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앤팩트] 청각장애인 커플 장기간 학대...지적장애인·노모 1억 원 넘게 갈취

양동훈 2024. 2. 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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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커플, 같은 청각장애인들에 학대당해
장기간 이어진 학대…폭행 피해로 몸 곳곳에 멍
잠 안 재우고 무거운 물건 들게 하는 등 학대

[앵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학대와 경제적 착취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YTN은 장애인들이 당한 경제적 착취 피해 사례를 연속해서 단독 보도했는데요.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양동훈 기자!

[앵커]

양 기자, 같은 장애인들에게 학대를 당한 청각장애인을 만나고 왔죠?

[기자]

네, 충남 천안에 사는 20대 청각장애인 여성 A 씨입니다.

A 씨와 남자친구는 같은 청각장애인인 남성 두 명에게 장기간 학대를 당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에 두 달여 동안 괴롭힘을 당했고, 지난해에도 추가 범행을 또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휴대전화로 얼굴을 폭행하고, 몸을 손발로 때리는 등 구타해 여기저기 멍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잠을 안 재우거나, 무릎을 꿇고 무거운 물건을 들게 하는 등 갖가지 학대를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제가 A 씨를 직접 만났는데 문자로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A 씨 아버지는 딸과 그 남자친구가 나이에 비해 인지 능력이나 사회성이 많이 부족해 범행을 피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지적 장애 진단을 받아 볼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경찰은 가해자들이 성범죄까지 저지른 정황을 확인하고 조만간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앵커]

감금이나 학대뿐 아니라, 경제적 착취도 당한 거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네, 피해자들과 그 가족은 가해자들에게 거액을 갈취당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수단도 여러 가지였는데요.

우선, 피해자들이 갖고 있던 컴퓨터와 귀금속을 훔쳐갔다고 했습니다.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아 떠넘기기도 했고, 휴대전화를 여러 대 개통해 팔아치웠다고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이 일해서 모은 돈도 모두 빠져나갔다고 하는데요.

A 씨 아버지는 이들이 대출을 더 받을 목적으로 강제로 혼인 신고까지 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A 씨 아버지 : 11월 7일인가 혼인신고가 돼 있더라고요. 신혼 대출이라든가 그런 것을 이용하려고 한 거 아닌가…. 언뜻 (생각이) 들더라고요.]

두 피해자의 가족들은 모두 합쳐 적어도 5천만 원 넘는 피해를 본 거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만약 이들의 범행이 계속 이어졌다면 훨씬 더 큰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이번엔 다른 사례로 넘어가 보죠.

지적장애인 남성이 3인조 일당에게 장기간 괴롭힘당한 사례도 있었죠?

[기자]

네, 대전에 사는 40대 남성 B 씨입니다.

B 씨는 병원에서 지능지수 51에 사회연령 10살 4개월로 지적 장애를 진단받았는데요.

지난해 1월부터 9개월가량 여성 2명과 남성 1명으로 구성된 3인조 일당에게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B 씨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B 씨 / 피해자 : 자기들이 원하는 대답이 안 나오면 막 소리 지르고 때리고 그래요. 욕하고, 때리고, 목을 졸라요, 이렇게. 발로 차고.]

잠을 제대로 재우지 않는 등의 학대도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적장애가 있는 B 씨는 장기간 이어진 범행에도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는데요.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누나를 만나 피해 사실을 고백하면서 겨우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앵커]

B 씨 역시 심각한 경제적 착취도 당한 거죠?

[기자]

네, B 씨 누나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조사를 요청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드러났습니다.

가해자들이 B 씨에게 대출을 강요하고, 7천만 원이 넘는 차를 사게 해 가로챈 거로 조사됐습니다.

또 휴대전화 여러 대를 개통해 소액 결제를 마구잡이로 했는가 하면, 카드를 만들어 명품 가방을 사게 하는 등 전체 피해 규모가 1억 원이 넘었습니다.

게다가 이 가해자들은 치매 증상이 있는 80대 어머니에게도 접근했습니다.

여자친구인 것처럼 속여 돈을 송금받고 어머니 명의로 고가 휴대전화 3대를 개통하는 등 천만 원 넘는 금품을 또 갈취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B 씨 어머니는 사기당한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아 중환자실에 입원하기까지 했습니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장애인에 대한 경제적 착취 사건들의 판결문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고작 40%, 평균 형량은 15개월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장기적이고 악의적인 범죄의 경우 지금보다 훨씬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전충남세종취재본부에서 YTN 양동훈입니다.

영상편집 : 장영한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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