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휠체어 밀며 행복” … 천사가 된 약사,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인지현 기자 2024. 1. 3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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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동에게 나눔·봉사를 실천하며 지역사회의 '약(藥)'이 되어 온 약사 천자희(47) 씨가 있다.

대구지역 약사들로 구성된 봉사동아리 '약사작은사랑모임(약사모)'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에 앞장서 온 천 씨는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과 약사를 꿈꾸는 아동 대상 멘토링 등에도 나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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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 대구 봉사동아리 ‘약사모’ 천자희씨
재활시설 공연 관람 도우미로
6년전부터 시작된 ‘봉사의 삶’
장학·전세금 후원 프로그램에
약사 꿈꾸는 학생 위한 멘토링
돌봄 아동 찾기 캠페인도 앞장
약사 천자희 씨가 지난해 5월 초록우산 대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한 진로 코칭 프로그램 ‘드림캐쳐’를 통해 약사가 꿈인 고등학생에게 직업 체험 기회를 제공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대구에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동에게 나눔·봉사를 실천하며 지역사회의 ‘약(藥)’이 되어 온 약사 천자희(47) 씨가 있다. 대구지역 약사들로 구성된 봉사동아리 ‘약사작은사랑모임(약사모)’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에 앞장서 온 천 씨는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과 약사를 꿈꾸는 아동 대상 멘토링 등에도 나서 왔다.

천 씨가 처음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된 것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구 동구에 위치한 장애인 재활시설 일심재활원에 지역 약사회 음악 동아리 공연이 있어 참석하게 됐는데, 그곳에서 공연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천 씨는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쌍둥이 아들과 함께 재활원 장애 아동들이 공연을 원활하게 볼 수 있도록 휠체어를 밀어줬던 기억이 난다”며 “함박웃음을 지으며 즐거워하는 재활원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봉사하겠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지금 해보자’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천 씨가 활동 중인 약사 봉사동아리에서 취약계층 청소년들과 야구장에 간 모습. 초록우산 제공

천 씨는 이후로도 약사모 회원으로 여러 현장 봉사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매월 2만 원가량의 정기 후원금도 보내고 있다. 약사모가 초록우산과 인연을 맺은 기간은 10년 9개월에 달하며, 후원액은 3억2000여만 원에 이른다. 약사모는 초록우산 대구지역본부와 협력해 취약계층 아이들을 장학생으로 선정 및 지원하고 있다. 천 씨는 이 아이들과도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는 “장학생 아이들과 함께한 야구 경기 관람에서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제 눈으로 보니 후원의 뿌듯함이 배가 됐다”고 말했다. 약사모는 장학금 지원 외에도 자립하는 아동을 위한 전세 보증금 지원 등의 후원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천 씨는 “후원자로서 아동을 직접 만나는 경험이 더욱 적극적으로 봉사·나눔에 나설 수 있는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천 씨는 2023년 초록우산 대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진로 코칭 직업전문인 멘토링 드림캐쳐’에 참여해 약사를 꿈꾸는 고등학생 2학년 학생을 만난 것도 소중한 경험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천 씨는 아이와 직접 약국에서 직업 체험을 해보기도 하고, 대학교 캠퍼스도 함께 방문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이가 홀로 해왔던 진로 고민을 함께 나누고,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멘토로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일을 계기로 아동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멘토링 활동의 필요성을 체감하게 돼 앞으로도 이런 봉사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 씨는 최근 약사로서 초록우산과 대한약사회가 시행하고 있는 ‘돌봄 약봉투 캠페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초록우산은 보호받아야 될 나이에 가족을 돌봐야 하는 ‘가족 돌봄 아동’을 찾기 위해 특수 제작한 약 봉투에 관련 그림이나 문구를 써서 전국 400여 개 약국에 배포하고 있다. 아픈 가족을 대신해 약을 타러 온 가족 돌봄 아동이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캠페인이다. 천 씨는 “대구종합사회복지관 진로 코칭 멘토링을 하며 만났던 아동 또한 가족 돌봄 아동이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몸이 편찮은 할머니를 홀로 돌보며 집안일까지 해오고 있었다”며 “약사라는 꿈을 가지고 열심히 학업에 임하던 아이여서 더 기억에 남는데, 사회의 따뜻한 손길을 받지 못하는 이런 가족 돌봄 아동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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