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보정 내 마음대로" … '나만의 졸업앨범' 찍는 MZ세대

지혜진 기자(ji.hyejin@mk.co.kr) 2024. 1. 3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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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졸업 예정인 대학생 임여익 씨(26)는 학교 졸업앨범을 구입하지 않고 개인 작가에게 졸업 스냅 사진 촬영을 맡겼다.

임씨는 "학교 졸업앨범은 공장식으로 찍다 보니 만족도가 낮을 수 있는데, 개인 스냅 사진은 촬영 작가와 1대1로 의상, 콘셉트, 장소까지 상의해 찍을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대학 측이 졸업식이나 졸업 주간을 제외하고는 졸업 가운을 빌려주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사설 업체에서 졸업 가운을 대여해 셀프 졸업사진을 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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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작가 직접 고른 뒤
교정서 학사모 쓰고 촬영
대학가 학위복 대여업체 성업
15만원 '졸업사진 패키지'도
대학 졸업앨범은 인기 시들

2월 졸업 예정인 대학생 임여익 씨(26)는 학교 졸업앨범을 구입하지 않고 개인 작가에게 졸업 스냅 사진 촬영을 맡겼다. 교정을 배경으로 한 시간 동안 촬영하고 15만원을 냈다. 지난해 8월 졸업한 이 모씨(26) 역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꼼꼼히 살펴 포트폴리오가 마음에 드는 개인 작가를 선택했다. 두 시간 정도 졸업사진을 촬영했고 30만원을 지불했다. 임씨는 "학교 졸업앨범은 공장식으로 찍다 보니 만족도가 낮을 수 있는데, 개인 스냅 사진은 촬영 작가와 1대1로 의상, 콘셉트, 장소까지 상의해 찍을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졸업앨범을 구입하지 않는 대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졸업앨범에 본인 사진이 많이 수록되지 않고 원하는 만큼 사진을 찍고 보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관 하나가 졸업생 수백 명을 담당하기에 가격에 비해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한몫한다. 대학 졸업사진 촬영과 앨범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A업체는 "7~8년 전에 비해 졸업사진 촬영자가 3분의 1 정도 줄었고, 졸업앨범 구입자도 점점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대신 사설 업체에서 개별적으로 졸업 가운과 의상을 대여하고 프로필 사진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진 작가를 선택해 '셀프 졸업사진'을 촬영하는 대학생이 늘었다.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프로필 사진관 B업체는 15만3000원짜리 '졸업사진 패키지'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작가가 1대1로 배정돼 원할 때까지 사진을 촬영·보정해주고 액자와 증명사진까지 준다.

대학 측이 졸업식이나 졸업 주간을 제외하고는 졸업 가운을 빌려주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사설 업체에서 졸업 가운을 대여해 셀프 졸업사진을 촬영한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C업체는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고려대 등 여러 대학의 졸업 가운을 학위별로 구비하고 있다. 보증금 5만원과 대여비 3만~5만원을 내면 최대 일주일까지 학위복을 대여할 수 있다. 학력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증과 졸업 예정 증명서를 지참해야만 학위복 대여가 가능한 대학도 있다. C업체 관계자는 "이화여대의 경우 졸업 가운 대여 전에 재학생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학교 측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졸업사진 촬영을 위한 의상도 따로 대여한다. 졸업 의상 대여 업체는 졸업사진에 적합한 의상을 색상별·디자인별로 구비하고 있다. 5만원 정도면 졸업사진 드레스코드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원피스와 구두를 3일간 대여할 수 있다.

대학생들이 졸업앨범에 '진심'이 되면서 메이크업 업체도 '졸업사진 메이크업+헤어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7만~15만원이다. 3~4명이 함께 예약하면 할인해준다는 이벤트도 잦다. 익명 대학생 커뮤니티에는 '졸사 메이크업 할인가로 같이 받으실 분!'과 같이 메이크업을 함께 예약할 동창을 찾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학생들은 이렇게 촬영한 '예쁜' 졸업사진을 본인의 SNS에 업로드하고 댓글로 서로의 졸업을 축하하며 졸업을 기념한다. '졸업식 신풍속도'는 MZ세대의 SNS 활용 문화와도 연결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특임교수는 "MZ세대는 디지털과 온라인에 익숙하고 SNS 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는 데 민감하다"며 "전통적 의미의 졸업앨범은 점차 사라지고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자신의 추억을 남기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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