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주차' 차량에 주차금지 입간판 올린 40대 항소심서 무죄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민폐 주차'를 일삼은 차량에 주차금지 입간판을 올렸다가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40대 남성 A 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오늘(2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형사부(심준보 부장판사)는 주차된 차량에 입간판을 올려놓은 혐의(재물손괴)로 1심에서 7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A 씨가 공단의 도움을 받아 제기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A 씨는 2021년 1월쯤 아파트 단지 내 지하 주차장에서 B 씨의 승용차가 통로에 주차된 것을 발견, 차량 지붕 위에 플라스틱 재질의 주차금지 입간판을 올려놨습니다.

A 씨는 B 씨가 상습적으로 지하 주자장 통행로 등에 주차하는 것에 관리실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개선이 없어 직접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행동을 벌였습니다.

B 씨는 이에 자신의 차량에 A 씨가 입간판을 올리는 폐쇄회로TV(CCTV)를 확보하고 차량이 긁힌 자국이 담긴 증거 사진과 수리 견적서 등을 법원에 제출하는 등 형사 고소로 대응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입간판이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가벼운 데다 차량 지붕에 입간판을 올려놨을 뿐 다른 행위는 없었다"며 "차량 지붕 긁힘 부분이 입간판을 올려놓은 부위와 같다는 증거는 없으며 수리 견적서도 사건 발생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작성된 점과 실제 수리된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김상윤 변호사는 "증거가 부족함에도 다소 무리하게 공소가 제기됐다"며 "원심에서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적극 변론해 무죄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