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나주 광역철도 노선 '오락가락'…효천역 경유 갈등 왜?[초점]

이창우 기자 2024. 1. 2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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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전남도 제안 효천역 경유 노선, 광주시가 거부해 변경
광주시 번복…전남도·나주시에 '효천역 경유' 거부시 예타 중지
국토부 "노선 변경해 재신청 시 예타 통과 장담 못해"
광주-나주 광역철도 노선안. (그래픽=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광주~나주 간 광역철도 구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광주시의 노선 변경안 요청 때문에 예타 통과가 살얼음판이다.

예타는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의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면밀하게 검증·평가하는 제도다.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에 대해 비용 대비 편익을 따져 경제성(BC)을 평가한다.

국토교통부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용역을 통해 확정한 후 예타를 진행 중인 '광주~나주 광역철도' 노선안은 '광주 상무역∼서광주역∼서부농수산물센터∼도시첨단산단∼전남 나주 남평∼혁신도시∼나주역을 잇는 복선전철로, 총연장은 26.46㎞, 경제성(BC)은 '0.78'이다.

2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노선안은 광주시가 지난 2019년 11월13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관련 회의에서 전남도에 요청해 확정했다.

애초 전남도는 2019년 10월15일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해 광주시와 나주시에 '광주 효천역~나주 남평읍~혁신도시~나주역'으로 이어지는 총연장 21㎞를 협의 노선으로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광주시는 같은해 10월24일 전남도에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협의에서 '상무역~서광주역~나주 남평읍~혁신도시~나주역'으로 이어지는 효천역이 빠진 노선을 1안으로 반영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당시 2안은 '효천역~남평~혁신도시~나주역'이었다.

이에 전남도는 광주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같은해 10월31일 광주시가 제안한 '협의노선 1안'을 국토부에 신규사업 노선안으로 건의했다.

이후 국토부는 광주시·전남도·나주시가 참여하는 광역철도 관계기관 회의를 2차례 연 끝에 1안으로 올라온 '상무역∼서광주역∼농수산물센터∼에너지밸리∼남평∼혁신도시∼나주역' 노선안을 예타안으로 확정했다.

당시 협의회에선 3개 노선안이 검토됐지만 1안의 BC값이 0.78로 경제성이 가장 높아 전원 합의를 통해 확정했다.

최근 광역철도 노선 조정 관련 갈등의 핵으로 떠오른 효천역 경유 노선안은 3안으로 논의됐지만 BC값이 0.63으로 가장 낮아 제외됐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예타 노선 신청안이 확정되자 광주시·전남도·나주시는 지난해 2월17일 1차 실무협의회 개최를 통해 국토부 예타대상 사업 선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같은해 9월1일 열린 2차 실무협의회에서 광주시가 돌연 예타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시는 현재 예타 노선안이 광주시민 편익 향상과 경제성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인구 3만여명이 거주하는 '효천지구(효천역)'를 경우하는 노선 변경안을 들고 나왔다.

광주시가 전남도와 나주시에 제안한 효천역을 경유하는 변경 노선안은 '상무역∼서광주역∼서부농수산물센터∼남구 효천지구∼도시첨단산단∼나주 남평∼혁신도시∼나주역으로 이어진다.

총연장은 28.77㎞로 2.31㎞ 늘어나고 경제성은 '0.63'으로 기존안(0.78)보다 '0.15' 낮아진다. 사업비도 기존 1조5192억원보다 2676억원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광주시의 돌발 요청은 전남도와 나주시를 당혹스럽게 했다.

특히 전남도는 당초 효천역을 경유하는 노선안을 제안했지만 광주시가 강력하게 요청해 상무역을 경유하는 안으로 변경해 국토부에 사업 건의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광주시는 지난 23일 전남도와 나주시가 효천역을 경유하는 변경 노선안 협의 실무협의회 개최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25일까지 노선 변경안과 관련된 의견을 회신하지 않으면 26일 국토부에 예타 중지를 신청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하기에 이른다.

이는 극단적으론 사업 취소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노선 변경' 갈등의 발단을 제공한 당사자로서 '적반하장'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사업이 좌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남도와 나주시가 오늘(25일) 광주시에 회신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도와 나주시는 광주시가 공문에 적시한 '예타 중지'를 한 선례가 없다는 점에서 광주시가 효천역을 경유하는 노선의 경제성 향상 방안 마련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면 '예타 기간 연장' 또는 '일시적 정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회신했다.

이처럼 오락가락한 광주시의 광역교통 행정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광주~나주 광역철도 사업'의 예타 통과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광역철도 노선 개편 갈등과 관련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광주~나주 광역철도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선 예타 통과가 급선무이고, 국토부에서도 예타 중인 사업의 계획을 변경해 신청할 경우 통과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이 때문에 전남도와 나주시는 광주시에 '선 예타 통과, 후 노선 개편 추진'을 설득해 왔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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