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안 되는 영업이익률… 한샘 수익성 키는 '옴니채널'

황정원 기자 2024. 2. 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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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가구업계 불황 탈출 대작전] ①온·오프라인 다채널로 소비자 공략 확대

[편집자주]올해 가구업계의 경영 화두는 그 어느 때보다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몇년간 가구업계는 장기화된 부동산 침체로 적자의 터널에 갇혀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방콕족'이 늘면서 반짝 매출 상승을 기록했지만 엔데믹(주기적 감염병 유행)과 함께 다시금 성장이 멈췄다. 몇몇 업체는 지난해 간신히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었으나 영업이익률은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다.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는 가구업계의 전략을 들여다봤다.

한샘이 지난해 원가율 개선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흑자 전환을 이루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에 그쳤다. /사진=한샘
◆글 쓰는 순서
①1%도 안 되는 영업이익률… 한샘 수익성 키는 '옴니채널'
②오피스서 매출 끌어올린 현대리바트, 승부수는 '프리미엄'
③"과학이냐 가구냐"… 후끈 달아오른 침대 전쟁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가구업계가 올해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가구업계는 크게 ▲홈리모델링(한샘·홈씨씨·LX하우시스·현대리바트 등 공사 업계) ▲홈퍼니싱(한샘·현대리바트·이케아·일룸 등 종합가구 업계) ▲침대(에이스침대·시몬스침대·코웨이 등 전문 매트리스 업계)로 나뉜다.

가구업계는 군소 업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카테고리가 천차만별이라 구체적인 시장 규모와 점유율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가 추정한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으로 홈리모델링 약 17조원, 홈퍼니싱 약 20조원, 침대·매트리스 약 2조원 정도다. 2022년 전체 매출액을 살펴보면 ▲한샘 2조9억원 ▲현대리바트 1조4957억원 ▲이케아 6223억원(회계연도 2021년 9월~2022년 8월) 순이다.

업계 부동의 1위인 한샘은 2022년 3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적자가 계속되자 지난해 7월 한샘 최대 주주인 국내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1년 6개월여 만에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구원투수로는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 본부장이 선임됐다.

김 대표는 부임 후 '경영 효율화'를 전략으로 내걸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배제하되 원가율 개선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갔다.
중복 상권에 대한 매장 구조조정, 물류 및 원자재 관리 등 공급망 효율화를 통한 비용 개선, 디지털 소통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효율화가 대표적이다. 중국의 내수 시장 불황으로 원부자재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는 소소한 호재도 있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148억원과 영업이익 1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3분기에는 매출 4809억원·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흑자로 전환했지만 1% 안팎의 영업이익률은 숙제로 남았다. 증권가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예상 실적은 5121억원,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추산된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3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김 대표의 효율화 전략이 주효했음을 알 수 있지만 올해 더 큰 도약이 절실하다. 한샘은 최근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1997년 오픈한 전국 1호 전시점인 '한샘디자인파크 방배점'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매각이 완료될 경우 약 300억원의 자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옴니채널·직시공·품질 상승으로 본원적 경쟁력 강화


한샘은 올해 매장 개수를 늘리는 동시에 온라인 서비스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사진은 한샘 디자인파크 스타필드 하남점. /사진=한샘
한샘은 올해 시장 회복에 대비해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개선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홈퍼니싱사업본부는 디지털 전환(DT) 추진으로 고객 접점을 늘린다. 지난해 10월 한샘몰 서비스를 론칭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Omni-Channel)을 구현했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2024년에는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의 연계성을 높이고 각 채널의 고객 접점을 확대할 것을 밝힌 바 있다.

가구업계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이 필수인 점을 감안해 매장 개수를 늘리되 인터넷과 모바일로 필요한 제품을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외부 플랫폼 입점을 늘릴 계획이다.

리하우스사업본부(부엌유통)는 직시공과 단품 공사에 공을 들인다. 지난해 직시공 패키지 세트 수가 1분기에 감소 추세를 멈추고 2분기 1533개, 3분기 1400개를 기록하며 상승 추세로 전환됐다. 시공 품질을 높이고 전자계약서로 계약 과정을 투명하게 해 리모델링 패키지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한샘은 최근 부분 공사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추어 단품 공사를 확대하고 부엌과 욕실 등 경쟁력 있는 상품군의 중고가 라인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대리점 지원도 늘려 본사와 대리점의 동반 성장을 도모한다.



불황 속 작은 희망 '소비자 판매' 상승세 이어갈까


한샘이 지난해 12월 초등학생용 가구 신제품 ‘조이S 2’(JOYS 2)를 출시한 후 약 한달간 초등학생용 가구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했다. 한샘 디자인파크에서 고객이 조이S 2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샘
부동산 침체는 여전하지만 올해 판매 추이가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고 엔데믹과 함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업계는 코로나19 시기 작은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을 구입하며 기분 전환을 했던 소비자들이 올해부터는 대대적인 가구 교체나 리모델링에 투자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를 2020년 30조원으로 계측하고 2025년 37조원, 2030년 44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집 꾸미기 매출 역시 미미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 판매(B2C)가 상승세를 보인 것도 희망적인 지표다. 한샘은 지난 12월15일 초등학생용 가구 신제품 '조이S 2'(JOYS 2)를 출시했는데 이후 약 한달간 초등학생용 가구 전체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했다. 앞으로 판매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계약액은 전년 대비 64% 증가했고 이 중 조이S 2 계약액은 112% 증가하며 가파른 판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샘은 고객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매월 1회 진행되는 정규 프로모션 '쌤위크'를 론칭했다. 그동안 다양한 이름으로 진행했던 프로모션을 재정비하고 진행 기간도 압축해 효율화를 꾀한다는 입장이다.



홈퍼니싱 업황 악화, '빌트인' 생활가전도 날벼락


부동산 침체로 생활가전업계가 타격을 받은 가운데 LG전자가 3년째 최고 매출을 찍으며 호조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달 LG전자가 출시한 국내 최대 22kg 건조 용량의 ‘트롬 워시타워’. /사진=LG전자
부동산 침체로 타격을 받은 것은 홈퍼니싱뿐만은 아니다. 빌트인을 필두로 한 생활가전업계 역시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7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2조4300억원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중 VD(비주얼 디스플레이)·가전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3800억원에 불과했고 생활가전의 실적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1분기 VD·가전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가 감소하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SK매직은 계속되는 매출 감소로 지난 3일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등 총 3개 품목의 영업권을 경동나비엔에 매각했다. SK매직의 가전 부문 매출은 2020년 3069억원, 2021년 2599억원, 2022년 2356억원 등 최근 3년간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1247억원이었다. SK매직은 가전 부문을 축소하고 성장세를 보이는 렌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빌트인 창문형 에어컨, 가스쿡탑 등을 판매하는 파세코도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약 35% 줄었다.

LG전자만 3년째 최고 매출을 찍으며 호조를 기록했다. 주력사업인 생활가전의 3분기 매출액이 7조4574억원, 영업이익 5045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늘었다.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는 B2B(기업 간 거래)와 해외시장 개척 등이 꼽힌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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