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배제 기준으로도 이재명 못 거른다…한동훈, 머쓱?

최용락 기자 2024. 1. 3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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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민주당, 이재명 걸리지 않도록 고려해 만든 것"이라더니…與 '4대악·부적격' 기준은?

국민의힘이 총선 공천과 관련, '신 4대 악(惡)'과 '4대 부적격 비리' 대상자는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공천에 적용할 도덕성 기준으로 '5대 증오범죄'를 제시한 데 이어서다. 여야가 서로 '도덕성 공천' 잣대를 강조하며 기세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30일 당 공천관리위원회 3차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도덕성 평가에서 아예 부적격이 되는 범죄"라며 "신 4대악과 4대 부적격 비리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공천을 배제하고, 사면 복권된 경우에도 공천을 원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장 사무총장은 '신 4대악'은 △ 성폭력 및 2차 가해 △ 직장 내 괴롭힘 △ 학교폭력 △ 마약 범죄, '4대 부적격 비리'는 △ 배우자·자녀 입시비리 △ 배우자·자녀 채용비리 △ 본인·자녀 병역비리 △ 본인·자녀 국적비리라고 설명했다.

장 사무총장은 또 "국민적 지탄을 받는 범죄"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 성범죄 및 몰카·스토킹 등 여성 대상 범죄 △ 아동학대 △ 아동폭력 등의 범죄행위로 확정 벌금형 이상을 받은 경우와 △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 △ 뇌물범죄 △ 불법 정치자금 수수 △ 경선 금품 살포 △ 도주차량 음주운전 등 범죄로 하급심에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사면·복권과 무관하게 공천에서 원천 배제된다.

장 사무총장은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선거일 기준 20년 이내 3회 이상, 10년 이내 2회 이상, 윤창호법 시행(2018년 12월 18일) 이후는 원천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1일 임혁백 당 공천관리위원장 기자간담회에서 △ 성범죄 △ 음주운전 △ 직장갑질 △ 학교폭력 △ 증오발언을 '5대 혐오범죄'로 규정하며 "그 어느 때보다 혐오범죄를 저지른 인사가 국민의 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공관위 도덕성검증소위원회가 심사해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으로 판단하면 내가 책임지고 컷오프시킬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가운데 '음주운전' 항목과 관련해서는 '선거일부터 15년 이내 3회, 10년 이내 2회 이상 적발' 또는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는 1회라도 적발됐을 경우 예외 없이 공천 부적격 판정을 내리기로 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전날에는 5대 도덕성 기준으로 △ 뇌물 등 부패 이력 △ 책임지는 자세 △ 성범죄 이력 △ 납세, 병역 등 국민의무 △ 직장 갑질과 학폭 이력을 제시했다.

양당의 공천 도덕성 기준을 비교하면, 성범죄,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음주운전, 부패·비리 등 공통점이 상당 부분 눈에 띈다. 다만 국민의힘이 비리 관련 항목을 더 구체적으로 발표했고, 아동학대, 아동폭력, 강력범죄 등 더 많은 범죄를 공천 배제 사유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반면 '증오발언'과 '납세'를 포함한 점이 눈에 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4일 숭실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공천 기준에 대해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었던데, 정확하게 이재명 대표만 거기 걸리지 않도록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만든 것 같다"며 "(이 대표가) 재판을 계속 받고 있고 수사받고 있는 데다 전과도 여러 개 있지 않나.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 '5대 기준'에는 하나도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재명 대표가 2004년 7월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으나, 민주당의 음주운전 관련 공천 기준이 '15년'인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 기준에 따르더라도 이 대표는 '20년 이내 3회 이상'에 해당하지 않아 음주운전으로 인한 공천 원천배제 대상이 아니다. 한 위원장이 이 대표를 겨냥해 '재판·수사를 받고 있고 전과도 여러 개 있다'고 했지만, 이 대표의 전과는 무고, 공무원자격사칭, 공무집행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4대악'이나 '4대 부적격 비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장 사무총장이 언급한 항목 중 "국민적 지탄을 받는 범죄"에 뇌물죄가 포함돼 있고,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 등 뇌물 혐의로 재판 중이기는 하지만 장 총장은 "(확정판결을 통해)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객관적 기준 아래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형사판결이 확정된 경우"만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즉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원천배제 기준에도 "하나도 걸리지 않는" 셈이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3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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