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황 도미노…‘거래 절벽’ 다가온다
‘1·10 공급대책’에도 부양커녕 1월 아파트 거래 작년보다 30% 급감
내수경기 한파 겹쳐 이주 수요 줄어…전문가들 “장기 침체 신호”
윤석열 정부가 ‘1·10 공급대책’을 통해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부동산 업계에선 ‘거래 절벽’이 이어질 것이라는 회의감이 감지된다. 매매는 물론 전월세 거래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러한 현상을 부동산 장기 침체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98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월(1413건)보다 30%가 줄었다. 매매 거래 신고 기간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 정확한 거래량은 2월 말일에 확정된다. 다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고려하면 이달 매매 거래량은 평년보다 낮을 확률이 높다. 12월 매매 거래량(1811건)은 지난해 1월(1413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매뿐 아니라 전세 거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7248건으로 집계됐다. 전세 거래도 아직 신고 기한이 남았으나 지난해 1월(1만2282건) 수준을 넘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3월 1만6219건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12월 월세 거래량도 8117건으로 전년 동월(1만2687건) 대비 36% 감소했다.
거래 절벽은 아파트뿐 아니라 비아파트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량은 2만2398건으로, 2022년 같은 기간(3만2865건)보다 31.8% 감소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2006년 해당 통계가 집계된 후 역대 최저였던 2012년 2만8771건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매매와 전세 계약이 줄어든 배경엔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크다. 세부적으로 매매의 경우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9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6억~9억원) 공급이 중단되면서 매수심리가 얼어붙었다.
전세의 경우 ‘임대차 3법’ 제정 이후 2+2년 갱신 계약이 보편화된 데다, 갭투자가 자취를 감추면서 세입자를 급히 구해야 하는 수요도 줄었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도 거래 절벽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2월은 43개 단지, 총 2만2543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전월(3만3089가구) 대비해서는 32%, 전년 동월(2만7701가구) 대비해서는 19%가 감소했다. 2016년 이후 8년간 2월 평균 아파트 입주 규모가 2만7337가구인 것에 비교하면 평년보다 저조한 실적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부동산 장기 침체의 시그널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신규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사람들이 집을 옮길 만한 이벤트 자체가 사라졌다”며 “여기에 총체적인 내수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사람들의 이주 수요가 순환되지 않는 ‘올스톱’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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