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이재명 대선 지원 KIDA원장 해임을"…"정치탄압" 반발(종합)

박응진 기자 이기림 기자 2024. 1. 31. 17: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한산등산모임 텔레그램 단체방서 국방 분야 공약개발 활동 지원"
김윤태 원장 "감사결과 재심의 요청 해놔…인사조치 시 법적대응"
김윤태 한국국방연구원 원장. 2022.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이기림 기자 = 김윤태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이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당대표)의 선거활동을 지원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국방부는 감사원의 문책 요구에 따라 김 원장 등에 대한 해임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정치적 탄압"이라고 유감을 표하며, 향후 인사조치가 이뤄진다면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1일 감사원이 발표한 '부패행위 신고사항 등 조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원장은 2021년 3월부터 A연구소 부소장 B씨로부터 이재명 후보의 선거활동 지원과 관련된 부탁을 받고 '북한산등산모임'이란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등에 참여해 국방분야 정책공약 개발을 위한 활동을 지원했다.

감사원은 김 원장이 특정 후보의 선거공약 개발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줬고,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관련 의혹 기사가 보도되는 등 국방정책 연구기관의 신뢰성을 훼손했다고 봤다.

김 원장은 같은해 10월쯤 한 언론사와 세미나를 공동주최하기로 정하고 11월11일 해당 언론사의 세미나 담당자인 기자들과 관련 협의 및 홍보 방안을 토의했다는 사유로 각각 21만원의 자문비를 지급했다.

또한 KIDA는 2021년도 후반기 정규직, 무기계약직 등 직원 채용을 위해 같은해 9월 공고를 하고 채용절차를 거쳐 12월 직원 12명을 합격자로 발표했다.

김 원장은 이 과정에서 뽑힌 합격자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함께 연구과제를 수행한 이력이 있는 등 면접 전형위원 제척 대상인 KIDA C위원장을 면접 전형위원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국방부 장관에게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특정 후보의 선거공약 개발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고, 예산 규정을 위반해 자문 의견을 받지 않은 외부인에게 자문료를 지급하도록 지시했으며,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자를 전형위원으로 선정한 김 원장을 감사원법에 따라 해임하라"라고 문책했다.

또한 감사원은 이재명 후보의 선거공약 개발을 위한 활동 참여 등을 함께한 KIDA 전 부위원장, 전 센터장 등 3명에 대한 징계처분도 주문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규정에 따라 김 원장에 대한 해임 절차를 밟는 등 인사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김 원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북한산등산모임'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은 "양쪽 선거 캠프가 만들어지기 전인 2021년 3월 진짜 등산을 하면서 만들어진 모임"이었다면서 "(그러나) 선거와 가까워지면서 같은해 4월 탈퇴했는데, 그걸 갖고 마치 제가 선거 내내 활동한 것처럼 감사원이 적시한 점을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통상 KIDA에서 정책적 자문행위들을 많이 한다. 저 같은 경우 지인이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이거 어떻게 생각하느냐'란 물음에 답했는데, 현재 여당에 있는 분들도 전화 또는 SNS로 물어봐서 '이건 좀 무리가 있는 정책 같다', '이건 현실성 없다' 등의 코멘트를 수도 없이 많이 했다"라며 "그런데 여당이 한 건 전혀 문제삼지 않고 야당이 한 것만 문제삼는 편파 감사"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는 코멘트가 스마트 국방 공약과 관련있기 때문에 공약 개발에 직접 참여한 것'이란 취지의 감사원 지적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주장이라고 김 원장은 반박했다.

김 원장은 "정책자문을 한 행위와 캠프 활동을 한 행위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KIDA 전문가들이 모두 정치행위를 한 것처럼 감사결과를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더군다나 비밀을 유출한 것처럼 감사원이 설명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선 이미 재심의 요청을 해놨으며, 향후 어떤 인사조치가 있을 땐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KIDA 2021년도 후반기 정규직, 무기계약직 등 직원 채용 과정에서 면접 전형위원으로서 채용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KIDA C위원장을 징계처분하라고 문책하고, 관련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더불어 감사원의 KIDA 감사를 방해하는 등 감사담당자의 직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KIDA 감사실장을 대상으로 징계처분하라고 했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