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포수→국대 투수 '인생역전', 나균안 3년 만에 몸값 377% '폭풍인상' 가치 증명

양정웅 기자 2024. 1. 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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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롯데 나균안이 주먹을 쥐고 기뻐하고 있다.
나균안. /사진=롯데 자이언츠
실패한 포수에서 3년 만에 국가대표 투수로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나균안(26)이 연봉 대박과 함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롯데는 지난 26일 "2024 시즌 재계약 대상자 48명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팀 내에서는 루키 외야수 김민석(20)이 183.3% 인상률로 최고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이름은 나균안이다. 지난해 1억 900만 원을 받았던 그는 9600만 원 인상된 2억 500만 원의 연봉에 합의했다. 상승률은 무려 88.1%였다. 그야말로 '수직상승'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이로써 나균안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억 원대 연봉자가 됐다.

지난 시즌 2선발로 시작한 나균안은 23경기에 등판, 130⅓이닝을 던지면서 6승 8패 평균자책점 3.80의 성적을 거뒀다. 114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42개의 볼넷을 내줬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40을 기록했다. 12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덤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나균안의 투구는 빛이 났다. 4월 5경기에 나온 그는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라는 특급 성적으로 에릭 페디(전 NC)를 제치고 월간 MVP를 차지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며 롯데 마운드에 힘이 됐다. 6월 오른쪽 팔꿈치 염증, 7월 왼쪽 햄스트링 염좌로 이탈한 기간도 있었지만, 첫 선발 풀타임치고는 훌륭한 모습이었다.

롯데 나균안(오른쪽)이 지난해 KBO 4월 MVP를 수상하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태국전에 등판한 나균안. /사진=뉴시스
이에 나균안은 지난해 9월 개막한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선발됐다. 태국전 1경기에 등판한 그는 4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7-0 콜드게임 승에 한몫을 보탰다. 대표팀이 4회 연속 아시안 게임 금메달 획득에 성공하면서 나균안은 병역특례를 받아 앞으로의 커리어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렇게 되면서 나균안은 향후 다가올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빠르게 취득하면서 젊은 나이에 큰 규모의 계약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현재 나균안은 FA 제도에서 1시즌으로 인정되는 145일을 채운 시즌이 4번(2018년 172일, 2019년 183일, 2022년 190일, 2023년 180일)이고, 출전 수가 모자란 두 시즌(2017년 55일, 2021년 90일)을 합치면 딱 145일이 돼 이미 5시즌을 충족했다. 이제 3년만 풀타임으로 뛰면 28세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안정적인 선발투수를 찾는 팀들의 레이더망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같은 나균안의 '꽃길'은 수년 전만 해도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마산용마고 졸업 후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에 지명된 그는 개명 전 '나종덕'이라는 이름의 촉망받는 포수로 잘 알려졌다. 당시 지명 후 롯데는 "나종덕은 블로킹, 송구, 투수 리드 등 포수로서의 능력 그 자체가 뛰어난 선수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강점이 있다. 체격이 좋고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다. 꼭 투수 자원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투수 자원들과 비교해서 나종덕이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포수 시절의 나균안.
붙박이 주전 포수 강민호(39·현 삼성)의 존재 속에서도 데뷔 첫 시즌 준플레이오프 엔트리까지 승선했던 나균안은 이듬해 강민호의 이적으로 비게 된 안방에서 많은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찮았다. 2018년에는 106경기에서 타율 0.124(177타수 22안타) 2홈런 11타점 OPS 0.376, 2019년에는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24(185타수 23안타) 3홈런 13타점 OPS 0.383이라는 저조한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던 롯데의 상황 속에서 김준태(30·현 KT), 안중열(29·현 NC) 등과 플레이타임을 나눠가졌지만 좀처럼 타격에서 만개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2020시즌을 앞두고는 왼쪽 팔목 골절로 전지훈련 도중 조기 귀국하는 악재도 맞이했다.

하지만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이는 오히려 나균안에게는 호재가 됐다. 재활 기간 포수와 타자 훈련이 어려워지면서 마운드에 올랐고, 결국 퓨처스리그에서 투수까지 겸업했다. 이 기간 개명까지 하며 각오를 다졌고, 끝내 투수로의 완전 전향을 선택했다. 1년간 담금질을 거친 그는 2021년 1군 23경기(46⅓이닝)에 나와 1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41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2년의 나균안.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어 이듬해에는 본격적으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9경기(13선발)에 등판,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특히 117⅔이닝 동안 12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닥터 K'의 면모를 보여줬다.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고비도 있었다. 5월까지 평균자책점 2.21로 호투하던 나균안은 6월 8경기에서는 9.77까지 상승했다. 선발진이 무너질 때마다 등판하며 이닝 수가 많아진 탓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2승 4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다시금 준수한 모습을 되찾았다.

투수를 하면서 연봉도 수직상승했다. 3년 차인 2019년까지 최저 연봉에 가까운 2800만 원을 받았던 그는 이듬해 4300만 원으로 상승했다. 2021년 연봉이 동결된 후 이어 투수 전환 후 2022년에도 5800만 원으로 올랐던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1억 900만 원을 받으며 최초로 억대연봉자가 됐다. 본격적인 투수 생활을 시작한 2021년부터 따지면 3년 만에 몸값이 1억 6200만 원, 377%가 오른 것이다.

유망주 포수에서 국가대표 투수로 변신한 나균안, 과연 2024시즌에는 또 어떤 새로운 면모를 팬들에게 보여주게 될까.

롯데 나균안. /사진=뉴시스
롯데 나균안.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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