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니 보러 세로수길", 외국인 핫플…가로수길은 '텅텅'
인증샷 붐 타고 MZ도 외국인도 세로수길로 몰려
한때 '패션·뷰티의 성지'라 불린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은 그 명성을 잃은 듯 보였다. 지난 25일 머니S가 찾은 가로수길은 '텅' 빈 거리였다. 대로 초입에서 몇걸음 걷자 공실 상가들이 즐비했고 곳곳엔 '임대 문의' '완전 폐업' '점포정리' 간판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상가가 가로수길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었다.
가로수길 한 의류 매장 직원은 "옛날보다 영 아니다"라며 "2022년, 2023년에 여기서 팝업스토어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확실히 더 안 좋다"고 가로수길의 현황을 전했다. 이어 "'가로수길 죽었다'고들 한다"며 "솔직히 예전만큼 되살아날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내부에 울려 퍼지는 큰 음악 소리가 손님 대신 매장을 채웠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기준 가로수길의 공실률은 36.5%다. 2019년 공실률 4.5%에 불과했던 가로수길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침체되기 시작했다. 2019년 라인프렌즈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으로 국내 1호 '커피스미스' 카페도 문을 닫으며 가로수길의 몰락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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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즈는 MZ(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세대를 저격하는 힙한 아이템들과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인테리어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으며 트렌디한 관광지 중 한 곳이 됐다. 탬버린즈의 핸드크림과 향수는 '제니 향'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이 세계 각국의 MZ들을 불러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방문객들의 의견은 비슷했다. 중국인 관광객 A씨(20대)는 "오늘 한국 도착했는데 가장 먼저 (탬버린즈를) 들렀다"며 "한국에 오면 무조건 사진 찍어 올려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제니 사진' 앞에서 찍은 사진이 유행이라는 것.
탬버린즈가 있는 이곳은 일명 '세로수길'이라 불린다. 세로수길은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대로변을 따라 있는 가로수길의 서쪽 평행도로 일대에 위치한 골목길이다. 세로수길이 등장하고 가로수길과 압구정역 사이의 '뒤로수길'까지 형성됐다.
세로수길은 가로수길의 높은 임대료 탓에 밀려온 상인들로 인해 상권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제 메인 상권에서 물러난 가로수길 대신 세로수길이 MZ세대의 새로운 성지가 된 것이다.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코스'(COS) 등 글로벌 패션·뷰티 브랜드들도 일찍이 세로수길에 자리를 잡았다.
탬버린즈 향수 시향을 하던 20대 여성 C씨는 "가로수길은 20대 초반에 많이 갔었고 요즘은 가지 않는다"며 "이쪽(세로수길)에 인스타에서 유명한 곳들이 많아서 자주 온다"고 전했다.
박재이 기자 wja060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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