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면 탄다더니, 이맛에 호강한다”…제네시스, 탈수록 탐나는 속사정 [왜몰랐을카]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4. 1. 3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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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제네시스, 귀호강 프로젝트
제네시스도 이(耳)맛에 살맛난다
제네시스 GV80 쿠페 [사진출처=제네시스]
“이(耳) 맛에 살맛납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생활공간인 ‘바퀴달린 사랑방’으로 진화하면서 오감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들이 오감 중 가장 공들이는 감각은 청각이다. 청각은 시각, 촉각, 후각보다 사람 간 전달이나 전파가 쉽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먹방(먹는 방송)이나 광고에서 자율감각 쾌락반응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를 활용하는 것도 소리가 지닌 우수한 전파력 때문이다.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소리나 음악으로 쾌감을 추구하는 ‘귀르가즘’(귀+오르가즘)은 무엇보다 프리미엄 차량을 선택할 때 영향을 준다.

뱅앤올룹슨 자동차 사운드 시스템 [사진출처=하만]
현재 카오디오 업계 거인으로 귀르가즘에 공들이는 업체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HARMAN) 인터내셔널이다.

하만 산하 카오디오 브랜드에는 하만카돈, 뱅앤올룹슨, 바우어스앤윌킨스(B&W), 렉시콘, 인피니티, 레벨, AKG, JBL 등이 있다.

하만 자동차 사운드 시스템은 1992년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를 시작으로 벤츠, BMW, 마세라티, 볼보, 폴스타, 현대차, 기아, 폭스바겐 등에 채택됐다.

하만은 한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자동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손잡고 귀르가즘 끝판왕 기술을 선보였다.

덴마크 왕실과 정부가 해외 국빈에게 선물하는 명품으로 유명한 ‘뱅앤올룹슨’의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하만 인터내셔널 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 팀 총괄 문소연 이사 [사진출처=하만]
하만은 지난 26일 카클럽 에레보(서울 강남)에서 뱅인올룹슨과 함께하는 제네시스 GV80 사운드 토크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는 사운드 튜닝 전후 비교틀 통해 뱅앤올룹슨과 GV80이 하모니를 이룬 과정도 공개했다.

사실 자동차는 오디오와 찰떡궁합이다. 소음을 잡는 기술 덕분에 음악을 듣기 좋은 공간으로 진화해서다.

일반 가정집 내 평균 생활소음은 50데시벨(㏈) 수준이지만 일반적으로 달리는 차에서 발생하는 내부 소음은 70㏈ 정도다.

소음 차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차 내부 소음은 도서관 수준인 40㏈ 수준으로 낮아졌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체험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다만 조용해진 것 만으로는 2% 부족하다. 자동차용 사운드 시스템은 홈 오디오 시스템보다 설계하기 어려워서다.

집과 달리 온도 변화가 큰 데다 진동과 외부 소음이 유입된다. 좁은 내부에서는 소리가 난반사된다.

스피커를 움직일 수 있는 홈 오디오 시스템과 달리 스피커를 고정된 상태로 놔둬야 한다는 점도 좋은 음질을 만드는 데 장애물이다.

차량 설계 때부터 시행착오를 거쳐야 귀르가즘을 유발할 수 있는 사운드가 탄생한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체험 [사진출처=하만]
하만도 GV80 개발 때부터 제네시스와 협업했다. 그 중심에는 ASE(어쿠스틱시스템엔지니어링) 팀이 있다.

ASE 팀은 차량 내부에서 발생하는 어쿠스틱 환경을 연구하고 차량 내부에 적용하는 스피커, 앰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의 시스템을 제안하고 사운드 튜닝을 담당한다.

하만 ASE 팀은 주요 자동차 생산국인 미국, 유럽, 중국, 일본, 한국 5개국에서 운영된다. 총 100여명이 근무한다.

8명으로 구성된 하만코리아 ASE 팀은 GV80 설계 때부터 사운드 최적화 작업에 참여했다.

차량 공간 특성에 맞는 스피커와 앰프를 결정하고 스피커 위치를 정하고 사운드 튜닝을 진행한다.

문소연 하만코리아 ASE 팀 총괄 이사는 “ASE는 사운드 스펙트럼과 공간적 특정을 정확하게 재현하고 어떠한 운전조건에서도 차량 각 좌석에서 균형잡힌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뱅앤올룹슨 스피커 그릴 디자인 [사진출처=하만]
하만은 고급스러운 풀알루미늄 스피커 그릴 디자인에도 차량 특성을 반영했다. 차량 실내 크기와 곡면에 맞춰 원판과 핀을 가공하고 제네시스 고유의 디자인인 지-매트릭스 패턴을 담았다.

아울러 하만은 현대차와 함께 공동으로 개발한 능동형 노면소음 제어기술 ANC-R(Active Noise Control-Road)을 제네시스 모델에 적용했다. 소음은 줄이고 소리는 살리는 기술로 더 생생한 사운드 경험을 제공한다.

하만은 이날 GV80 사운드 튜닝 전후 비교를 통해 ASE 팀의 능력도 보여줬다. 시음을 위해 선택한 자리는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 뒤쪽 자리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 체험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선곡은 남달랐다. 고·중·저역 모두 밸런스 있게 나오지 않으면 감흥이 반감된다는 제니퍼 원즈의 ‘Somewhere somebody’다.

맑고 청아한 음질이 장점인 뱅앤올룹슨의 장점은 튜닝 전에도 발휘됐다.

워낙 사운드 시스템이 좋은 탓에 18개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제니퍼 원즈의 목소리가 시원한 산들바람처럼 귓가에 맴돌았다.

다만, 앉은 자리에 가까운 쪽 스피커에 소리가 집중된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GV80에 최적화된 ‘튜닝 후’로 전환하자 따스한 햇살 같은 목소리를 지닌 제니퍼 원즈의 목소리가 귀가 아닌 온몸을 부드럽게 감쌌다. 공간을 꽉 채우는 풍성하고 웅장한 음질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뱅앤올룹슨 베오소닉 체험 [사진출처=하만]
뱅앤올룹슨의 그래픽 사운드 제어 유저 인터페이스 ‘베오소닉’을 사용하면 손가락 터치 하나로 사운드를 조정할 수 있다.

‘밝음(Bright)’, ‘활동적(Energetic)’, ‘편안함(Relaxed)’, ‘따뜻함(Warm)’ 4개의 고유한 사운드 공간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여러 요소를 결합한 설정을 선택할 수 있다.

노래의 음질과 소리의 질감이 4개의 모드에 맞는 분위기로 표현된다. 같은 노래지만 밝게, 경쾌하게, 편안하게, 따스하게 전달된다.

뱅앤올룹슨 귀호강 프로젝트는 ‘성공하면 타는 차’ 제네시스의 가치를 더 높여준다. ‘이(耳)맛에 미(美)친 케미’를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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