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父 간병했는데 오빠에게만 재산 물려준다는 유언장이...

조윤진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2024. 2. 1. 16: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EEKLY BIZ] [Biz&Law] 유언장이 법에 정해진 형식인지, 치매 정도는 어떤지에 따라 달라

WEEKLY BIZ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6096

일러스트=김의균

Q. 아버지가 오랜 기간 치매를 앓다가 악화돼 치매 약을 복용하셨습니다. 치매 간병은 오빠와 제(여동생)가 번갈아 맡았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오빠는 아버지가 ‘전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준다’는 유언장을 남기셨다고 아버지의 아파트와 예금을 모두 갖겠다고 합니다. 저는 아버지가 치매로 정신이 온전하지 않을 때 오빠가 유언장을 작성토록 한 것 같다는 의문이 듭니다. 유언의 효력을 다툴 방법이 있을까요?

A. 먼저 유언장이 형식적으로 유효하게 작성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법에서 정한 유효한 유언의 종류는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 다섯 가지이고, 각각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하지만 유언장이 법에 정해진 형식을 갖췄다고 해도 무조건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치매환자의 경우, 유언 당시에 유언의 취지를 이해할 수 있는 의사식별 능력이 있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유의할 점은 치매환자라고 해서 곧바로 유언자의 의사능력을 부인하거나 치매를 앓았던 기간의 모든 법률관계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래 치매를 앓으셨다면 치매 검사를 한 기록이 있을 텐데 검사 결과를 토대로 치매의 등급이나, 중증·경증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재판에서 의무기록 감정신청을 해 의학적 판단을 받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유언에 필요한 의사능력이 있었는지 여부는 궁극적으로는 법적·규범적 판단입니다. 이에 법원은 유언자의 유언 당시 질병 상태뿐 아니라 유언의 내용, 유언 작성 당시의 상황, 유언에 대한 종래의 의향, 재산을 받는 사람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합니다.

사연과 같이 치매 상태에서 아들에게만 전 재산을 물려주는 유언을 남긴 경우에는 자녀들 사이 불공정한 재산 분배가 이뤄지기 때문에 법원에서는 아버지가 생전에 재산 분배에 관한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는지, 자녀들에게 미리 증여한 다른 재산이 있는지, 다이어리나 메모, 가까운 사람들의 진술 등 아버지의 진정한 의사를 뒷받침할 자료들이 있는지 등 여러 요소들을 신중하게 살펴볼 것입니다.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고민과 갈등이 있나요. 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하는 위클리비즈(weeklybiz@chosun.com)로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비즈앤로 주제로 선정되신 분께는 커피 기프티콘을 드립니다. 해당 답변은 집필한 변호사의 견해로서 소속 법무법인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WEEKLY BIZ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6096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