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특례대출 신청 폭주…'주택 거래'도 뛸까

김진수 2024. 1. 3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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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특례 40만가구 이용할 수 있다지만…
"특례론 만큼 시장 활기 더하긴 어려울 것"
서울 아파트 거래 월 1000건대…시장도 불확실

신생아특례대출이 출시 첫날인 지난 29일 신청자를 확 끌어모으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시행 종료되고 주택 매매시장 거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신생아특례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더할 새로운 '불쏘시개'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다만 2023년 1월1일 이후 출생아부터 적용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주가 제한적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파격적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사진=아이클릭아트

'한도 충분' 연말까지 24시간 신청 가능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29일 오전 9시부터 구입자금대출인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인 '신생아 특례 버팀목대출' 신청을 받았다. ▷관련기사: 1주택자도 1.6% '신생아특례대출' 갈아탄다 (2023년12월27일)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은 대출접수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 및 1주택 세대주(대환대출)에 대해 연 1.6~3.3% 저리로 5억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DTI(총부채상환비율) 60%, LTV(담보인정비율) 70% 이내(생애최초 80%) 이내로 최고 5억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적용되지 않는다. 

부부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가액 4억6900만원 이하면 받을 수 있다. 대상주택은 전용 85㎡ 이하(읍·면 100㎡)이고 평가액 9억원 이하여야 한다.

신생아 특례 구입자금 대출 조건 /그래픽=비즈워치

신생아 특례 버팀목대출은 대출접수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이면서 부부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가액 3억4500만원 이하인 경우가 대상이다. 연 1.1~3.0% 저리로 3억원까지 대출된다. 

임차보증금 5억원(비수도권 4억원), 전용 85㎡ 이하(읍·면 100㎡) 주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오전 9시 40분께 '주택도시기금 기금e든든' 사이트에 접속하자 대기자가 약 1000명에 달해 1시간 16분을 기다려야 했다. 접속에 성공하면 오른쪽과 같은 신청화면으로 이동한다. /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 캡처

'주택도시기금 기금e든든' 사이트에는 이 상품 출시 첫날 하루종일 접속자가 몰리면서 '서비스 접속 대기 안내' 화면이 떴다. 29일 오전 9시40분께 접속하자 대기자가 약 1000명에 달해 1시간 16분을 기다려야 했다. 오후에도 동시접속 사용자가 많아 대기시간이 길었다.

HUG 관계자는 "서버가 다운된 건 아니고 신청자가 갑자기 몰려서 대기시간이 발생했다"며 "시작일을 공지했을 뿐 마감기한은 없다. 선착순 개념도 아닌데 초반이라 그런지 빨리 신청하려는 수요가 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생아특례대출은 주택도시기금이라는 풍부한 재원을 바탕으로 하고, 예산도 넉넉해 연말이 돼도 소진될 우려는 없을 것"이라며 "저출산 해소라는 명분도 확실해 총선 이후에도 '버릴 카드'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 대출 조건 /그래픽=비즈워치

특례론 끝나자 꺾인 매수심리, 살아날까?

이러한 인기가 부동산 매수심리 회복에 탄력을 줄지 주목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1811건으로 집계됐다. 신고기한(30일)이 이틀 남긴 했지만 지난해 11월(1843건)에 이어 두달 연속 2000건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2022년말 증가 전환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3899건)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이 종료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구입자금대출과 전세자금반환대출, 대환대출 모두 가능하고 실거주 의무도 없어 시장 회복에 기여했었다"고 말했다.

40조원 규모였던 특례보금자리론과 달리 27조원 규모로 예정된 신생아특례대출은 적용 대상도 한정적이라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수혜 대상을 약 40만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관련기사: 결혼하고 애 낳으면 내집마련 혜택…"근데, 저는요?" (2023년12월5일)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2023년 출생아부터 적용되는 만큼 현재 1년치 수요가 누적된 상황이라 연초에는 대출 신청도 많고 거래량이 단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적용 대상이 전체 가구의 2%에 불과해 시장 전체 거래량을 크게 증가시키긴 어려울 것"이라며 "당장은 대출 신청이 많겠지만 주택구입자금대출보다 전세자금대출, 대환대출 위주일 듯하다"고 봤다.

대출일로부터 1개월 내에 대출받은 주택에 전입 후 1년 이상 실거주를 유지해야 하는 조건도 부담이다. 정책 취지상 투자수요를 배제하고 실수요자만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대출 신청자는 더 적을 수 있다.

함영진 랩장도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이 시장 회복에 기여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집값 전망 자체가 불투명해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수요자 위주로만 시장에 유입된다는 점에서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만큼 강렬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 주담대 갈아타기 최저금리 / 그래픽=비즈워치

대상자가 아닌 경우 이달 9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신생아특례대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신생아 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1억~1억3000만원 이하인 차주에 적용하는 금리가 최고 연 3.30%인데 시중은행도 3%대 주담대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관련기사: 주담대 인뱅 환승했더니 연 300만원 이자 '뚝'…달궈지는 '대환시장' (1월17일)

윤수민 위원은 "대환대출 플랫폼이 들어오면서 은행간 금리경쟁이 붙어 자금이동이 굉장히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주담대 금리가 3% 중반까지 떨어진 만큼 신생아특례대출의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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