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싸다고? 일단 넣어" 로또급만 우르르…고장 난 청약시장

김평화 기자 2024. 1. 26.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파트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시세 대비 가격이 확실하게 저렴한 곳에는 수요가 몰려 '로또'를 방불케 하는 반면, 지방에서 중견 건설사가 시공한 아파트는 대부분 미달이 날만큼 찾는 사람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에 걸렸거나 확실한 입지조건을 갖춰 시세 대비 안전마진이 확실한 곳에만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요즘 청약시장은 적절한 가격에 수요와 공급이 매치되는 시장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평당 3,200만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난 24일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 너머로 아파트 단지와 재건축 진행 단지 등이 보이고 있다. 한편 주요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대 수준으로 오른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우리 대출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어 금리 부담에 주택시장 관망세가 재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먼저 규제 정책을 타이트하게 하고 그래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잡히지 않으면 그 때는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할 때"라고 밝혔다. 2023.10.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아파트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시세 대비 가격이 확실하게 저렴한 곳에는 수요가 몰려 '로또'를 방불케 하는 반면, 지방에서 중견 건설사가 시공한 아파트는 대부분 미달이 날만큼 찾는 사람이 없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3일 진행된 인천 서구 불로동 검단신도시 AB20-1블록 '제일풍경채 검단 3차' 일반공급 1순위 접수 결과 240가구 모집에 1만675명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 44.5대1을 기록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다.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최고가 기준 5억2200만원이다. 검단시도시 내 신축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편이다. 이처럼 최근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분양가상한제'라는 말이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는 무순위 청약 2가구와 계약 취소 주택 1가구 등 총 3가구를 모집하는 청약을 진행했다. 결과는 '대흥행'. 무순위 청약 전용면적 84㎡ 1가구에는 무려 16만3731명이 몰렸다. 전용면적 99㎡ 1가구에도 4만8470명이 신청했다.

계약 취소 주택 중 신혼부부 특별공급 전용면적 84㎡ 1가구에는 1400명이 신청했다. 무순위 청약 주택의 분양가가 지난 2020년 일반분양 당시 가격으로 적용돼 관심이 몰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6억6930만원, 전용면적 99㎡ 분양가는 7억6400만원이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 주택이 지난달 10억2000만원에 거래됐으며, 비슷한 시기 입주한 인근 아파트 전용 84㎡가 지난달 10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를 감안하면 약 3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16만대1. 로또 복권 당첨 확률과 비교할만한 수준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이다. 이 확률을 뚫으면 수억원대 시세차익을 얻는다. 이는 시장이 본 기능을 잃었다는걸 방증한다.

청약시장이 적절한 가격에 수요와 공급을 이어주는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노력의 대가가 아닌 '운'으로 수억원의 부가 몰리는 비합리적인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로또급'이 아닌 아파트들은 시장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시장에 내놔도 팔리지 않는 셈이다. 지난 23일 1순위 청약에 나선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e편한세상 신곡 시그니처뷰는 324가구 모집에 214명이 신청하는 데 그쳐 8개 주택형 가운데 5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최근 광주광역시 '어등산 진아리채 리버필드'는 134가구 모집에 63명만 신청했고, 지난주 강원도 강릉시 '강릉 유블레스 리센트'는 218가구 모집에 33명만 신청해 모두 미달을 기록했다. 전북 익산 '익산 피렌체' 92가구 모집에는 단 9명만 접수했다.

새해들어 1월이 다 가기 전인데도 1:1 경쟁률을 채우지 못하고 미달이 난 단지만 11곳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에 걸렸거나 확실한 입지조건을 갖춰 시세 대비 안전마진이 확실한 곳에만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요즘 청약시장은 적절한 가격에 수요와 공급이 매치되는 시장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비 수요자들이 분양가에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원가 이하로 분양가를 낮출 순 없어 청약시장이 다시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