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셨네! 보상해!"…신종 '음주 운전 협박'?

이승환 기자 2024. 1. 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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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주차장까지 쫓아가 주차 못하게 막아
보험 접수 거부하고 '보상' 요구
지난 11일 오전 6시 30분쯤, 출근하던 30대 김모 씨는 경기 안양시 비산동 한 도로에서 차로를 변경했습니다. 뒤따라오는 차를 미처 못 봐서, 뒤차 운전자가 급하게 속도를 줄여야 하는 불편을 끼쳤습니다. 여기까지는 김 씨의 잘못인데, 그 다음부터 상황이 달라집니다. 뒤차가 상향등을 켜고 거칠게 따라붙기 시작한 겁니다. 김 씨 직장 주차장까지 쫓아왔습니다. 그러더니 주차하지 못하게 차로 막고,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별 근거 없이 "술 마셨네"라고 외치더니 "할 말 없냐"고 여러 차례 물었습니다. "죄송하다. 문제가 있다면 신고를 하거나 보험처리를 하라"는 김씨에게 "원만히 이야기하자"더니 결국 "보상"을 언급했습니다. 결국 김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와서 음주 측정을 하고, 술을 마시지 않은 걸로 확인된 뒤에야 뒤차 운전자는 자리를 떴습니다. 김씨는 보복 운전 혐의로 가해자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지난 1월 11일, 경기 안양시)

신호가 바뀌고 차들이 움직입니다.

뒤차가 차로를 바꾸고 앞차도 옆 차로로 옮겨갑니다.

[김모 씨/앞차 운전자 : 뒤에가 차선 변경을 하는 거를 제가 보지를 못하고….]

놀랐는지 급히 멈췄던 뒤차, 그때부터 상향등을 번쩍이며 따라오기 시작합니다.

도로에 빽빽한 차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계속 쫓습니다.

[김모 씨/앞차 운전자 : 운전을 하면서 좀 상대방의 위협 운전에 공포심을 느껴서 도주를 해본 적은 처음이었고요.]

회사 지하 주차장까지 약 3km를 따라왔습니다.

차를 바짝 붙여 세워놓고, 김 씨의 차 번호를 찍습니다.

[아, 잠시만요.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가만히 계세요. 야, 경찰에 신고해!}]

사과도 소용이 없습니다.

[{사장님, 뭐 얘기할 거 있으세요, 저한테?} "죄송하다고 했잖아요." {그거 말고. 놀랐다니까요.}]

그러더니 갑자기 '술' 얘기를 꺼내고,

[차만 댈게요." {가만히 계세요, 안 돼요. 야, 진짜 술 먹었네.}]

김 씨를 을러대기 시작합니다.

[{사장님이 잘못하신 부분에 대해서 원만히 얘기하실 생각이 있어요, 없어요.} "모르겠는데요, 저는.]

'원만히 얘기하자'는 것, 보상 요구였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사장님이 어떻게 할 그... 보상은 어느 정도 해주실 생각 있으세요?} "아뇨, 이따가 만약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보험사 접수를 하시든가 하시면 돼요." {아뇨, 아뇨. 사장님 음주 운전이잖아요.} "아니, 뭘 음주 운전이야."]

결국 김 씨가 경찰을 불렀습니다.

[긴급 신고 112입니다.]

음주 측정했지만, 아무것도 안 나왔습니다.

그제야 뒤차 운전자는 자리를 떴습니다.

김 씨는 뒤차 운전자를 보복 운전으로 처벌해달라고 지난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모 씨/앞차 운전자 : 이런 사람을 그냥 아무 일 없이 넘어가게 내버려두면 또 어딜 가서나 이런 일을 저지르겠구나…]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을 판독하는 등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제작: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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