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납산배터리로 환경과 에너지를 동시에 잡는다 - 펄스파워[혁신, 스타트업을 만나다]

엄정한· 기자 2024. 1. 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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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추억이다.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미국에 잠깐 살았다. 기술고시 출신이신 우리 아버지는 나라에서 국민들이 모아준 돈으로 국비유학을 지원받는 혜택을 얻었고, 6살 꼬마였던 나는 같이 머나먼 미국 콜로라도 덴버 옆에 콜로라도 스프링스로 옮겨졌다. 나쁘지 않았다. 인종차별은 태권도의 강한 이미지로 해결했고, 동양의 작지만 강함에 매료된 친구들은 나를 집으로 초대해서 재워주기도 하고, 닌텐도 슈퍼마리오를 같이 하면서 밤새 놀기도 하였다. 첫 여름방학에 우리 아버지는 차를 중고 웨건으로 바꾸셨다. 그 차를 타고 방학때마다 미국을 누볐다. 대륙을 온몸으로 느끼며 우리 가족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행진하여, 텍사스와 마이애미를 제외한 모든 주를 거쳤다. 차량 앞 본네트 안에도 납산배터리가 있었지만, 웨건 뒤쪽에 큰 배터리가 있었는데, 전기장판을 덥히거나 변전기를 두고 소형가전을 사용했던것으로 기억한다.

납산배터리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꼭 필요한 존재다.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스파크를 일으켜야 하는데, 그 스파크를 만들어내기에 가장 좋은 것이 납산배터리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전원 유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하지만 납산배터리는 올드한 이미지를 갖게 되어버렸다. 납, 황산, 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환경에 해로운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선진국들은 서서히 납산배터리를 금지하는 추세다. 수명도 짧아서 완전한 충방전이 500회 내지 1000회에 불과하다. 충전속도도 느리고, 무겁다. 화재의 위험이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전해질이 고체인 전고체전지(All Solid Battery)가 대용량으로 양산되기 전까지는 모든 배터리가 가진 문제이긴 하다. 전기차가 10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황이 되지 않는이상, 납산배터리는 계속 우리곁에 존재할 것이다.

엄정한 BLT특허법인 파트너 변리사



펄스파워(대표 조형탁)는 2차전지 재생전문 스타트업이다. 시동용/산업용 납축배터리,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메인 배터리인 니켈수소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인 리튬 배터리까지 폐/방전배터리를 수집, 수거, 폐기할 뿐만 아니라 재사용, 재활용 그리고 재생을 전문으로 하는 ESG 기업이다. 23년도 중기부 산하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납산배터리 재생기를 개발하여 양산 단계에 이르렀으며, 24년도 사업과제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메인 배터리인 니켈수소배터리 재생기를 만들고 있다. 한국전력 등이 잘 서비스 해주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못 느끼겠지만, 몽골과 수 많은 ‘스탄’국가들, 그리고 태계일주(기안84가 빠니보틀 등과 여행을 다니는 예능)에 나오는 국가들에는 ‘전력’이 원활하지 않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스마트폰이 필요하고, 통신 중계기가 필요하다. 배터리는 몽골 게르텐트에서도 여러곳에 사용된다. 펄스파워는 그곳을 노리고 있다. 한국시장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몽골은 10년 전부터 일본으로부터 프리우스 중고차를 지속적으로 수입해 왔고 현재 노후화된 차량의 폐차 문제(프리우스도 납산배터리로 시동을 건다)로 골머리를 썪고 있다. 펄스파워는 몽골의 국토부의 제안으로 납산배터리, 니켈수소배터리 재생기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며, 공장부지 지원과 폐차장 및 지정폐기물업 권리를 정부로부터 제안받아 몽골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납산배터리 재생기 및 재생배터리 수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몽골 성과를 토대로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미얀마, 캄보디아 등의 국가로 그 시장을 넓혀 갈 계획이다. 납산배터리를 대한민국 내에서 폐기하여 환경오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90% 이상의 효율성을 갖는 재생/중고제품으로 몽골에 수출한다. 몽골은 양질의 K-배터리를 저렴하게 수입하고, 또 폐기물 재생산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 되니 누이좋고 매부좋고, 1석 3조다. 펄스파워의 재생기술들은 모두 특허로 등록되어 있으며, 국내 배터리 폐기물 처리업체들과 탄탄한 연계로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자동차의 심장은 엔진이다. 하지만, 엔진에 영혼을 불어넣는 것은 배터리다. 우리가족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자동차의 배터리가 머나먼 나라에서 다시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감동적인 ESG란 이런것이다.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 및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세 번의 창업을 하였으며 현재 약 8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 및 기술창업 기업들을 고객으로 하는 BLT 특허법률사무소의 대표 변리사로 재직 중이다. 20여 회 이상의 엔젤투자를 진행한 활동을 토대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공인 액셀러레이터인 ‘컴퍼니비’를 창업해 역량있는 스타트업들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저서로 ‘특허로 경영하라’, ‘기술창업 36계’ 등이 있다.

엄정한 특허법인 BLT 파트너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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