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슈] 제비마을에 둥지를 튼 '작은 희망'

최광현 2024. 1. 28. 06: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YTN에서는 소멸해가는 지방 상황을 살펴보는 연속 기획 보도를 준비 했습니다.

두 번째로 찾아간 지방은 충북 괴산군입니다.

괴산군에서는 마을을 살리기 위해 새로 이사 오는 이에게 집을 제공한다는 데요.

어떤 사연인지 최광현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충북 괴산, 부흥리에 있는 백봉초등학교.

'가위 바위 보'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소리가 교실을 풍성하게 만드는데요.

웃음 가득한 모습과 달리, 백봉초등학교에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초등학생 기준 20명 이하 상태가 3년간 이어진 학교는 통폐합 대상이 되는데, 2018년 백봉초등학교 학생 수는 14명이었습니다.

시골 학교의 현실이었고, 이미 폐교된 인근 학교는 불안감을 가중했습니다.

[한석호 / 제비마을 부흥권역 추진위원장 : 운곡 초등학교였다가 학생 수가 없어서 백봉초등학교 운곡분교가 됐어요. 교실마다 빼곡히 아이들이 공부했었는데..]

백봉초등학교 폐교만큼은 막고자, 한석호 위원장을 비롯해 부흥리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습니다.

'백봉초 살리기 추진 위원회'를 꾸렸고, '도시 생활에 지친 학부모들이 공기 맑고 물 좋은 산천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공공임대주택을 짓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행복나눔 제비 둥지. 자녀의 초등학교 졸업까지 월 5~6만 원에 집을 빌려주는 파격적인 조건이었고,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19년부터 22년까지 총 14세대, 64명이 제비 둥지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제비 둥지 입주 5년 차, 이미숙 어머님. 시골 생활 동안 변화가 있었다는데요.

[이미숙 / 제비 둥지 5년 차 거주 : 얘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밝아졌어요 아무래도 학교에서 공부도 하지만 공부와 더불어 밖에서 활동하면서 신체를 많이 움직이니 밝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백봉초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19년부터 23년까지 학생 수가 점차 늘어 현재는 44명, 유치원생 14명까지 합하면 총 58명이 백봉초에 다니고 있습니다.

[손동희 / 백봉초 체육선생님 : 제비 둥지에 사는 학생이 20명 정도 되거든. 전교생의 절반 정도인데, 다양한 곳에서 오거든요. 경상도에서 오는 친구도 있고 전라도에서 오는 친구도 있고 대부분 충북이나 경기도권에서 오는데 다양한 지역의 학생들 학부모들이 모이다 보니까 학교가 지루하지 않고,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백봉초를 살리겠다는 노력은 마을을 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습니다.

학부모, 백봉초, 괴산군청까지 함께 마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여, 시골 마을에 숨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공은숙 / 부흥리 주민 : 애들이 많이 느니까 웃음소리도 많이 들리고 애들 뛰어노는 소리에. 뭐. 얘들도 너무 이쁘고.]

[한정순 / 부흥리 주민 : 반가워하고, 아이들이 올 적 갈 적에 얘들이 인사하고 그러니까 웃음꽃이 확 피지.]

[마강래 /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초중고 다 중요하지만, 초등학교는 그 마을의 생존에 너무나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초등학교가 있던 지역이 그래도 그 지역의 작은 거점이었던 곳이에요. 학부모들이 모여서 서로 수다도 떨고 정보도 교환하고 그런 거점 공간이었단 말입니다. 초등학교 인근에 매우 많은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건이 되는 거죠. 초등학교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습니다.

[한석호 / 제비마을 부흥권역 추진위원장 : 올해 6학년인데 내년에 졸업하면 괴산에서 정착한다고 얘기 들었어.]

[장성수 / 괴산군청 농업정책과 주무관 : 그것이 저희가 원하는 이상적인 (방향).]

[한석호 / 제비마을 부흥권역 추진위원장 : 그럼요. 우리 마을에서도 그걸 원하는 거야. 여기서 몇 년을 살다가 완전히 마을 주민이 되는 것.]

마을 주민들도 작은 희망을 꿈꾸고 있습니다.

[김순애 / 부흥리 주민 : (마을에 오면)뭐든지 내 자식처럼 그렇게 해줘야지.]

[김명호 / 부흥리 이장 : 아이들이 있으면 동네 주민들이 내 새끼처럼 길러 줄 거야.]

[이미숙 / 제비 둥지 5년 차 거주 : 둥지처럼 따듯하고 친근하고 포근한 느낌이에요.]

[한석호 / 제비마을 부흥권역 추진위원장 : (제비마을로) 견학 오셨으면 좋겠어요 마음 주민들이나 저나 따듯하게 커피 대접하면서 대화를 나누었으면.]

초등학교에서 시작한 작은 희망이, 제비마을에 또 다른 희망을 싹틔우고 있습니다.

AD : 심혜민

#괴산군 #지방소멸 #인구 #제비둥지 #제비마을 #백봉초등학교 #시골 #학부모 #놀이터 #일자리 #정착 #풍경 #ytn

YTN 최광현 (choikh816@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