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정상화 의지 있긴 하나요”…창원문성대 간호학과 학생들의 호소

강승우 2024. 1. 2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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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설마했는데 결국 우려했던 게 현실이 됐어요.” “당장 저희들은 간호사 국가고시 치는 데에는 지장이 없지만 후배들은 어떡해요?” “학교가 과연 정상화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창원문성대 간호학과 재학생들이 전임교수 부족 등을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촉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뒤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 
27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남 창원의 사립 전문대학인 창원문성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근심이 개학을 코앞에 두고 날로 커지고 있다.

현재 이 학교 간호학과는 전임교수 부족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간호사 국가고시를 치르기 위해서는 ‘간호학과 인증평가’를 받은 대학에서 적정 수준의 강의를 들어야 한다.

현재 간호학과에는 400여명의 재학생이 있는데 인증평가를 통과하려면 적어도 지금 있는 5명의 전임교수 보다 2배 더 필요하다고 한다.

5명의 교수로 강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학생들과 교수들은 이 문제를 지적하고 해결해 줄 것을 학교 측에 촉구했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는 게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간호학과 인증평가는 지난해 통과했지만 유효기간이 1년짜리다. 2025학년도 신입생까지는 간호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만약 올해 인증평가를 통과 못하면 2026학년도 신입생부터는 국가시험 응시 자격이 없다. 간호학과의 폐과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인 전임교수 부족에 대해 학교 측과 학생·교수들의 입장이 다르다.

학교 측은 지난 1년 동안 교수 초빙 공고를 6번이나 냈지만 지원자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과 이달에 낸 공고에서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학생들과 교수들은 ‘산업체 전담 교원’이라는 의미도, 실체도 애매모호한 신분이 지원을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쯤 학교 측이 낸 공고문을 보면 ‘전임교원(산업체 전담 교원)’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지원자들이 학생 지도와 학과 관련과는 무관한 업무를 맡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으며, 그 결과 지원자가 없다는 게 학생들과 교수들의 입장이다.

결국 재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학교 측에 사태의 심각성과 입장을 전달하며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비대위는 학교에 모여 공청회를 진행한 뒤 전임교원 충원 등 사태 해결에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학교 측에 요청했다.

이에 학교 측은 학교 총장 명의로 비대위 요청에 대한 답변서를 냈지만, 비대위와 교수들은 답변이 요구에 충족되지 않을뿐더러 전임교수 충원 조건은 예전보다 더 후퇴했다고 꼬집었다.

지난 25일자 공고문에는 ‘산업체 전담교원’ 표현은 삭제됐지만 자격 요건이 △‘간호학 박사과정 1개 학기 이상 재학 중인 자’ △임상경력 5년 이상인 자로 나타나 있다.

‘간호학 석사 학위 이상’으로 자격 요건을 완화해달라는 비대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또 직전 공고에는 임상경력 3년 이상이었는데 인증평가 기준보다 높은 ‘5년 이상’으로 되레 상향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대위와 교수들은 학교가 간호학과 정상화의 의지가 없는 거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창원문성대는 과거 40여개의 학과가 있었는데 현재는 간호학과를 포함한 5개 학과만이 남아 있다. 교내 기숙사도 올해까지만 운영한다.

창원문성대 간호학과 재학생들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모집요강에 나타난 이 학교 입학생은 정원 내·외 포함해 304명인데 이중 간호학과 입학생은 128명으로 42%를 차지하고 있다.

간호학과 등록금이 경남도내 다른 대학 간호학과와 비교해서도 많은 편이라고 재학생들은 설명한다.

학교 대표학과가 이 지경까지 내몰린 데에는 뭔가 다른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기도 하다.

간호학과 한 학생은 “사실상 현재 창원문성대를 존재하게 만드는 학과가 간호학과인데 학교가 뭔가 꿍꿍이가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푸대접 할 수가 있는지 의아하다”며 “과연 간호학과 정상화의 의지가 있는지 총장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성토했다.

이원석 창원문성대 총장과 학교 측 관계자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한간호협회 산하 경남간호사회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간호학과 교수들을 면담했다.

학생들은 학교가 성산구에 있는 것을 감안해 창원 성산구 총선 출마 후보자들에게 교내 상황을 전달하고 대응해 줄 것을 촉구할 계획이어서 전임교수 부족에 따른 창원문성대 간호학과 사태 논란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글·사진 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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