 이온음료를 구매했다. 직원은 분말이 담긴 링티를 꺼내줬다. 곧바로 물에 타 흔들어 마셨다. 이후 산행은 수월했다. 부스터 달린 듯 능선을 쭉쭉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월간산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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