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딸기 따고, 양에 건초 먹이고…외국인 관광객 “겨울엔 양평이죠”

박성훈 기자 2024. 1. 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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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지방에 있는 우리나라에는 겨울이 없거든요. 한국, 그것도 경기 양평에서 이렇게 꽁꽁 얼은 빙판 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즐겁습니다."

26일 양평 강상초교 앞에 설치된 간이 얼음썰매장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출신 유학생 사비라(여·27) 씨는 상기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양평군청이 올해 처음으로 기획한 겨울 관광축제인 '겨울엔 양평'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서울의 한 여행사가 외국인 관광객 방문 행사를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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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관광축제 ‘겨울엔 양평’ 막바지 표정
동남아·남미·유럽 출신 60여 관광객 방문
썰매 타기·시장 투어 등 다양한 매력 만끽
경기 양평군 강상초교 앞에 마련된 얼음 썰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각종 썰매를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성훈 기자

양평=박성훈 기자

“열대 지방에 있는 우리나라에는 겨울이 없거든요. 한국, 그것도 경기 양평에서 이렇게 꽁꽁 얼은 빙판 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즐겁습니다.”

26일 양평 강상초교 앞에 설치된 간이 얼음썰매장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출신 유학생 사비라(여·27) 씨는 상기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영하 4도, 전국을 꽁꽁 얼린 한파가 조금 누그러지는 듯 해도 여전히 쌀쌀한 날씨인 건 분명했다. 하지만 사비라 씨와 함께 이곳을 찾은 외국인들은 썰매를 서로 밀어주거나 술래잡기를 하며 즐거워했다. 두 볼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입에선 허연 입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지만 얼굴에서는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양평군청이 올해 처음으로 기획한 겨울 관광축제인 ‘겨울엔 양평’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서울의 한 여행사가 외국인 관광객 방문 행사를 기획했다. 동남아와 남미, 유럽 등지에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이나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직장인, 유학생 등 60여 명이 모여 양평의 매력을 만끽했다. 이날 서울에서 양평으로 들어서는 관문인 두물머리를 찾은 관광객들은 군청 직원이 나눠준 양평군 마스코트인 ‘양춘이’ 인형을 하나씩 받아들고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서로 사진을 찍어줬다.

경기 양평군 개군면의 한 딸기농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신이 직접 수확한 딸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박성훈 기자

이날 여행의 백미는 딸기 수확 체험이었다. 양평읍 ‘물맑은시장’에서 요기한 관광객들은 개군면 원덕리에 자리한 한 딸기농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처럼 특별한 단체손님을 맞은 농장주도 자못 들뜬 모습이었다. 그는 관광객들에게 투명 플라스틱 용기를 나눠준 뒤 딸기를 따는 요령을 설명하면서 “딸기도 여러분의 사랑하는 마음을 안답니다. 딸기를 딸 때마다 ‘고마워, 사랑해’ 하고 말해보세요” 하고 말했다. 이에 어린이 관광객 진란(5·인도네시아) 군이 “사랑해”하고 따라 하자 설명에 주의를 기울이던 다른 관광객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한 시간 동안 이어진 딸기 수확 체험에서 플라스틱 통을 가득 채운 관광객들은 저마다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용문면 양떼목장에서는 양떼 무리에 섞여 사진을 찍거나 건초를 먹이며 새로운 추억을 남겼다. 폴란드에서 온 SNS 인플루언서인 캐롤리나 아라노스카(여·30)와 안나 그르제브스카(여·29) 씨는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이색 체험이 많아 즐거웠다”며 “모국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한국에서는 꼭 양평을 들르라고 권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양평군 용문면에 자리한 양떼목장을 방문한 한 외국인 관광객이 양에게 건초를 먹이며 친구에게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성훈 기자

한편 양평군이 지난 12월부터 이달 말까지 진행하는 ‘겨울엔 양평’ 축제는 사실상 이번 주말(27∼28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번 축제는 양평의 숨은 관광지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베이커리 카페와 지난해 12월 16∼17일 열린 딸기 판매 등 행사였던 크리스마스 팝업 스토어에서는 1600명이 방문했고, 농촌체험마을 ‘수미마을’에서는 주말마다 수천 명이 방문해 빙어 낚시를 즐겼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이번 축제는 양평 곳곳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알릴 수 있는 계기였다”며 “행사가 끝나도 이번 겨울은 아직 남아있으니 여전히 매력을 뽐내는 숨은 관광지에 많은 이들이 찾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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