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픽] "그때 그 시절로 떠나요"… 레트로 시간 여행

황정원 기자 2024. 1. 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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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때로 타임머신이 되어 우리를 어린 시절로 데려가 주곤 한다. 한때 레트로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그때 그 시절'을 그대로 재현한 추억 여행지가 여러 도시에 조성됐다. 직접 해당 시대를 살았던 어른들에게는 정겨운 추억을, 그 시절을 겪지 않은 이들에겐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사진찍기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우리 동네 레트로'를 주제로 대표적인 추억 여행지 5곳을 추천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과 학교, 군위 화본역 & 엄마아빠어렸을적에


대구 군위의 화본역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꼽힌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장보영
대구 북쪽에 자리한 군위는 최근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화본역과 '엄마아빠어렸을적에'가 군위의 레트로 관광을 견인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꼽히는 화본역은 1938년 영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군위에서 유일하게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다. 드라마 세트장처럼 아기자기한 역내는 나무문과 틀로 꾸며져 있어 예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선로로 나가면 줄지어 늘어선 향나무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1930년대 말에 열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한 급수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말과 휴일에만 운영하는 새마을호를 활용한 레일 카페도 구경할 만하다.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1954년 4월 개교해 2009년 3월 폐교한 옛 산성중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한 농촌 문화 체험장이다. 1960~1970년대 화본마을 생활상을 전시하고 있는데 골목길을 따라가 보면 문구점, 만화방, 이발소, 연탄 가게, 사진관, 전파상 등이 재현되어 있다. 건물 뒤쪽에는 옛날 교복 입기와 사륜 자전거 타기, 달고나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반전 있는 레트로 극장과 에도시대 일본 거리 '동두천'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동광극장은 전국 유일의 단관 극장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박상준
경기도 동두천시 동광로에 있는 동광극장은 1959년에 문을 연 곳으로 요즘 시기에 보기 드문 단관 극장(상영관이 하나만 있는 극장)이다. 1986년부터 고재서 대표가 운영 중인데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1988', 2018년 유튜브 채널 '와썹맨'에 나오며 '와칸다 극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대표 오래된 가게(경기 노포) 12선'에 들었다. 살아 있는 극장 박물관이자 세대를 넘나드는 레트로 극장이다. 휴게실에는 1980년대 구입해 20여 년 동안 사용한 영사기, 옛날 극장에 있던 수족관이 눈에 띈다.

283석을 수용하는 상영관은 안으로 들어가면 기대 이상의 풍경에 놀라게 된다. 갈색 가죽 의자가 반짝이고, 멀티플렉스 특별관에 있는 리클라이너도 갖췄다. 일부 좌석은 테이블과 보조 받침대 등이 있어 편하다. 지정석이 아니라 먼저 앉는 사람이 주인이다. 관람료 9000원으로 최신 개봉작을 멀티플렉스보다 저렴하게 볼 수 있다.

'동두천놀자숲'은 실내 어드벤처 시설을 갖춰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지난 2020년 개장한 동두천자연휴양림이 이웃한 것이 장점이다. 니지모리스튜디오&료칸은 에도시대 일본 거리를 재현한 테마파크형 드라마 세트장으로 SNS 사진 명소다.



탄광촌 전성시대가 궁금하다면 '태백 철암탄광역사촌'


태백 철암탄광역사촌은 탄광촌의 전성기를 표현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사진은 '탄광으로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는 부인'. /사진=한국관광공사 길지혜
태백 철암탄광역사촌은 옛 탄광촌 주거 시설을 복원·보존한 생활사 박물관이다. 태백이 대한민국 석탄 산업의 중추 역할을 했던 1970~1980년대의 탄광촌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11개 건물 가운데 페리카나, 호남슈퍼, 진주성, 봉화식당 등 총 6개 건물을 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첫째·셋째 월요일 휴관)이고 입장료는 무료다.

1970년대 탄광촌은 도시의 확장 속도를 건축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호황기였다. 급히 증축을 거듭하다 보니 철암천 쪽으로 확장한 부분은 지층 아래에 건물을 지지하기 위해 까치발처럼 기둥을 댔다. 이곳이 '까치발 건물'로 불리는 이유다. 광부들이 모여 살던 산동네에 오르면 태백 철암역두 선탄시설(국가등록문화재)과 쇠바우골탄광문화장터, 철암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철암탄광역사촌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태백8경에 드는 천연기념물 구문소가 있다. '구문'은 '굴 또는 구멍'을 뜻하는 옛말로 구문소는 '굴이 있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아름다운 황지천이 동굴 사이로 흐르는 풍경은 보는 이에게 감탄을 자아낸다.



책방세간과 공예가들이 만든 포근한 풍경 '부여 규암마을'


책방세간은 80년 된 담배 가게를 허물지 않고 재해석해 만든 가게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진우석
충남 부여군에 있는 규암마을은 과거 나루터와 오일장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곳이다. 한동안 사람들이 떠나고 쇠퇴했지만 지금은 빈집과 빈 상가에 공예가들이 모여들면서 레트로 여행지로 거듭났다.

규암마을을 널리 알린 건 책방세간이다. 80년 된 담배 가게를 허물지 않고 창조적으로 재해석한 책방이다. 공예 디자이너 출신 박경아 대표는 책방에 이어 카페 수월옥, 음식점 자온양조장, 숙소 작은한옥 등을 만들고, 네 공간이 들어선 거리를 '자온길'이라 이름 붙였다.

부여군은 123사비공예마을을 운영하고 규암마을에 흩어져 있는 12개 공방을 지원하며 123사비창작센터와 123사비레지던스를 통해 청년 공예인에게 작업실과 숙소를 제공한다.

수북정은 백마강이라 불리는 금강과 백제교가 한눈에 보이는 정자다. 수북정 아래 튀어나온 바위가 자온대다. 누군가 엿보는 것처럼 머리만 내민 형태라 규암(窺岩)이라고도 부른다.



영화 속 추억의 장소로 떠나볼까 '군산 시간여행마을'


초원사진관은 군산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꼭 찾아가는 레트로 명소다. /사진=한국관광공사 권다현
전북 군산 시간여행마을은 대표적인 레트로 여행지다. 다양한 근대건축물은 물론 1980~1990년대 감성을 오롯이 간직한 골목 풍경이 정겹다.

시간여행마을을 둘러보기에 가장 좋은 출발지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다. 박물관 왼쪽에는 구 군산세관 본관을 활용한 호남관세박물관이 자리한다. 오른쪽으로 구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을 보수·복원한 군산근대미술관과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을 활용한 군산근대건축관이 이어지고, 이들 뒤쪽에 진포해양테마공원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건립한 군산 해망굴을 거쳐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촬영한 초원사진관도 들러보자. 일본인 부유층 거주지 신흥동에 남은 일본식 가옥과 사찰 동국사도 시간 여행의 특별한 볼거리다.

신흥동 산비탈에 자리한 말랭이마을은 최근 젊은이들이 빠져나간 빈집이 미술관과 책방, 공방으로 하나둘 바뀌면서 관광지가 된 곳이다. 군산 하면 고군산군도를 빼놓을 수 없다. 2016년 고군산대교가 개통한 뒤 낭만적인 섬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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