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독학, 슬기로운 앱 활용법… 앱 켜고 솰라솰라~ 옙! I CAN DO IT!

노정연 기자 2024. 1. 2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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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실력 향상을 목표로 삼곤 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외국어 학습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등장하며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맞이 외국어 ‘열공’을 결심한 기자가 요즘 잘나간다는 외국어 학습 앱들을 체험해봤다.
(※모든 앱은 무료 버전 또는 유료 멤버십 무료 체험 버전으로 이용했다.)

빌 게이츠도 쓴다는 바로 그 앱 듀오링고(Duolingo)

빌 게이츠가 프랑스 공부에 이용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던 듀오링고. 퀴즈와 게임 요소를 접목해 언어 공부의 벽을 낮췄다. 영어뿐 아니라 일본어, 스페인어, 중국어, 아랍어 등 전 세계 30여개 언어 학습 기능을 제공한다. 처음에는 ‘너무 쉬운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난도가 낮고 하루 2~3분만으로도 목표 학습량을 채울 수 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스테이지에서 등수를 높이기 위해 열공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휘와 문법,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등 다양한 학습 모듈을 제공하고, 쉬운 만큼 꼼꼼하게 기초를 다질 수 있다는 것이 강점. 전 세계 사용자들과 게임하듯 경쟁하며 학습 동기를 높이고 목표량 알림과 진도 추적 기능으로 공부를 지속하게 하는 것도 장점이다. 영어 초급자나 영어가 아닌 제3국의 언어에 입문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영어 학습에만 한국어 가이드가 지원되고 다른 외 언어 학습은 영어로 가이드가 지원된다). 유료 이용 시 연간 8만7000원, 1개월 1만4000원/ 패밀리(최대 6인) 연간 12만9000원

‘발화량’ 늘리기에 최적화된 영어 회화 앱 스픽(Speak)

이름처럼 영어 회화에 최적화된 앱으로 사용자의 ‘발화량’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제·상황별 영어 표현을 배우고 말하기 연습을 할 수 있다. 초보부터 고급 단계까지 레벨이 나뉘어 있어 학습 목표와 주제에 따라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고 5분을 넘기지 않는 ‘오늘의 수업’을 시작으로 스피킹연습, 실전연습까지 20분 안에 콤팩트하게 하루 수업을 끝낼 수 있다. 가장 큰 강점은 AI 튜터. 외국인 친구와 대화하듯 AI 튜터와 상황별 다양한 주제로 프리토킹이 가능하다. 프리토킹이라고 해서 대화가 일직선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발음과 어휘를 점검하고 하고 싶은 말을 영작해주는 기능도 제공된다. 대화가 끝난 후엔 AI 튜터가 어색한 표현을 바로잡아 주고 개선점을 알려주는 등 꼼꼼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간혹 발음인식에 오류가 나는 것은 아쉬운 점. 외국인만 만나면 말문이 막히는 사람, 회화 학원이나 전화 영어에서 입이 떨어지지 않아 고민인 사람에게 추천한다. 유료 이용 시 연간 12만9000원, 1개월 2만9000원

헷갈리는 단어·표현도 꼼꼼하게 짚어준다 말해보카

어휘, 문법, 듣기 등 영어학습에 필요한 도구들을 종합적으로 갖추고 있다. 어휘 학습은 음성이나 키보드를 이용해 문제의 빈칸을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헷갈릴 수 있는 단어와 뉘앙스가 다른 표현들도 꼼꼼하게 짚어준다. 발음인식과 교정 기능이 뛰어나고 진단평가를 통해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다. 복습 기능을 따로 제공하는 다른 앱들과 달리 틀렸던 문제를 ‘오늘의 학습’에 포함해 자연스럽게 재학습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수동적이고 게으른 학습자들도 무리 없이 진도를 따라갈 수 있을 듯하다. 리그전으로 레벨을 높여가며 다른 사용자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점도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단 상황별 대화 학습 기능이 없어 회화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는 경우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다른 회화 학습 앱과 병행하면 공부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을 듯하다.

유료 이용 시 연간 9만8000원, 1개월 1만9500원/ 2인·4인 연간 멤버십(14만9000원·29만5000원)

영상 속 표현 들릴 때까지 반복…‘강제 귀 뚫기’가 이런 거구나 케이크(Cake)

영화나 미국 드라마, 유튜브 속 짧은 영상을 보면서 주요 영어 표현을 반복 학습하는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다. 풍부한 시청각 자료를 통해 영어에 관심과 흥미를 돋울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한 장점이다. 영상 길이가 짧고 미드 <프렌즈> <빅뱅이론> 등 인기 콘텐츠 영상이 많아 짧은 시간 동안 쇼트폼 보듯 가볍게 즐기며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다. 케이크는 리스닝 향상에 최적화된 앱이기도 하다. 처음엔 들리지 않았던 영상 속 대화들을 반복해서 듣다 보니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들릴 때까지 무한 반복 청취할 수 있는 ‘드릴(Drill)’ 기능을 이용해 그야말로 강제 ‘귀 뚫기’가 가능하다. 교육용이 아닌 실제 원어민들의 대화라는 점에서 다소 난도가 있지만, 실용적 영어표현을 실제 말하기 속도로 익힐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긴 대화나 문장 분석, 꼼꼼한 피드백을 원한다면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다. 초급자보다는 중급자들에게 추천한다. 무료 이용 시 다른 앱에 비해 광고와 팝업 표시가 잦다는 느낌이 들었다. 유료 구독을 하면 원어민 선생님들의 다양한 수준별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유료 이용 시 연간 8만5000원, 1개월 1만6000원/ 패밀리(최대 6명) 연간 13만9000원

AI 선생님과 24시간 무료 대화…‘설정값’ 따라 난이도도 내 맘대로 챗GPT

기존 유료 버전에서 제공되던 음성인식 기능이 최근 무료로 전환되며 24시간 AI 원어민 선생님과 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영어 회화 도구가 됐다. 감도 높은 프리토킹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모르는 표현이 있으면 한국어로 질문이 가능하고 대화가 막히면 AI가 알아서 대체 주제를 제시해준다. 어학 앱과 달리 짜인 커리큘럼이나 복습 기능이 따로 없다는 점은 체계적 공부를 원하는 이들에겐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다. 중급 이상, 회화 실력 향상을 원하는 학습자에게 추천한다. 챗GPT는 사용자가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변의 수준이 달라진다. 영어 학습에서도 마찬가지. 설정 메뉴 중 개인화 지시(Custom Instructions)에서 챗GPT에 바라는 점 - 대화 목적과 주요 과제, 원하는 난이도 등을 자세하게 제시할수록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챗GPT에 ‘영어 선생님’ 또는 ‘전문 영어 강사’ 역할을 해줄 것을 지시하거나 답변 속도, 대화 톤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면 훨씬 실감 나는 맞춤형 영어 과외를 받을 수 있으니 잘 활용해보자.

자투리 시간 ‘쉽고 재미있게’
엘리베이터 안 1~2분도 OK
단, 복습 안 하면 소용 없어요

앱을 이용한 어학 공부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부담 없이 외국어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대일 과외나 학원 영어와는 달리 지켜보는 관리자가 없다는 점에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까 우려했지만 목표와 관심사에 맞춰 난이도와 주제가 조정되고 질문과 답변 속도도 빨라 한눈팔 겨를이 없었다. 평소 외국어와는 담쌓고 지낸 초급자나 혼자서는 학습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독학자들에게 좋은 러닝메이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앱이 정교한 음성 인식을 통한 말하기 학습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내향인들의 외국어 ‘입트기’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무엇보다 바쁜 일과 속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대부분 하루 학습 목표량이 20분 내로 구성돼 출퇴근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물론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1~2분 남짓한 시간 동안에도 쉽게 학습 모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만 들면서 실제로는 머리에 남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어학교육 전문가들은 모바일 앱으로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경우 반드시 자신만의 학습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앱에서 복습 기능을 지원하고 있지만 추가로 나만의 단어장이나 오답노트를 만들어 그날 배운 단어나 표현을 기록하고 복습하는 것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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